원소로 보는 화학사 Vol.114, 원자번호 95번 ‘아메리슘’을 소개합니다
2022. 02. 10
지난 시간에는 엄청난 파괴력으로 원자폭탄의 재료로 쓰이는 ‘플루토늄(Pu,원자번호 94번)’에 대해 들려드렸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세 번째 초우라늄 원소로 연기 감지기의 재료로 쓰이는 ‘아메리슘(Am,원자번호 95번)’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아메리슘(americium)은 원자번호 95번 원소로 원소 기호는 Am입니다. 은백색의 방사성 금속으로 전성과 연성이 높으며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공 원소입니다. 아메리슘은 넵투늄(Np), 플루토늄(Pu) 다음의 세 번째 초우라늄 원소인데, 다음 원소인 퀴륨(Cm)보다 조금 늦게 발견되었습니다. 1944년 플루토늄-239에 중성자를 쪼여 발견되었으며 주기율표에서 유럽(Europe)을 따 명명된 유로퓸(europium) 바로 아래 있고 미대륙(America)에서 발견되었다는 뜻으로 원소 이름을 아메리슘으로 지었습니다. 아메리슘은 핵 반응로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으로부터 생성되며 사용 후 핵 연료에도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여기에서 분리할 수도 있지만 주로 플루토늄-239에 중성자를 쪼여 반감기 432.2년인 아메리슘-241을 얻습니다. 아메리슘은 인공적으로 합성된 초우라늄 원소로는 유일하게 가정용 제품에도 사용되며 화재 경보 장치의 일종인 이온화식 연기 감지기에 사용됩니다.
아메리슘은1944년 늦가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시보그(Glenn. T. seaborg, 1912~1999), 제임스(Ralph A. James, 1920~1973), 모건(Leon O. Morgan, 1919~2002) 그리고 게으르소(Albert Ghiorso, 1915~2010)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그들은 버클리의 60인치 사이클로트론을 이용해 가속된 중성자를 플루토늄에 쏘여 생성된 아메리슘을 화학적으로 분리해 확인하였습니다. 아메리슘은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발견했으나 핵무기에 이용될 우려 때문에 발견 사실을 기밀에 부쳤다가 전쟁이 끝나고 나서야 공표되었습니다. 아메리슘의 이름은 아메리카(America) 대륙의 이름을 따서 지었습니다. 주기율표 바로 위에 위치한 유로퓸(europium, 유럽대륙 이름을 따서 명명)에 대응해 붙인 것입니다.
아메리슘-241은 원자력 발전에서 플루토늄의 부산물로 대량 생산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외로 우리 주위에서 널리 사용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연기 감지기입니다. 연기 감지기 안에는 아메리슘 방사성 붕괴로 방출된 알파 입자가 만드는 전류가 흐르는데, 장치 안으로 연기가 들어와 전류의 양이 변하면 경보음이 울립니다. 아메리슘은 유리의 두께를 가늠하는 측정기로도 쓰입니다. 과거에는 라듐을 비롯해 다른 금속 원소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아메리슘이 가장 무해하고 효과적이라는 게 밝혀져 이제는 모든 연기 감지기에 아메리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초우라늄 원소가 원자력 관련 시설이나 연구기관에서 이용되는 가운데, 아메리슘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크게 도움이 되는 유일한 원소입니다.
화재경보기의 재료로 쓰이는 아메리슘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원자번호가 가장 높은 물질입니다. 이보다 원자번호가 높은 원소들은 대부분 연구용으로 쓰이며, 입자가속기에서 일시적으로 만들어집니다. 다음 시간에는 악티늄의 기원으로 불리는 원소 ‘프로탁티늄(Pa, 원자번호 91번)’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출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원소 (그림으로 배우는 118종 원소 이야기) /원소가 뭐 길래 (일상 속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 / Big Questions 118 원소 (사진으로 공감하는 원소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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