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어둠 속에서 푸른빛을 내는 방사성 원소이자 항암 치료제로 연구가 활발한 원소 ‘악티늄(Ac,원자번호 89번)’에 대해 알려 드렸습니다. 오늘은 엄청난 파괴력으로 핵폭탄의 재료로 쓰이는 ‘플루토늄(Pu,원자번호 94번)’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플루토늄(Plutonium)은 원자번호 94번 원소로 원소 기호는 Pu입니다. 주기율표에서 악티늄족 원소의 하나로, 넵투늄(Np) 다음에 있는 두 번째 초우라늄원소입니다. 밝은 은색을 띤 금속으로, 빠르게 산화해 녹황색이 가미된 탁한 회색을 띱니다. 다른 금속과 다르게 열이나 전기 전도성은 좋지 않습니다. 녹는 점 근처에서 액체 플루토늄은 점도와 표면장력이 매우 높으며, 특이하게도 플루토늄은 녹으면서 밀도가 2.5% 정도 증가하는데, 액체 금속이 된 후 온도가 올라가면 다시 밀도가 감소합니다. 플루토늄은 자연에서 존재하는 양이 매우 적어 자연에서 분리해 얻지는 않으며, 사용된 우라늄 핵 연료에 있는 것을 재처리하여 얻거나, 특수 원자로에서 우라늄 또는 넵투늄으로부터 만듭니다. 플루토늄은 엄청난 파괴력과 강한 방사능을 지니고 있어 ‘지옥의 왕’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특성으로 인해 핵폭탄의 원료로 쓰입니다.
플루토늄은 1940년대 후반에 버클리에서 미국 원자핵화학자 글렌 시어도어 시보그(Glenn Theodore Seaborg, 1912~1999)가 이끌고 맥밀런이 연구원으로 포함된 연구팀에서 만들었습니다. 시보그 연구진은 우라늄에 하나의 양자와 두 개의 중성자로 이루어진 중수소 원자핵을 충돌시켜 플루토늄을 만들어 냈습니다. 플루토늄은 당시 해왕성 바깥쪽 행성으로 간주되었던 명왕성(플루토, Pluto)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습니다. 반감기가 가장 긴 플루토늄 동위원소의 반감기는 놀랍게도 8,000만 년이나 되지만 지구가 형성될 때 존재했던 플루토늄이 아직 남아있기에는 충분히 길지 않아 모두 붕괴해 버렸습니다.
물리학자들은 곧 플루토늄-239의 동위원소가 우라늄과 마찬가지로 핵분열 할 수 있으며, 폭탄을 제조할 정도로 많은 양의 플루토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핵분열이 가능한 플루토늄-239는 1945년에 7월에 시행한 최초 원자폭탄 실험에 사용되었습니다. 약 한 달 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플루토늄 폭탄이었고, 히로시마에 투하된 최초의 원자폭탄은 플루토늄이 아니라 우라늄의 핵분열을 이용한 폭탄이었습니다.
플루토늄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원소 중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습니다. 엄청난 파괴력 뿐만 아니라 강한 방사능을 지니고 있는 플루토늄은 핵무기에 이용되는 비율이 큽니다. 지옥의 왕이라는 별명답게 현재까지 만들어진 대부분의 핵무기는 핵분열 물질로 플루토늄-239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라늄-235를 연료로 사용하는 원자로 내부에서는 여러 가지 플루토늄 동위원소가 만들어집니다. 원자로에서 우라늄을 소비하고 남은 핵연료는 플루토늄을 분리해내기 위해 재처리 과정을 거칩니다. 분리된 플루토늄은 새로운 우라늄 연료에 섞어 사용합니다. 또 다른 플루토늄 동위원소인 플루토늄-238은 우주 탐사선에서 방사성붕괴 시에 발생하는 에너지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사용됩니다. 플루토늄은 뼈에 축적될 수 있는 위험한 방사성 금속이므로 취급에 매우 유의하여야 합니다.
플루토늄은 방사성 붕괴를 하는 맹독성 물질임과 동시에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심장 기능이 정지했을 때 인공적으로 자극을 주어 심장 박동을 조절하는 의료용 기기인 ‘페이스 메이커(pace-maker)’에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플루토늄을 활용한 페이스 메이커로 인한 방사능 피폭이나 사망에 이른 경우는 보고된 바가 없습니다. 순수한 플루토늄의 올바른 사용은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연기 감지기를 만드는 원소인 ‘아메리슘(Am,원자번호 95번)’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출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원소 (그림으로 배우는 118종 원소 이야기) /원소가 뭐 길래 (일상 속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 / Big Questions 118 원소 (사진으로 공감하는 원소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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