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을 지나 전통이 된 소반,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다시 태어나다! 다큐멘터리 깊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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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세월을 지나 전통이 된 소반,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다시 태어나다! 다큐멘터리 <소반 어게인> 깊게 보기

        2021년 11월 22일

        지난 2021년 11월 19일 다큐멘터리 <소반 어게인>(보러 가기)이 LG화학 유튜브 채널에서 선보였습니다. <소반 어게인>은 재활용 플라스틱인 PCR ABS가 전통 공예품인 소반으로 재탄생되는 과정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인데요. 오랜 세월 목공예 제품을 만들어온 장인들과 나전칠기 명인, 그리고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는 사람들이 약 1년여 동안 함께 고민하고 실험하며 도전했던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낸 다큐멘터리입니다. 오늘은 <소반 어게인>에서 미처 다 담지 못했던 자세한 이야기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PCR ABS라는 소재는 어떤 소재이며 목공예 장인들과 나전칠기 명인, 그리고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이들은 어떻게 <소반 어게인>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을까요?


        버려진 플라스틱이 다시 태어나다, PCR ABS

        LG화학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새로운 플라스틱 소재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2020년에는 화학 업계 최초로 화이트 색상의 재활용 플라스틱, PCR ABS(개발 스토리)를 개발했는데요. PCR(Post-Consumer Recycled)은 이름 그대로 최종 소비자가 사용하고 버린 제품을 재활용해 만든 제품을 뜻합니다.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는 열과 충격 등을 잘 견디는 고기능성 플라스틱으로 다양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는 소재입니다.

        PCR ABS : 최종 소비자가 사용하고 버린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생산하는 ABS 소재

        이렇게 만들어진 PCR ABS를 비롯해 PCR PC(Polycarbonate) 및 PCR PC/ABS, PCR PP(Polypropylene) 등의 (1)리사이클 소재와 일정 조건에서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2)생분해 소재, 원료의 일부를 재생 가능한 원료로 바꾼 (3)바이오 밸런스드 소재를 포괄하여 LG화학은 2021년 친환경 브랜드인 LETZero를 런칭(자세히 보기)했습니다.

         

        PCR ABS로 소반을 만들 수 있을까?

        PCR ABS는 여러 가지 색이 혼합되어 제작되는 폐플라스틱 소재라 어두운 색상인 소재로 만들기는 비교적 쉽지만 화이트 색상을 가진 소재로 만들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LG화학은 오랜 연구 끝에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PCR ABS를 화이트 색상으로도 구현해냈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접한 대구의 한 목공예 공방에서 PCR ABS 소재로 소반을 제작하고 싶다며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어떤 과정을 지나 소반이 완성되었는지 짧은 인터뷰로 만나볼까요?

         

        지구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어요-대림 목공예

        대림목공예 장세일 대표, 한상민 실장

        PCR ABS는 버려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소재인데요. 어떻게 이 소재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요?

        •한상민 실장 : 2020년 가을에 매스컴에서 기후위기, 탄소중립이라는 말이 나오기에 잘 모르는 분야라 호기심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봤고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러다 플라스틱 재활용도 알게 됐어요. 버려진 플라스틱을 활용해서 화분이나 의류도 만들고 치약짜개도 만들더라고요. 우리 목공예 공방도 그런 작은 실천에 힘을 보태야겠다 싶었지요. 그럼 우리는 어떻게 이런 흐름에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소반이 떠올랐어요. 우리가 소반을 많이 만들거든요. 수출도 하고 있고요.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해서 소반을 제작하면 어떨까 싶었지요. 우연히 유튜브에서 LG화학이 PCR ABS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무작정 LG화학 유튜브에 댓글을 달았어요. 여긴 대구의 대림목공예인데 PCR ABS로 소반을 만들고 싶다고요. 연락이 안 올 줄 알았어요. 제 생각과 다르게 LG화학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함께 작업하자고 답이 왔어요.

        PCR ABS로 소반을 만드는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들었어요.

        •장세일 대표•한상민 실장 : PCR ABS 소재는 쌀알처럼 생겼어요. 소반 상판을 만들려면 이걸로 판재 형태를 만들어야 하는데 판재를 만들 업체가 거의 없었어요. 몇 개월에 걸쳐서 찾다가 제4의 공간이라는 업체를 알게 됐어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커다란 판을 만들 수 있는 업체였지요. LG화학과 함께 제4의 공간에 연락을 해서 이 프로젝트가 다시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제4의 공간에서 상판에 쓸 PCR ABS 판을 만드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들었어요. 이후에 PCR ABS로 만든 상판을 받았고 대표님이 작업을 시작하셨지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소반을 만드는 게 처음이라 시행착오가 있었을 거 같아요.

        •장세일 대표 : 제가 소반 만드는 일만 40여 년 한 사람입니다(웃음). 그런데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소반을 만드는 건 처음이었어요. 목선반이라는 기계로 조각칼을 대어 소반의 상판을 만드는데요. PCR ABS로 작업하려니 힘들더군요. PCR ABS가 단단해서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단단한 만큼 오래 소반을 쓸 수 있고 물에도 강할 거라 생각하니 상품성이 있겠다 싶었지요. 게다가 버려진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만들었다고 하니 의미도 좋았고요. 그 생각을 원동력 삼아 계속 도전했습니다. 목공예를 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목재로만 작업하고 매번 똑같은 것만 만든다고 오해할 수 있는데요. 우리도 늘 새로운 도전을 합니다. 디자인도 바꿔보고 하지 않았던 소재로도 작업해보고요.

        대림목공예 장세일 대표, 한상민 실장

        완성된 PCR ABS 소반을 보시니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장세일 대표•한상민 실장 : 바람일 수 있는데요. 업사이클링 상품 공모전에 출품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나아가서는 프랑스 파리의 메종 오브제나 이탈리아 가구 박람회에 출품하고 싶기도 해요. 한국 공예품이 이렇게 계속 도전하고 연구한다는 걸 알리고 싶고요. 이 PCR ABS 소반이 계기가 되어 잘 모르는 분들에게도 소반을 소개하고 싶어요. 사실 소반은 우리가 오래전부터 사용한 공예품이에요. 구시대 유물이 아니고 실생활에서 써야 하는 제품이거든요.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실생활에 놓여져야 하는 물건입니다. 더욱이 저희의 작은 도전으로 재활용 플라스틱이 더 널리 알려지길 바랍니다. 많은 분이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소반 같은 목공예 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알면 좋겠고요. 그냥 버려지는 쓰레기가 아니라 이렇게 멋진 제품으로도 활용될 수 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구를 생각한 우리의 아주 미약한 날갯짓이지만 태풍을 일으키길 바라봅니다.

        PCR ABS는 우리에게도 도전이었다-제4의 공간

        제4의 공간은 어떤 작업을 하는 곳일까요?

        •이혜원 대표 : 제4의 공간은 ‘무용함에 가치를 찾는 공간’이라고 비전을 소개하는데요. 2019년 12월부터 플라스틱에 초점을 맞추고 업사이클링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가로 1,000mm 세로 1,000mm 그리고 두께 2cm의 플라스틱 시트를 생산하고 있고요. 제가 2018년에 회사를 다니며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다양한 분야를 취미로 시작하다가 프레셔스 플라스틱(Precious Plastic, 유럽의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글로벌 커뮤니티로 현재는 One Army로 리뉴얼)을 알게 되었어요. 국내에서는 업사이클링 생소했던 시절이라 이미 산업화 단계에 오른 해외의 업사이클링 시장을 보고 충격을 받았지요. 2018년부터 해외 사례를 보며 업사이클링 관련 기획을 진행했고 2019년에 공간을 얻어 본격적으로 재활용 플라스틱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게 바로 이 제4의 공간입니다.

        제4의공간 이혜원 대표

        PCR ABS로 시트를 생산하기까지 어려움이 있었다 들었어요.

        •이혜원 대표 : PCR 플라스틱으로 시트를 뽑을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초기 셋팅 값을 잡는 일이에요. 플라스틱은 소재별로 녹는점, 흐르는 성질 등 특성이 다르거든요. 특히 PCR 플라스틱의 경우 단일화된 소재가 아니라서 시트를 찍기 위한 데이터 값을 얻는 게 어려운데요. 저희가 기존에 사용했던 PE, PP, PS와 달리 ABS는 단단하고 흐르는 성질이 거의 없으며 발포 현상이 더 많이 일어나서 어려웠습니다. 시트를 만드는 데 약 10번 정도 시도를 했어요. 1번 찍을 때마다 건조 4시간, 찍는 데 2시간은 들어가니 아마 60시간 넘게 걸렸지요. 게다가 샌딩 작업까지 해야 하니 몇 개월에 걸친 프로젝트였습니다(웃음).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는 실험 정신과 데이터가 필요했어요. 10번의 테스트를 하면서 변수를 조금씩 변경했고요. 주변에서 ABS로는 시트를 만들 수 없을 거라고 만류도 했는데 변수를 바꿀수록 퀄리티가 개선되는 걸 제가 보았어요. 그래서 제작할 수 있겠다고 확신했지요.

        이렇게 만들어진 PCR ABS 소반으로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을까요?

        •이혜원 대표 : 업사이클링으로 작은 사출품만 만드는 게 아님을 알리고 싶어요. 또 플라스틱 재활용하는 재료로써 병뚜껑만 쓰이지 않음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업사이클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을 가지고도 대리석, 우드 슬랩 등 고급 소재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퀄리티의 상품을 만들 수 있음을, 그에 대한 선례가 되길 바랍니다.


        재활용 플라스틱 PCR ABS로 제작한 소반

        여러 사람의 도전과 시도가 만들어낸 결과물. 버려진 플라스틱을 활용해서 만들어진 PCR ABS 소반은 옻칠과 자개 작업을 거쳐 하나의 작품으로 거듭났습니다. 이 작은 소반에는 대림목공예와 제4의 공간의 바람처럼 무수하고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미약할지라도 환경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 소반이 오랜 세월 우리 곁에 함께한 것처럼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으로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 재활용 플라스틱으로도 고급 소재의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부심, 업사이클링에 관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길 바라는 소망. LG화학도 그 바람에 함께 서 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그 바람에 힘을 보태주시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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