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로 보는 화학사 Vol.074, 원자번호 84번 ‘폴로늄’을 소개합니다.
2020. 06. 05
지난 시간에는 지금까지 원자 몇 개만 관찰된 마지막 원소 ‘오가네손(Og, 원자번호 118번)’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인공위성을 움직이는 맹독으로 알려진 원소 ‘폴로늄(Po, 원자번호 84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폴로늄(Polonium)은 원자번호 84번 원소로, 천연으로 얻은 최초의 방사성 원소입니다. 강한 방사선을 방출하는 은회색 원소인 폴로늄은 공기 중에서 푸른 빛을 내고 쉽게 증발합니다. 폴로늄은 자연 상태에서 아주 희귀하게 존재합니다. 우라늄 광석 1t에 약 100억분의 1 비율로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강한 방사선을 내는 가장 위험하고 치명적인 물질의 하나입니다.
강한 방사능을 가지고 있는 폴로늄은 1898년 폴란드 물리학자 마리 퀴리(Marie Curie, 1867~1934)와 그녀의 남편인 프랑스 화학자 피에르 퀴리 (Pierre Curie, 1859~1906)가 발견했습니다. 우라늄 광석을 조사하던 퀴리 부부는 이 광석에, 어떤 신비한 광선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광석에 적어도 하나 이상의 알려지지 않은 원소가 들어있다고 결론 지은 두 사람은 ‘피치블렌드’라는 우라늄석 100g을 입수해 결정의 석출 온도차를 이용하는 ‘분별결정법’을 적용했고, 1898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화합물, ‘폴로늄’을 추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퀴리 부부는 같은 해에 라듐을 발견하기도 했는데요. 오늘 날 ‘방사능’이라는 말이 쓰이게 된 데에는 퀴리 부부의 공이 컸습니다.
퀴리 부부가 극미량의 존재하는 폴로늄을 분리하고 발견한 것은 화학 역사상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연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퀴리 부부는 1903년 폴로늄과 라듐의 방사능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 받아 노벨상(물리학상)을 받았으며, 폴로늄이라는 이름은 마리 퀴리의 모국인 폴란드 이름을 딴 것입니다.
폴로늄은 비소, 탈륨과 함께 독약의 계보를 잇는 원소입니다. 폴로늄 -210은 청산가리보다 25만 배에서 최대 1조 배까지 이르는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폴로늄의 독성은 방출되는 높은 에너지의 α 입자에 의한 것인데, α 입자는 투과력이 낮아 체외에 있을 때는 크게 위험하지 않지만, 체내로 들어가면 신체 기관을 심하게 손상할 수 있습니다. 폴로늄은 같은 족의 원소인 황, 셀레늄, 텔루륨의 특성으로 미루어보아 광학적 특성이 있으리라 예상되지만, 자연적으로 방사성 붕괴하고 독성이 매우 강해 산업적, 생물학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폴로늄은 주로 연구용 α선으로 이용됩니다. 1g의 폴로늄으로 들어 있는 캡슐은 α 붕괴로 500℃까지 가열되는 특성이 있어 인공위성의 경량 열원으로 사용되며, 구소련의 무인 달 탐사기에 쓰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폴로늄과 베릴륨과의 합금은 휴대용 중성자선원으로도 이용됩니다.
‘폴로늄(Po, 원자번호 84번)’은 우리가 아는 118개 원소 중 가장 유독한 원소입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2006년 영국에서 벌어진 전 러시아 비밀경찰(KGB) 요원 암살 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큰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요. 일각에서는 마리 퀴리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것도 폴로늄 연구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폴로늄 이야기 어떠셨나요? 다음 이 시간에는 미국 테네시 주의 이름을 딴 원소 ‘테네신 (Ts, 원자번호 117번)’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내용 출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원소 (그림으로 배우는 118종 원소 이야기) /원소가 뭐길래 (일상 속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 / Big Questions 118 원소 (사진으로 공감하는 원소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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