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장마가 한풀 꺾이면 본격적인 휴가철과 함께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런 여름철, 유독 많이 눈에 띄는 게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 열에 아홉 명은 갖고 있다는 투명한 물병, 바로 ‘마이보틀(My Bottle)’인데요. 작년에 이어 올해 여름까지 접수한 마이보틀의 인기 비결이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마이보틀’이라는 이름이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기 시작한지 1년 남짓. 텀블러와 달리 보냉보온 기능도 없이 길쭉하니 싱겁게 생긴 물병의 인기가 2015년 여름에도 여전합니다. 투명한 원통형 본체에 까만 뚜껑, 손글씨로 쓰여진 ‘MY BOTTLE’이라는 문구 외엔 딱히 눈에 띌 것 없는 물병이 어떤 이유로 이렇게 큰 인기를 끌게 되었을까요?
투명하고 단순한 마이보틀 디자인 ⓒwinston, 11번가
마이보틀 열풍의 원인에 대한 해석 중 대부분은 그 인기 비결을 단순한 디자인에서 찾고 있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원통형 물병의 모양은 세련된 맛이 있고, 손글씨로 쓰여진 문구는 마치 내가 직접 써넣은 듯 무심한 멋이 있죠. 투명한 본체는 여름철에 내용물에 따라 여러 색을 비춰내면서 나름 패션 소품 역할도 할 수 있고요. 이에 예쁘고 실용적인 소품을 좋아하는 20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마이보틀의 인기몰이가 시작된 거죠.
투데이스스페셜 사이트의 마이보틀 ⓒtodaysspecial.jp
처음 마이보틀이 국내에서 인기를 얻을 무렵, 이 자그마한 병 하나가 수만 원을 호가하기도 했는데요. 특유의 폰트로 ‘MY BOTTLE’ 문구가 쓰여진 오리지널 마이보틀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통 제조업체 ‘리버스’의 민무늬 물병에 일본 도쿄의 잡화점 ‘투데이스 스페셜’이 ‘MY BOTTLE’이라는 문구를 인쇄해 판매한 이 물병은, 일본에서 직수입을 하지 않으면 국내에선 딱히 구할 방법이 없어 더욱 희소성이 높아졌죠. 이에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물병’이라는 가치가 더해지며 마이보틀의 인기는 고공행진을 계속합니다.
마이보틀 미투 제품들 (왼쪽부터)ⓒ스타벅스코리아, 11번가 아이데이, 텐바이텐 위드컴퍼니
하지만 수요가 늘면 공급 또한 늘기 마련. ‘투데이스 스페셜’에서 물량 조절을 하며 국내 마이보틀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몇몇 업체에서 같은 소재와 디자인에 문구만 바꾼 ‘미투(Me Too)’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놓기 시작했는데요. MBC <무한도전> ‘쩐의 전쟁’ 편에서 개그맨 정형돈이 방송국 물을 담아 팔았던 ‘HIS BOTTLE / HER BOTTLE’처럼 구매자가 원하는 문구를 직접 고를 수 있는 제품까지 나와 그야말로 ‘나만의 물병’으로 자리잡게 되었답니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열에도 강한 소재라 야외 활동이 많은 여름철에 특히 인기가 좋은 마이보틀은 이후 다양한 크기와 문구, 색을 가진 물병이 속속 나오며 개성과 편리함을 더한 필수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민무늬 병에 내가 원하는 문구를 직접 붙일 수 있는 DIY 제품도 등장해 그야말로 ‘나만의 물병’을 만들 수도 있게 되었답니다.
병에 문구를 직접 붙일 수 있는 DIY 마이보틀ⓒ알콩달콩머그컵, 11번가
기존의 텀블러에 비해 보온/보냉 기능이 떨어지고, 온도 차로 인해 외부에 물기가 잘 맺히는 마이보틀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파우치도 속속 등장했는데요. 물병의 단순한 디자인을 본뜬 파우치, 표면의 물기를 흡수하고 음료의 온도를 유지해주는 보틀 삭스(물병 양말) 등의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스트랩이 달린 파우치는 손잡이가 없어 휴대가 불편한 마이보틀의 짝꿍으로 그만이랍니다.
마이보틀 파우치와 보틀삭스(왼쪽부터)ⓒ11번가 싸요싸닷컴, 아이데이
*메인 이미지 출처: ⓒ파워그램, 11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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