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보는 화제의 전시! 린다 매카트니 & 마크 로스코
2015. 05. 11
계절의 여왕 5월, 즐겁게 보내고 계신가요? 일교차가 커서 나들이를 나갈까 말까 망설이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이럴 때는 잠깐 바람 쐬고 들어가 좋은 작품을 감상하는 전시회가 딱 이죠! 이번 주말엔 또 무얼 할까 고민 중인 당신, 주목하세요. 여기, 그 이름만으로도 화제가 된 인기 전시회들이 있답니다!
린다 매카트니, 어쩐지 낯설지 않은 이름이죠? 얼마 전 처음 내한공연을 하며 화제를 모았던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의 첫 아내이자, 유명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의 엄마가 바로 린다랍니다.
뉴욕에서 태어나 미술사를 전공한 린다 매카트니(Linda McCartney, 1941-1998)는 1960년대에 들어 본격적인 사진작가로서 활동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번 전시에는 그녀 개인은 물론, 가족, 유명 아티스트, 그녀가 몸담았던 사회상까지 아우르는 사진 200여 점이 공개되었습니다. 과연 어떤 사진들일지, 면면을 볼까요?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에는 유독 목가적인 가족 사진이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남편인 폴의 사진은 셀 수 없을 정도죠. 특히 스코틀랜드에 살던 1970년 즈음의 사진들은 세계를 뒤흔든 락스타가 아닌, 인간 폴 매카트니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어린 아들, 딸과 아이처럼 뒹굴며 노는 모습이 천진하기도 한데요. 그 딸 중 하나가 커서 세계적인 디자이너 린다 매카트니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더욱 재미있게 느껴진답니다.
큰 인기를 얻었던 가수 남편 폴 덕분이었을까요? 그녀의 사진 속에선 유명 가수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는데요. 여전히 최고의 기타리스트로 손꼽히는 지미 헨드릭스, 폴과 함께 비틀즈를 이끌었던 존 레논과 연인 오노 요코, 폴과의 듀엣곡 뮤직비디오에서 이들 부부와 함께 연기를 하기도 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까지 그 면면이 화려합니다. 뮤지션들에 대한 깊은 이해 덕분인지, 그녀는 유명 음악 잡지 ‘롤링스톤’의 커버 사진을 장식한 최초의 여성 사진 작가이기도 합니다.
린다 매카트니는 사진작가뿐 아니라, 동시에 영화 제작자, 밴드의 키보디스트, 동물 보호 운동가 등으로 폭넓은 활동을 했는데요. 일찌감치 채식주의를 선언했던 그녀의 채식주의 요리책 ‘Linda McCartney’s Home Cooking’과 ‘Linda’s Kitchen’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답니다.
나는 카메라를 통해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세상으로 향한다.
그녀가 남긴 말 그대로,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 작품 하나하나에 모두 대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이 느껴집니다. 문득 일상이 지겹고 버티기 힘들다면, 그녀의 사진을 보며 힐링 받으세요.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일시: ~5월 25일(월)
장소: 대림미술관
입장료: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가끔 어떤 그림들은 관람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가슴 속에 커다란 울림을 주기도 하죠. 하지만 추상화라고 하면 어떤가요? 지루하거나, 모호하거나, 조금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 분이 많을 것 같은데요. 그 추상화 중에서도 표현주의의 대가인 마크 로스코의 오리지널 작품이 한국에 왔습니다. 미국 워싱턴 국립미술관의 주최로 이루어진 대규모 전시는 이미 언론 등을 통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이 어렵고도 모호한 그림들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식 미술 수업을 거의 받지 않았던 마크 로스코((Mark Rothko, 1903년 ~ 1970년)는 젊은 시절 심리 분석서와 신화에 대한 책들을 탐독하며 자신만의 내면 세계를 발전시켜 갔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렘브란트의 그림, 모차르트의 음악, 니체의 사상을 체화하여 고유의 표현주의 작법을 완성합니다. 초기 풍경화나 인물화에서 시작된 그의 작품 세계는 1950년대에 이르러 두개에서 네 개의 직사각형 형태의 회화로 표현되는데요. 색채, 색조, 색면의 대치 구도를 통해 비극, 환희, 숭고함 등을 독특하게 그려내고 있죠.
50여 점의 회화와 사진, 영상 등을 아우르는 이번 전시는 마크 로스코의 작품 세계에 따라 신화, 색감, 황금기, 벽화, 부활의 시대 등 5개의 섹션과 로스코 채플, 어린이를 위한 미술심리치료까지 다양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나는 추상주의에 속하는 화가가 아니다. 나는 색채나 형태에는 관심이 없다. 나는 비극, 아이러니, 관능성, 운명 같은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내 그림 앞에서 우는 사람은 내가 그것을 그릴 때 가진 것과 똑같은 종교적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크 로스코는 회화가 하나의 경험으로서 관람객과 깊은 소통을 이루길 바랐는데요. 미국 텍사스의 휴스턴에 위치한 로스코 채플은 그의 사상이 집약된 장소로, 작품 전시를 위한 갤러리가 아닌, 로스코의 그림들을 보며 영혼의 안식을 느끼고 자기 공명을 목적으로 세워진 곳입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생애 동안 방문해야 할 가장 평화롭고 신성한 장소로도 꼽았던 로스코 채플을 체험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라는 것만으로도, 이번 전시는 충분히 의미가 있겠죠.
더불어 사진 촬영이 전면 금지된 전시장 내에서 이례적으로 두 개 작품의 촬영이 허가되어 있는데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의 주인공이기도 한 화가의 오리지널 작품을 실물로 마주하고 기념사진까지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대단하답니다. 뿐만 아니라 강신주 박사의 깊이 있는 해설이 곁들어진 도록, 배우 유지태의 오디오 가이드 등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한 아이템도 준비되어 있으니 추상화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주말 나들이 삼아 미술관을 가보는 것도 괜찮겠죠?
<마크 로스코 전>
일시: ~6월 28일(일)
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입장료: 성인 15,000원, 청소년 10,000원
전시장 말미에 촬영이 허가된 작품은 흔히 ‘Red’라 불리며, 마크 로스코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 그린 유작인데요. 이를 모티브로 작가의 삶과 사상을 그린 연극 <레드>가 마크 로스코 전 개막과 더불어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1958년,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에 걸 그림을 의뢰 받고 작품을 준비하는 마크 로스코. 이에 그의 조수인 켄은 마크 로스코에게 새로운 작품의 의미를, 그의 예술관을 캐물으며 이 상업적인 프로젝트에 회의를 던지죠. 두 사람의 논쟁은 갈수록 거칠어지고, 마크 로스코는 폭발하듯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과 인생에 대해 켄에게 쏟아내는데요. 아름다운 만큼 비극적인 마크 로스코의 마지막 작품 레드. 그 강렬한 색채를 캔버스 위에 덧그리며 마크 로스코는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전시만으로 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면, 혹은 여전히 그의 예술이 궁금하다면, 이 연극을 놓치지 마세요!
*메인 사진: 대림미술관 전경ⓒ대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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