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과 ‘쿡방’이 대세가 되기 전, 만화 <심야식당>이 있었습니다. 자정부터 아침 7시까지 운영되는 ‘심야식당’에서 마스터와 손님 사이의 교류를 다루는 이 작품은, 배경이 식당인 만큼 요리의 레시피와 조리 과정을 묘사하는 부분이 많아 야식을 부르는 만화로 알려지기도 했죠.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과 일본 양국의 영화와 드라마로도 공개된다는데요. 과연 원작과 무엇이 같고, 또 다를까요?
밤 12시, 기묘한 요리집이 문을 연다.
만화 <심야식당>의 홍보 문구입니다. 밤에만 문을 여는 식당이라니, 뭔가 수상하고 으스스하죠? 하지만 이러한 선입견과 달리 심야식당은 느지막이 혼자서 저녁식사를 해결하는 외로운 도시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입니다. 밤 12시부터 오전 7시까지만 운영이 되기에, 찾아오는 손님들 또한 야근을 마친 샐러리맨, 새벽에야 일이 끝나는 유흥업소 직원 등 지친 이들이 대부분이죠.
아베 야로의 원작 만화 <심야식당>ⓒ미우
도쿄 뒷골목에서 <밥집>이라는 간판을 달고, 단골 손님들에게 ‘심야식당’이라 불리는 이 곳은 사장인 마스터가 혼자 운영을 하는데요. 본명도, 고향도, 경력도 알려지지 않은 마스터는 왼쪽 얼굴에 상처가 있어 밝은 인상은 아니지만, 손님이 바라면 메뉴에 없는 음식이라도 가능한 만들어주는 따스한 마음을 갖고 있답니다. 마스터와 단골 손님들의 맛있는 식당 이야기는 2007년 8월 연재를 시작해 올해 14번째 단행본이 출간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죠.
인기 만화가 아베 야로 원작의 만화 <심야식당>은 간단한 레시피에도 불구하고 입맛을 자극하는요리와 따뜻하고 여운이 남는 스토리로 인기를 끌며 2009년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됐는데요. 한 회에 25분 남짓한 에피소드마다 비엔나 소시지, 달걀 어묵, 고기 감자볶음 등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음식 레시피를 보여주며 늦은 밤 많은 이들을 야식의 유혹으로 이끌었죠. 특히 드라마 <심야식당>은 감성적인 화면 톤으로 매일 밤 늦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이들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돋보였답니다.
영화 <심야식당>에 등장하는 요리들 ⓒ네이버 영화
오는 6월 18일 개봉 예정인 일본 영화 <심야식당>은 기존 드라마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그대로 출연하는데요. 특히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오다기리 조의 모습을 오랜만에 큰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행이 기대됩니다. 마스터로 등장하는 코바야시 카오루는 영화 <비밀>로도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인데요. 얼마 전 영화 홍보를 위해 내한해 영화에 등장하는 음식 대부분을 스스로 만들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죠.
영화 <심야식당>에 출연하는 오다기리 조와 코바야시 카오루 ⓒ네이버 영화
식을 줄 모르는 <심야식당>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판 드라마도 방송될 예정인데요. 배우 김승우가 마스터로, 중견배우 최재성과 아이돌 그룹 ‘위너’의 멤버 남태현이 손님으로 등장한다는 소식에 벌써 팬들의 성원이 대단합니다. 6월 27일부터 30분 남짓의 분량으로 2회씩 방송될 드라마는 원작과 일본 드라마, 영화의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먹방’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는데요. 제목에 충실하게 편성 시간이 토요일 밤 12시로 잡혀 드라마를 보기 전 배를 든든하게 채워둬야 할 듯 합니다.
한국판 드라마 <심야식당>의 출연진과 포스터ⓒSBS
개봉을 앞둔 영화 <심야식당>과 한국판 <심야식당>은 과연 어떤 음식을 어떻게 다룰까요? 슬슬 더위가 깊어지는 여름 밤, 잠이 오지 않는다면 한국과 일본의 <심야식당>을 보며 하나의 원작에서 나온 두 작품의 차이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물론 야식의 왕, 치맥은 꼭 준비해두시고요!
*메인사진 출처: 일본 TBC <심야식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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