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CEO가 본 2023년 화학 산업의 변화와 2024년 전망
검색창 닫기

        해시태그 닫기

        게시물 관련 배경이미지
        Company

        LG화학 CEO가 본 2023년 화학 산업의 변화와 2024년 전망

        2024. 02. 07

        2024년 1월 15일부터 19까지 5일 동안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이 개최됐습니다.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불리는 세계경제포럼은 글로벌 리더와 전문가들이 모여 세계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포럼입니다.

        올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세계경제포럼 이사회와 IBC* 집행위원회의 공식 초청을 받아 IBC 정식 회원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올해 포럼에서 신 부회장은 전 세계 고객사와 파트너사를 만나 글로벌 공급망과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포럼에 화학 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리더로서 화학 산업의 변화와 미래에 대한 기고문을 작성했는데요. 오늘은 신 부회장이 바라본 2023년 화학 산업의 변화와 2024년 전망을 소개합니다.

        *IBC(International Business Council, 국제비즈니스위원회): 경제계 각 분야를 대표하는 100여 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로, 세계경제포럼을 이끌어가는 자문기구이자 경제계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들이 교류하는 모임으로 평가됨


        2023년을 돌아보며

        2023년은 높은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갈등, 기후 위기로 인해 모두에게 어려운 해였습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외부 환경 변화는 수십 년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도전들로 가득했습니다. 최근 IMF는 2023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3%로 발표했는데요. 코로나19 종식 선언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 2023년에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저성장, 고인플레이션, 고금리라는 삼중 고비

        저성장, 고인플레이션, 고금리라는 삼중 고비

        세계적으로 저성장, 높은 인플레이션, 높은 금리라는 삼중 고비에 봉착했습니다. 많은 전문가가 팬데믹 종식 선언 이후 중국의 리오프닝이 글로벌 소비 촉진에 박차를 더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실제로는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가 글로벌 경제 상황에 큰 활력을 불어넣지 않았고, 경제 침체가 지속되며 부동산 위기와 제조업 침체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금리 인상이 계속되지만 인플레이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인데요. 앞으로도 저성장, 고인플레이션, 고금리의 삼중 고비가 지속될 전망입니다.

        삼중 고비는 화학 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기업들은 소비 수요의 침체로 공장 가동률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높은 금리로 인해 운영 자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경쟁력이 약하고 성장 가능성이 불투명한 자산을 줄여 나가야 합니다. 몇몇 기업은 2023년에 이미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자산을 선제적으로 축소하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을 현지화 운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현지화 운영으로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석유와 천연가스부터 농산물, 주요 광물에 이르기까지 지역 정치 및 경제 분쟁으로 인해 많은 원자재의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을 빠르게 재편성하는 움직임도 있었는데요. 이는 탄력성을 강화하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미국과 유럽은 국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감소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 반도체 생산 지원 및 과학법(Creating Helpful Incentives to Produce Semiconductors and Science Act, CHIPS), 핵심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 CRMA) 등 인센티브 프로그램 및 규제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은 갈륨, 게르마늄 등 주요 광물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고, 내수 진작과 자립형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현지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기유(Base Oil)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석유화학 산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세라면 향후 2~3년 내에 중국의 기유 자급률은 10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경제 블록화 현상에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할까요? 기업들은 전략 방향, 특히 글로벌 공급망 전략을 재검토했습니다. 다양한 파트너십 구축, 현지화를 통한 리스크 헤지 전략을 지속해서 검토했으며 이러한 재검토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위기에 처한 지속가능성과 ESG

        2023년에는 경기 침체로 인해 ESG(환경, 사회, 지배 구조,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부분적으로 주춤했습니다. 지난여름 이탈리아,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에서는 내연기관 차량의 퇴출 시기를 2035년에서 2040년으로 연기할 것을 촉구했는데요. 반면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주요 경제권은 탄소 배출 규제 표준화에 한 발 더 가까워졌습니다. 소비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제품의 지속가능성 성과와 실천에 대해 점점 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 권고가 아닌 의무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에는 업계가 지속가능성에 대한 규제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ISSB)는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을 발표하며 Scope 3 배출을 포함했습니다. 이는 기업이 직접 또는 간접 배출하는 탄소(Scope 1·2) 뿐만 아니라 Scope 3(Scope 2에 해당하는 간접 배출원을 제외한 모든 탄소 배출)도 공개할 것을 기업들에게 요구하는 것인데요. 주요 글로벌 표준 설정 기관이 Scope 3 배출 보고를 요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다른 기관이나 규제 프로그램이 따를 선례를 세우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EU가 도입한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 배터리 법(Battery Act)은 탄소 배출 규제를 제품 수준까지 세분화하여 탄소 배출 관리의 범위를 넓혔습니다. 재활용 규정에 있어서는 PCR(Post Consumer Recycle) 소재 사용 의무화와 플라스틱세 도입을 통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2023년이라는 새로운 국면에서 기업들은 탄소 중립 목표를 선언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자립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점점 더 수준 높은 ESG 및 지속가능성이 요구되면서 기업들은 이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전략을 재수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날들과 다른 점은 바로 ‘성장’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균형 잡기는 기업들의 미래가 걸린 세밀한 경영 과제가 되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기차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다

        전기차 보급 확대: 이미 시작된 메가 트렌드

        전기차 보급의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습니다. EU, 미국 및 중국을 포함한 주요 지역 및 국가에서는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의 역동성, 정책 조치, 메가 트렌드가 어떻게 결합하여 혁신과 투자를 촉진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올해 초에 발표된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0만 대 증가한 약 1,400만 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18%에 해당합니다. 전기차는 향후 몇 년 안에 대량 생산 단계에 진입할 예정인데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기차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체 자동차 대비 전기차의 비중은 2030년까지 50~55%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 오일(이동 수단에 사용되는 기름, Mobility Oil)에 대한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피크 오일*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줍니다. 2023년에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선호와 높은 금리로 인해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전기차 보급 확대라는 전체적인 흐름이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피크 오일(Peak Oil): 석유 생산량이 최고점에 이르는 시점. 석유 생산의 정점을 찍은 이후에는 급격한 감소로 이어짐.

        2024년, 변화에 맞서 과감하게 움직일 타이밍

        2024년, 변화에 맞서 과감하게 움직일 타이밍

        2023년에 산업에 파장을 일으키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앞서 다룬 경영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진행된 과정인데요. 바로 글로벌 메이저 석유 기업 및 정유소가 사업을 다운스트림(석유화학)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기초 원료를 중심으로 화학 산업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전통적인 화학 기업들은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고성장/고부가가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외부 환경 변화는 비즈니스를 좌지우지할 만큼 심중하며,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기업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경쟁력 있는 기업이라도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과감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면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에게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위기를 극복하거나 위기를 수용하거나. 분명 모두에게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계속해서 실행해 나가는 기업들에게는 오히려 기업 가치를 높이고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이 바라본 화학 산업의 변화와 미래 전망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2023년은 화학 산업이 다양한 도전에 직면한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경제 불확실성, 기후 변화, 그리고 지속가능성 규제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LG화학은 이 어려운 시기에도 유연한 전략과 차별화된 접근으로 미래를 준비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겠습니다.

        현재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을 남겨주세요!

        소셜 로그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