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물리학자 어니스트 로렌스를 기리는 원소 ‘로렌슘(Lr,원자번호 103번)’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녹색 형광을 발하는 원소 ‘터븀(Tb, 원자번호 65번)’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터븀(Terbium)은 은백색의 부드러운 금속입니다. 공기 중에는 비교적 안정하지만 천천히 표면부터 반응해 산화물이 됩니다. 터븀은 물과는 서서히, 산과는 빠르게 반응해 녹습니다. 터븀은 같은 란탄족 원소인 이트륨, 어븀, 이터븀과 마찬가지로 원소가 발견된 스웨덴의 작은 광산마을 이테르비(Ytterby)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습니다. 터븀은 희토류 원소 중에서도 존재량이 적은 축에 속합니다. 터븀은 다른 란탄족 원소처럼 모자나이트, 희토류광, 가돌리나이트 등 희토류가 섞여 있는 여러 광석에서 발견됩니다. 터븀은 존재량이 극히 적고 값도 비싸 매우 제한적으로 활용되며, 광디스크의 자성막과 자기 변형 합금으로 주로 쓰입니다.
1843년 스웨덴의 화학자 칼 구스타브 모산더(Carl Gustaf Mosander, 1797~1858)는 이트리아(가돌리나이트)에서 두 개의 알려지지 않은 원소를 발견해 이 원소들을 발견한 스웨덴의 작은 광산 마을 이테르비(Ytterby)의 이름에서 따와 터븀(terbium)과 어븀(erbium)이라고 불렀습니다. 1860년대에는 혼동과 의견 불일치로 인해 이 두 원소의 이름이 서로 바뀌어 사용되기도 했는데요. 1886년 장 드 마리냐크가 터븀(무산데르의 어븀)이 실제로는 가돌리늄과 오늘날의 터븀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터븀은 존재량도 적고 값도 비싸 매우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원소입니다. 오늘날 터븀의 가장 중요한 용도는 형광램프에 사용되는 황록색 빛을 내는 형광물질이라는 점입니다. 녹색 형광은 플라즈마 텔레비전, 주광색 형광등, 고체 레이저 등의 형광체에 쓰입니다. 붉은색과 푸른색을 내는 다른 원소들과 함께 활용해 다양한 색상을 내는 물질을 만드는 데에도 사용됩니다. 특히, 일반 형광등에 비해 전력 소모가 훨씬 적은 삼파장 형광등은 터븀의 주요 사용처입니다. 다만 최근 들어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한 조명이 인기를 끌면서 형광등에 대한 수요가 적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터븀 수요도 함께 줄어들고 있습니다.
터븀은 X-선 스크린의 녹색 형광을 얻으며 유로파 지폐의 위조방지용 형광 인쇄에도 사용됩니다. 유로화 지폐는 위조 방지를 위해 유로퓸, 터븀, 툴륨 화합물로 형광 인쇄가 되어있는데, 터븀은 자외선 아래에서 녹색 형광을 냅니다. 더불어 터븀 합금은 일부 고체 상태 전자 부품에 사용되며 철, 코발트 합금과 함께 광디스크를 만드는 재료에도 이용됩니다. 터븀, 디스프로슘, 철을 합금하면 ‘자기 변형(magnetostriction) 합금’이 탄생합니다. 이는 자기장의 세기에 따라 늘어나고 줄어드는 신기한 특성을 띱니다. 터븀은 잉크젯 프린터, 평면 스피커 등을 만드는 데에도 사용됩니다.
오늘날 CD, DVD, 블루레이 등 다양한 광디스크가 나오기 전에는 정보를 한번 기록하면 수정할 수 없었는데요. 터븀, 철, 코발트 합금 자성막이 개발되고 레이저 기술이 발달하면서 정보를 마음대로 담고 지우고 덮어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의 이름을 딴 원소 ‘노벨륨(No, 원자번호 102번)’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출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원소 (그림으로 배우는 118종 원소 이야기) /원소가 뭐 길래 (일상 속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 / Big Questions 118 원소 (사진으로 공감하는 원소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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