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희토류 원소 중 유일하게 방사성 붕괴 하는 원소 ‘프로메튬(Pm, 원자번호 61번)’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오늘은 기체로 존재하는 금속 ‘플레로븀(Fl, 원자번호 114번)’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금속 원소는 일반적으로 고체 상태로 존재하지만 그렇지 않은 원소도 있습니다. 금속 원소로 널리 알려진 수은은 상온에서 액체로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기체로 존재하는 금속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코페르니슘(Cn, 원자번호 112번)’과 오늘 소개해 드릴 ‘플레로븀(Fl, 원자번호 114번)’은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금속입니다.
플레로븀(Flerovium)은 인공원소입니다. 여느 인공 원소와 마찬가지로 수 개에서 수십 개의 원자만 합성되고 빠른 시간 안에 붕괴합니다. 따라서 물리화학적 성질을 분석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실험 결과 화학적 성질은 주기율표에서 바로 위에 위치한 납과 비슷하며, 휘발성이 강할 것으로 추측됩니다.
플레로븀은 1998년 처음 합성, 발견되었습니다. 러시아 두브나 합동원자핵연구소(JINR)와 미국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LLNL)의 공동 연구진은 플루토늄-244 표면에 칼슘-48 이온 빔을 쪼여 새로운 원자 한 개를 발견했습니다.
처음 발견 후 10여 년간의 반복적인 실험과 검증 과정을 거쳐 같은 결과를 여러 번 성공적으로 재현했습니다. 이 원소는 임시로 ‘우눈쿼듐(Ununquadium, Uuq)’이라 불리다 2011년 새로운 원소로 인정되었습니다. 1년 뒤인 2012년 5월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은 정식 원소명을 플레로븀으로 발표했습니다. 이 이름은 합동원자핵연구소의 하부 조직인 플레로프 핵반응연구소의 설립자 게오르기 플료로프(Georgy Flyorov, 1913~1990)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앞서 플레로븀이 납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전해드렸는데요. 납과 비슷하다면 플레로븀은 녹는점이 낮은 고체 원소일 것입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플레로븀 원자를 합성해 금 표면에 흡착시키는 실험을 한 결과 플레로븀은 매우 약한 금속 결합을 보였고, 플레로븀의 끓는점은 약 -60℃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와 같은 추정에 따라 플레로븀은 고체가 아닌 기체상태로 존재하는 금속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플레로븀을 합성하기 어려운 이유는 현재의 인공합성 기술로는 도저히 중성자가 많은 핵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 개에서 수십 개의 원자만 합성되고 빠른 시간 안에 붕괴해 물리화학적 성질을 분석하기 어려운 플레로븀은 실험용 외에는 활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코페르니슘과 플레로븀을 묶어 일반 금속원소와 비활성 기체 사이에 해당하는 분류인 휘발성 금속으로 분류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매우 약한 금속 결합으로 인한 높은 휘발성을 가지는 동시에 화학 반응성은 낮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원소 네오디뮴(Nd, 원자번호 60번)’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내용 출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원소 (그림으로 배우는 118종 원소 이야기) /원소가 뭐길래 (일상 속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 / Big Questions 118 원소 (사진으로 공감하는 원소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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