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지키는 ‘창과 방패’, 특허! – LG화학 특허왕 2편
2020. 11. 10
특허는 기업을 지키는 창이자 방패입니다. 강력한 특허는 시장을 개척하는 무기도 되고, 다른 기업과의 분쟁을 방어하는 보호막도 되기 때문인데요. 지난번 소개해드린 전지사업본부 이정필, 권요한 책임 특허왕 이야기를 이어 오늘은 석유화학사업본부와 첨단소재사업본부의 특허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김현규 PL(Project Leader)이 주 발명자로 출원한 국내 특허는 85건입니다. 해외 출원 특허 건수까지 합치면 500건에 달합니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특허출원을 해온 것을 고려하면 매년 70여 건의 특허를 출원해온 셈인데요. 석유화학연구소에서 매년 특허와 관련된 시상을 하는데 김현규 PL은 최근 5년간 가장 많이 수상했습니다.
2000년 입사한 김현규 PL은 친환경 가소제 연구과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가소제(Plasticizer)는 실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학용품, 장난감, 매트, 물놀이용품 등의 플라스틱 제품과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벽지, 바닥재 및 식품용 포장재 등의 원료로 폴리염화비닐(PVC, Poly Vinyl Chloride)을 가공할 때, 유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되는 물질입니다. 가소제는 크게 ‘프탈레이트계’와 ‘Non-프탈레이트계’로 구분됩니다. 전 세계 시장은 약 9조 원 규모인데, 2000년대 들어 국내외에서 프탈레이트 물질이 소위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지정됨에 따라 사용이 제한되거나 엄격해지면서 Non-프탈레이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가소제 제품군의 시장규모는 4조 원 정도로, 주요 제품군은 매년 7% 이상 성장해 나가는 추세입니다.
김현규 PL은 “친환경 가소제 시장은 다른 석유화학 제품보다 라이프 사이클이 비교적 짧고, 고객은 기존 제품보다 한 단계 개선된 제품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며 “다양한 신물질과 기술에 대해 지속해서 특허를 확보해 나가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2014년 친환경 가소제로 사용 가능한 신규 물질을 최초로 발굴해 독성 및 안정성 평가를 마친 후 국내 물질등록으로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당시 친환경 가소제 시장에서는 당사가 개발한 DOTP(LGflex GL300)를 범용제품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벽지 업종 고객들이 주축이 되어 보다 효율이 높고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개발해 달라는 요구가 잇따랐습니다. 이에 김현규 PL은 기존 제품보다 더욱더 부드럽고, 효율성이 향상된 BOTP(LGflex GL500)라는 물질을 개발했고, 유럽과 중국, 미국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26개의 특허를 출원 및 등록했습니다. 또 여기에서 머무르지 않고, 경쟁사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지난해부터는 세계 최초로 ‘친환경 GL 가소제 연속 제조공정’이라는 신공정을 석유화학연구소 내 공정 연구팀, 생산기술팀 등과 협업하여 개발하고 있습니다.
김현규 PL은 말합니다. “삶의 질 향상과 안전한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해외 각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됐고 친환경 가소제 시장은 기존 프탈레이트 제품이 진입할 수 없는 새로운 시장으로 발전했습니다. 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개발 제품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상용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시장과 현장에서 함께 노력하고 고생하는 분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는 친환경 가소제 연구를 하며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바로 BASF(바스프), Dow(다우), Exxon(엑손), Eastman(이스트만) 같은 해외 굴지의 경쟁사가 출원하는 신규 특허를 모니터링하는 일인데요. 매일매일 신규 특허 현황을 알 수 있는 사이트에 방문해 친환경 가소제와 관련해 경쟁사가 출원한 신규 특허를 모니터링합니다. 특허를 살펴보다 보면 경쟁사가 어떤 방향으로 연구를 하고 있는지, 경쟁사가 선점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등을 고민하게 되고 경쟁사 연구원 입장에서 LG화학을 들여다보고 LG화학을 이기기 위한 것들을 생각해봅니다. 거꾸로 보면 우리의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 필요한 연구와 제품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꿈은 전 세계 친환경 가소제 시장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것입니다. 아울러 LG화학이 전 세계 친환경 가소제 시장에서 글로벌 톱 기업이 되는 것을 보고 싶고,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는 게 그의 포부입니다.
김현규 PL은 “제가 우리 회사에 몸담고 있는 동안은 기술, 특허가 없어서 사업을 못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습니다. 생산, 영업 등 각 사업 영역에서 열심히 수고해주시는 동료들이 애로사항 없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과 특허를 발굴해 나가는 데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첨단소재사업본부의 차용범 책임은 LG화학에서 국내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한 연구원입니다. 국내 특허 다출원 발명자 통계(법인 특허기획팀 집계)에 따르면 특허에서 200건을 넘긴 발명자는 차용범 책임이 유일합니다.
2011년 입사한 차용범 책임의 주 연구분야는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입니다. OLED는 전자(-)와 정공(+)이 움직이는 공통층, 실제 빛을 발하는 발광층 등 여러 개의 층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는 주로 공통층에 들어가는 신규 물질을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그가 OLED 연구개발에 매진하게 된 이유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맞닿아 있습니다. 최근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Liquid Crystal Display)에서 OLED로 진화하면서 OLED 연구·개발에도 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차용범 책임님은 “10년 넘게 OLED를 연구·개발하면서 쌓인 노하우들이 LG화학에 많았고, OLED 물질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소자를 자체적으로 제작한 만큼 다량의 데이터가 축적돼 있었다며, 이 덕분에 경쟁사들보다 더 빨리, 더 많은 OLED 특허를 획득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차용범 책임은 말합니다. “2013년 OLED 재료를 합성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핵심(Core) 물질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처음에는 국내 기업 한 곳만 해당 특허를 적용해 제품을 만들었지만, 현재는 미국, 중국 기업들도 프리미엄 모델에 LG화학의 특허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공을 들여 개발한 기술이 연구실 밖을 나와 시장에서 사용되는 것을 볼 때의 보람과 기쁨이 매우 큽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험을 더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상용화 경험이 연구의 동기부여가 됩니다.”
그는 매주 월요일 오전 국내외 경쟁사들의 최신 특허를 검색하고 분석하여 경향을 파악합니다. 또한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낸 후에 동료들과 회의를 하면서 구체화합니다. “다른 의견을 가진 동료들과 아이디어를 주고받다 보면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볼 수 있게 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합니다. 차용범 책임은 앞으로도 OLED 신규 물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공통층뿐 아니라 발광층에 들어가는 신규 물질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국내 및 해외 제조사 패널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매진할 계획입니다. 나아가 LG화학이 OLED 재료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 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이처럼 특허왕의 끝없는 노력과 연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걸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LG화학이 세계에서 최고의 수준의 기업이 되기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두 분을 응원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특허왕의 소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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