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영양을 책임진다 – 배추의 모든 것! [제철작물사전]
2019. 12. 30
배추는 한자로 백채(白菜), 의서에 기재된 한약명으로는 숭채(崧菜)라 불립니다. 배추라는 이름의 어원은 중국에서 배추를 이르는 말인 ‘백채’가 변한 것입니다. 이는 ‘배추가 추운 겨울을 견뎌내어 사철 언제나 볼 수 있는 소나무의 기운을 닮은 채소’, ‘배추의 색은 푸르나 속은 하얗다’는 의미입니다. 배추가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전래된 시기는 삼국시대입니다. 고려시대에 출판된 <향약구급방>에는 배추를 이두문자로 ‘무소’라 처음 기록했으며, 고려의 이규보는 <탄협가>에서 가을배추를 노래하기도 했습니다. 고려시대부터 먹기 시작한 배추는 조선시대 후기까지는 이파리가 둥글게 말리지 않고 길게 뻗어난 형태의 ‘얼갈이 배추’를 즐겨 먹었으며, 1906년 배추의 육종 연구가 시행되면서 잎이 안으로 둥글게 말려 있는 ‘결구성 배추’를 먹기 시작하였습니다. 배추는 수분 함량도 높고 비타민C 등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특히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입니다. 중국에서는 배추를 두고 백채불여백채(白菜不如白菜)라 합니다. 이는 어느 채소도 배추만 한 게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배추는 ‘채소의 왕’이라 불리는 인기 있는 작물입니다.
배추는 재배 시기에 따라 봄, 여름, 가을, 겨울 배추로 분류합니다. 재배 시기뿐 아니라 재배 기간, 지역, 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서 속이 드는 결구의 형태 등에 따른 품종이 있는데 크게 잎이 서로 감싸고 완전히 뭉친 ‘결구종’. 잎 끝이 조금 벌어진 ‘반결구종’, 완전히 퍼진 ‘불결구종’ 등으로 나누어집니다. 흔히 재배하는 품종은 결구종이며, 반결구종은 일부, 불결구종은 거의 재배되지 않습니다.
배추는 사람에게 이로운 작물입니다. 대표적인 담황색 채소로 다른 채소에 비해 수분이 많고 비타민A와 비타민C, 칼슘이 풍부합니다. 비타민 성분들은 배추의 초록잎 부분에 많은데 배춧잎 하나로 비타민C 1일 필요량을 섭취할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합니다. 배추의 비타민C는 열 및 나트륨에 의한 손실률이 낮아 국을 끓이거나 김치를 담갔을 때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배추에는 시스틴이라는 아미노산 성분이 있는데 이는 해독효과와 함께 속을 편안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배추로 김치를 담그거나 국물 요리에 썼을 때 구수한 맛을 내는 건 이 시스틴 덕분입니다. 배추에는 항암, 항균과 살충 작용을 하는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성분도 풍부합니다. 또, 칼슘은 인체의 산성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하고, 미네랄과 아연 등이 풍부해 겨울철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됩니다.
가을은 일교차가 크고 풍부한 햇살을 잘 받아 배추의 잎 부분에서 단맛이 많고 아삭한 맛이 가장 뛰어난 시기입니다. 비교적 선선한 날씨를 좋아하는 저온성 채소인 배추는 초기에는 고온에서 성장을 시작하지만 배추 속이 단단해지는 시기에는 날이 더우면 성장이 어려워지고 병이 많이 생겨 여름철엔 잘 맞지 않습니다. 여름배추는 해발 600m이상의 서늘한 고랭지에서 경작합니다.
배추의 재배는 시기에 따라 봄 재배, 여름(고랭지) 재배, 가을 재배, 겨울 재배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8월에 파종해 11~12월에 수확하는 가을 재배가 대표적입니다. 가을철에 수확된 배추가 이듬해 3월까지 출하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배추는 온도가 천천히 내려가면 영하 8℃까지 견디지만, 갑자기 추워지면 영하 3~4℃에도 얼어버립니다. 최근에는 비닐하우스와 고랭지에 적합한 품종이 개발되어 1년 내내 재배가 가능합니다.
배추 파종은 재배 작형이나 지역에 따라 다릅니다. 가을 재배의 경우 그 지방의 평균기온이 15℃가 되는 날부터 35일 전에 파종해야 합니다. 이보다 늦어지면 충분히 결구되지 못해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배추는 낮과 밤의 온도 차가 크고, 높은 온도로부터 점차 온도가 낮아지는 시기에 재배할 때 잘 자랍니다. 생육 기간은 품종마다 다르나 대체로 80~110일 정도입니다.
배추를 고를 때는 속이 알차고 크기에 비해 들었을 때 묵직한 상태가 좋습니다. 배추가 너무 크면 배추 특유의 구수한 맛이 떨어집니다. 2~3kg 정도의 배추를 고르고 푸른 잎이 얇고 많아 빽빽한 것, 잎맥이 얇고 부드러운 것, 줄기의 흰 부분을 눌렀을 때 단단한 것이 수분이 많고 싱싱한 배추입니다. 밑둥은 하얀 게 좋고, 줄기가 얇을수록 배추의 식감이 좋으며 뿌리는 주변이 단단하고 뿌리 크기가 작을수록 좋습니다.
속이 꽉 찬 배추는 수확 시기가 지났기에 배추 특유의 향과 고소한 맛이 떨어집니다. 적정 시기에 수확한 배추는 반으로 쪼갰을 때 노란빛이 나고 속이 80% 정도 차 있습니다. 배추 특유의 구수한 향도 느낄 수 있습니다.
먼저 배추를 손질하려면 밑둥을 잘라낸 후 겉잎을 두세 장 떼어냅니다. 씻을 때는 배추를 등분해 뿌리 부분을 중심으로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흔들어 씻어야 합니다. 배추의 심 부분은 단맛이 강해 생으로 먹거나 국을 끓여 먹으면 좋습니다.
배추 보관 시에는 배추 겉잎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로 신문지에 싸서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곳이나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신문지에 습기가 차면 교체하며 보관합니다. 이때 뿌리 부분이 아래로 가도록 세워서 보관하면 더욱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한편 손질한 배추를 보관 시 물기 제거 후 비닐 팩에 담아 냉장고 신선칸에 보관합니다. 단, 손질한 배추는 무르거나 시들기 쉬우므로 배추 밑둥만 자른 상태로 겉에서부터 한 잎씩 필요한 만큼 잘라서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배추는 버릴 게 없을 정도로 활용도가 높은 채소입니다. 겉잎, 중간, 속잎의 부위별 특징과 용도가 다른데요. 비타민C가 풍부한 배추 겉잎은 말려뒀다가 시래기로 활용하거나 뜨거운 물에 데친 뒤 물기를 제거하고 냉동실에 보관하였다가 된장찌개나 감자탕의 우거지용으로 사용하면 좋습니다. 배추의 중간 잎은 조직이 단단하고, 아삭아삭해 나박김치 등 김치의 재료로 좋고, 밀가루나 메밀가루를 풀어 전을 부쳐 먹어도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노란색을 띠는 배추의 속잎은 맛이 달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므로 생으로 쌈과 샐러드 등으로 먹으면 독특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콘텐츠 내용 감수 : 팜한농(www.farmhannong.com) 육종연구센터 육종팀 박용 책임
초록색 겉잎은 비타민C가 더 많고 안쪽 노란 잎은 어떤 영양분이 더 많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