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로 보는 화학사 Vol.062, 원자번호 56번 ‘바륨’을 소개합니다.
2019. 12. 09
지난 시간에는 항공기 부품과 터빈 날개와 같은 고온 초합금 제조의 원료가 되는 ‘레늄(Re, 원자번호 75번)’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엑스레이 검사 시 조영제로 쓰이는 ‘바륨(Ba, 원자번호 56번)’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바륨은 알칼리토금속에 속하는 금속 원소입니다. 부드럽고 은백색을 띠며 납과 비슷한 성질을 지닙니다. 바륨은 물이나 알코올과 반응해 공기 중에서 쉽게 산화되기에 석유 속에 보존합니다. 바륨 광석은 무겁지만, 금속 바륨은 의외로 가벼워, 비중이 철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바륨이 주목받게 된 것은 ‘황산바륨( BaSO₄)’을 X선 검사를 하기 전 삼키는 조영제로 사용하면서부터입니다. 그 밖에도 황산바륨은 불꽃놀이의 녹색, 페인트나 플라스틱 등에 사용됩니다. 또, 기체를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전자회로 진공관이 많이 쓰였던 시절에는 배기작용을 하는 흡착제로 애용되었습니다.
1774년 독일의 화학자 칼 빌헬름 셸레(Carl Wilhelm Scheele)는 중정석(重精石)에 새로운 원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중정석에 빛을 비춘 후 어둠 속으로 가져가면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내기 때문에 당시의 화학자들 사이에 중정석 안에 어떤 원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그러나 금속 홑원소 물질을 분리하지는 못해 원소를 발견하는 데에는 실패했죠. 1808년 영국의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Humphry Davy, 1778~1829)는 1800년에 발명된 ‘볼타전지’로 용융 바륨 염을 전기분해해 ‘바륨’을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데이비는 ‘무겁다’는 뜻의 그리스어 ‘barys’에서 이름을 따와 ‘바로트(barote)’, ’바리타(baryta)’ 등에서 유래한 ’바륨’이라 명명했는데 ‘무겁다’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이미 발견된 다른 알칼리토금속 원소보다 바륨이 무거웠기 때문입니다.
바륨은 의료 분야에서 위장 엑스선 진단을 할 때 조영제(명암 효과를 강화하는 물질)로 사용됩니다. 황산바륨에 점착제를 첨가해 물에 현탁(액체에 완전히 용해되지 않은 물질이 섞여 있는 것)해 만드는데요. 먹어도 소화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아 소화기를 청소한 뒤 대변으로 배출됩니다. 바륨을 X선 검사에서 조영제로 사용하는 이유는 인체에 함유된 원소보다 많은 전자를 가지고 있기에 X선을 통과시키지 않아, X선을 투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륨이 들어간 부분에 X선을 쐬면 하얗게 찍히고 X선을 통과한 다른 부분은 검게 찍혀서 검사 대상인 장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바륨 화합물은 독성을 지니지만 조영제에 이용하는 황산바륨에는 독성이 없습니다. 황산바륨은 물에 녹지 않는 보호피막으로 작용하여 물이나 위산에도 녹지 않습니다. 또 이온화가 어려워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바륨의 화합물은 산업적으로 쓸모가 많습니다. 탄산바륨은 유리 제조, 도자기 유약 등으로 사용되고 질산바륨은 불꽃놀이의 ‘녹색’을 담당하기도 합니다. 타이타늄산바륨은 고온 초전도체(전기 저항이 0에 가까워지는 물질)의 주성분입니다. 이 특성을 활용해 고효율 송전, 자기부상 열차 등 미래 기술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엑스레이 검사 조영제부터 불꽃놀이, 페인트나 광택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바륨(Ba, 원자번호 56번)’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자연에 존재하는 원소 중 가장 늦게 발견된 천연 방사성 원소 ‘프랑슘(Fr, 원자번호 87번)’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내용 출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원소 (그림으로 배우는 118종 원소 이야기) /원소가 뭐길래 (일상 속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 / Big Questions 118 원소 (사진으로 공감하는 원소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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