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 팩트체크 7화. 고지혈증, 증상이 없는데도 치료를 받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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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야기

닥터스 팩트체크 7화. 고지혈증, 증상이 없는데도 치료를 받아야 할까?

2018년 7월 12일

닥터스 팩트체크

건강검진 혹은 다른 이유로 받은 혈액검사에서 ‘고지혈증 또는 이상지질혈증(이하 고지혈증)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분이 있을 것입니다.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왔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최근 들어 서구화된 식생활, 운동 부족, 신체 활동의 저하 등으로 고혈압, 당뇨병 같은 생활습관병을 진단받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덩달아 고지혈증으로 진단받는 분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건강검진이 체계적으로 실시되면서 그 전보다 진단받는 수가 늘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생활습관병이 점점 더 증가하는 데에는 앞서 언급한 서구화된 식생활, 운동 부족 등의 이유가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지혈증은 운동 부족, 고지방 식이 등 생활습관만이 아니라 술, 당뇨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생활습관과 전혀 관련 없이 유전적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고지혈증이란 무엇이며, 어떤 경우에 약물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또 약물치료를 받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는 어떤 게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증상이 없어서 더 무서운 고지혈증

고지혈증 진단을 받게 되면 많은 분이 궁금하게 여기는 게 있습니다. 바로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혈관 내에서 압력이 증가하는 고혈압과 혈당 수치가 증가하는 당뇨병의 경우,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대부분 잘 알고 있습니다. 증가한 혈압과 혈당이 혈관에 악영향을 미쳐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뇌심혈관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고지혈증은 다른 생활습관병인 고혈압과 당뇨병보다 더 위험합니다. 조절되지 않아 혈압이나 혈당이 증가하는 고혈압과 당뇨병의 경우 두통이나 갈증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고지혈증은 수치가 매우 높아도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훨씬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고혈압보다 고지혈증이 훨씬 더 무서운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고지혈증이란? 혈액에 필요 이상으로 지방이 많은 상태를 말한다. 이 지방질은 혈관 벽에 달라붙어 혈관을 좁게 만들거나 막히게 하고 혈관 탄력이 떨어지는 동맥경화를 발생시켜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을 유발한다.

고지혈증(高脂血症)은 말 그대로 혈액 내에 지방이 높다는 뜻입니다. 우리 몸에 사용되는 지방질은 혈액을 타고 이동합니다. 주로 콜레스테롤의 형태로 이동하기에 고콜레스테롤증(Hypercholesterolemia)이라고도 불립니다. 혈액 내에서 이동하는 지방질이 늘어나게 되면, 지방질들은 뭉쳐서 혈관 내에 달라붙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고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 동맥경화가 일어납니다. 이는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을 일으킵니다.

나쁜 콜레스테롤과 좋은 콜레스테롤

고지혈증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혈액 내의 콜레스테롤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은 지방의 한 종류입니다. 콜레스테롤이 풍부하게 함유된 음식으로 섭취하기도 하지만 우리 몸의 간에서도 콜레스테롤이 생산됩니다. 채식하는 사람에게서 고지혈증이 생기는 사실만 보아도 우리 몸 자체에서 콜레스테롤이 생산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섭취되거나 생산된 콜레스테롤은 혈관을 타고 필요한 장기로 이동합니다. 지단백질(Lipoprotein)이 콜레스테롤을 나릅니다.

콜레스테롤, 단백질, 중성지방이 모인 것을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 Low-Density Lipoprotein, 이하 LDL 콜레스테롤) 또는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DL, High Density Lipoprotein, 이하 HDL 콜레스테롤)이라 부릅니다. 흔히 LDL 콜레스테롤을 나쁜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을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합니다.

무슨 이유에서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고,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를까요? 두 콜레스테롤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나쁜 콜레스테롤?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 Low-Density Lipoprotein) 좋은 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DL, High 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은 물에 녹지 않고 기름이 물 위에 떠 있듯이 혈관을 타고 이동합니다. LDL 콜레스테롤은 콜레스테롤을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LDL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면 콜레스테롤은 혈관 내에서 응집하여 혈관 벽에 붙게 됩니다. 이는 동백경화반(Atherosclerotic Plaque)을 만듭니다. 결국 혈관이 좁아지게 되거나 막히게 되어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무서운 심혈관 질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HDL 콜레스테롤에서 ‘H’는 ‘High(높다 혹은 크다는 의미)’라는 뜻으로 고밀도를 의미합니다. 콜레스테롤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HDL 콜레스테롤은 혈액 내에서 더 많은 콜레스테롤을 실어 이동시키거나 제거합니다. 그 때문에 HDL 콜레스테롤을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건강한 혈관을 유지할 수 있으며,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도 낮아집니다.

고지혈증 진단의 기준은?

혈액 검사로 간단하게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해 고지혈증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혈액 검사에서는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을 측정하게 됩니다. 총콜레스테롤은 LDL 콜레스테롤과 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을 5로 나누고 그 수치를 더한 값입니다. 그래서 HDL 콜레스테롤이 포함된 총콜레스테롤 수치로는 고지혈증을 진단하지 않습니다. 고지혈증은 LDL 콜레스테롤을 기준으로 진단됩니다. 보통 LDL 콜레스테롤이 190mg/dL 이상이면 고지혈증이라고 진단이 내려집니다.

하지만 최고 혈압이 130mmHg, 최소 혈압이 90mmHg가 넘으면 약물치료를 받는 고혈압과 달리 고지혈증은 개인별로 위험 수치를 다르게 설정하여 치료가 이뤄지기에 좀 더 복잡합니다. 개인별 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계산해서 치료 목표 수치를 정하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병과 달리 자가 측정으로는 진단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의사에 의해서 진단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한 위험 요인이 없다면 LDL 콜레스테롤이 120mg/dL이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당뇨병 환자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 120mg/dL이라면 고지혈증 약물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고지혈증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지혈증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 뇌심혈관 질환자, 20~75세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90mg/dL 이상인 대상자, 당뇨병 환자, 10년 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가 7.5% 이상인 자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는 특정한 계산식으로 측정하게 됩니다. 이런 기준으로 치료를 받기 때문에 LDL 콜레스테롤이 190mg/dL 미만으로 정상 범주이더라도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뇌심혈관 질환자, 20~75세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90mg/dL 이상인 대상자, 당뇨병 환자, 10년 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가 7.5% 이상인 자에 해당하는 분들은 자신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고지혈증, 반드시 치료해야 할까?

앞서 고지혈증은 고혈압, 당뇨병과는 달리 아무런 증상이 없기에 더욱 위험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지혈증을 그냥 둔다면 개인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반드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합니다. 만약 수치가 정상화 되지 않는다면 꼭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고지혈증을 심혈관 질환의 위험요인으로 간주하여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큰 환자에게는 예방 차원에서 치료제를 복용하도록 합니다. 고지혈증을 치료한다는 개념에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는 개념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개인별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수치가 다르고, 치료 시 투여되는 약물의 양 또한 달라집니다. 또한 치료의 목표로 삼는 수치도 개인별로 다릅니다. 이러한 과정은 치료 알고리즘과 심혈관 위험도에 대해 계산한 뒤 이루어집니다.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

고지혈증의 치료제가 쓰이는 일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복용하는 환자군의 나이도 점차 어려지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복용해야 하기에 치료제가 가진 부작용에 대한 걱정 또한 늘고 있습니다.

고지혈증 치료제로는 스타틴(Statin) 계열의 약제가 주로 쓰입니다. 이 계열의 약은 HMG-CoA 환원효소 억제제로 작용하여 혈중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체내에서 합성되는 콜레스테롤의 70%는 간에서 생산되는데, 이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담당하는 HMG-CoA 환원효소를 억제합니다. 그 결과 심혈관 질환의 발생의 주범인 혈중 LDL 콜레스테롤가 줄고 일부 중성지방도 줄어듭니다.

스타틴의 부작용으로는 간 수치의 상승이 가장 흔합니다. 보통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도 간 수치 상승은 해결되기에 큰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또 다른 부작용으로는 피로, 근육통, 인지 기능의 저하, 당뇨병 발생 등이 있습니다.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의 부작용 근육통, 인지 기능 저하, 당뇨병, 성 기능 장애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치료제를 계속 먹어야 하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치료제를 먹었을 때 일어나는 부작용과 치료제를 중단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 질환의 문제 중 어느 게 더 큰 문제일까요? 각각의 부작용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근육통

근육통은 스타틴을 복용할 때 나타날 수 있는 가장 흔한 부작용입니다. 흔히 10~15% 정도 발생한다고 알려졌습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근육의 부작용 중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근염(Myositis)이나 근육 세포가 파괴되는 횡문근 융해증(Rhabdomyolysis)이 있습니다. 최근 생산되는 스타틴 제제는 이런 부작용이 훨씬 더 줄어들었습니다.

인지 기능 저하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이 치매와 같은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치매, 경도 인지 장애, 인지 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혀졌습니다. 미국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에서는 인지 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약품 설명서에 표시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흔치 않게 발생하기에 인지 기능이 저하될 게 두려워 약물을 중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뇨병

약물을 복용하여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당뇨병의 발생입니다. 심혈관 질환의 예방 차원에서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했는데 당뇨병을 얻게 된다면? 치료제 복용을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통계상 2~17% 정도는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약물 용량이 높아질수록 당뇨병 발생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를 보면, 당뇨병이 생긴다 하더라도 심혈관 질환의 예방이라는 장점이 더 크기 때문에 조기 사망의 위험성은 되려 낮아진다고 합니다. 또한 스타틴의 새로운 약은 당뇨병 발생 위험이 이전 약보다 훨씬 낮아졌습니다. 당뇨병 발생의 위험이 높은 분들은 이러한 새로운 약제를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성 기능 장애

성 기능 장애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던 부작용입니다. 최근에 스타틴의 부작용으로 성 기능 장애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스타틴은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춰서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합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성 기능을 높일 것 같은데, 성 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니 의외입니다. 연구 결과들이 상반된 결론을 보이고 있지만 대체로 최근 연구들은 성 기능 장애와 큰 관련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고지혈증 팩트체크! 고지혈증은 수치가 높아도 증상이 없기에 더 위험하다. √ 고지혈증 진단은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아닌 LDL 콜레스테롤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 개인별 위험 요인, 심혈관 질환 위험이 다르기 때문에 의사가 진단해야 한다. √ 고지혈증은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로 예방 차원에서 치료가 필요하다. √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의 부작용으로 근육통, 인지 기능 저하, 당뇨병, 성 기능 장애가 있다.

진단의학의 발달과 건강검진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고지혈증으로 진단받고 치료제를 복용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지혈증은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로, 예방 차원에서 치료가 필요합니다.

혈액을 검사해 혈중 콜레스테롤의 농도가 높음을 알게 된 사람만이 아니라 이전에 심혈관 질환이 발생했던 사람, 당뇨병으로 치료를 받는 분은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 자신이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꼭 알아봐야 합니다.

건강검진 덕분에 콜레스테롤 수치에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면 자가진단을 내리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의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은 생활습관병이 있거나 심혈관 질환 가족력 또는 흡연자라면 고지혈증 진단 기준에 부합하는 수치가 아니라도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수치가 높다고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한 무증상 고지혈증의 경우에는 규칙적인 운동, 체중 조절, 건강한 식단, 칼로리 제한 같이 생활 습관을 바꿔본 뒤 수치가 내려가지 않을 때 약물치료를 받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고지혈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고지혈증은 반드시 치료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또 자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알고,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생활 습관 개선과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본인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현근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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