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로 보는 화학사 Vol. 022, ‘원자번호 11번 나트륨(소듐)을 소개합니다’
2018. 04. 11
지난번 ‘원소로 보는 화학사’에서는 위대한 화학자 베르셀리우스를 사망에 이르게 한 원소 ‘셀레늄’에 대해 소개해드렸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원소는 소금의 구성 원소이면서 고대부터 사람의 생명 유지에 필수 원소로 여겨져 온 ‘나트륨(소듐)’에 얽힌 재미있는 화학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원소로 보는 화학사! 지금부터 함께 보시죠.
나트륨은 알칼리 금속에 속하는데요. 알칼리 금속이란 공기와 물에 접촉하면 빠르게 반응하는 금속입니다. 나트륨 외에도 리튬과 칼륨 등이 있습니다. 그럼 알칼리 금속이 물과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알칼리 금속이 물과 만나면 빠르게 반응하는데요. 순간적으로 많은 수소가스와 높은 열이 발생하면서 수소가스가 이 열에 의해 폭발하게 됩니다. 이때 나트륨의 반응성과 폭발력은 리튬보다도 강력합니다. 반면, 알칼리 금속이 공기에 노출되면 어떻게 될까요? 이때는 산소와 만나 반응성이 낮은 산화나트륨으로 변합니다. 따라서, 나트륨을 보관할 때에는 물과 공기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하며, 보통은 석유에 담가 보관한답니다.
우리 몸 안에서 나트륨은 포타슘과 함께 뇌로 신경 자극을 전달하며, 세포들의 삼투압을 유지시켜 생존을 돕습니다. 나트륨은 원자로의 냉각재로 활용되는 등 산업적으로도 많이 쓰이는데요. 리튬 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전지로서 나트륨 전지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로 봤을 때 나트륨은 인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할 원소가 맞는 것 같죠?
험프리 데이비가 1807년 녹은 수산화나트륨에 전류를 흘려 처음으로 나트륨을 발견했습니다. 나트륨의 영어 이름인 ‘소듐’은 한때 유리를 만드는 데 재를 사용했던 수송나무(glasswort)의 로마 이름을 따서 ‘소다눔’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습니다. 수송나무는 소금을 좋아하는 호염성 식물로, 재에는 아직도 유리 제조의 주성분으로 사용되는 탄산나트륨 또는 소다석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다석회 유리는 유리병이나 창문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데요. 유리 10kg을 제조하는 데는 약 2kg의 탄산칼슘이 사용됩니다. 나트륨의 원소기호 ‘Na’는 탄산나트륨의 로마 이름인 ‘나트론(natron)’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는 스웨덴의 화학자 베르셀리우스가 제안한 것입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탄산나트륨 분말을 나트론이라 부르고 미라를 만들 때 건조제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액체 나트륨은 일부 핵발전소에서 냉각제로, 순수한 나트륨은 나트륨램프 제조에 사용됩니다. 그리고 가장 일반적인, 낮은 압력의 나트륨램프는 가로등에 주로 사용되는데요. 램프의 전구 내부에는 소량의 고체 나트륨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램프가 켜지면 나트륨이 증발하면서 생생한 오렌지색 빛을 내며 환해지는 것이죠. 이 빛은 나트륨 원자 내의 전자가 높은 에너지준위에서 낮은 에너지준위로 떨어지면서 내는 빛입니다.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나트륨 화합물은 염화나트륨을 이용하여 생산합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2억 톤 이상의 염화나트륨이 생산되며 대부분의 염화나트륨은 지하에 있는 암염에서 얻습니다. 암염은 자연 상태로 분쇄하여 겨울에 눈으로 꽁꽁 언 도로에 뿌리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염화나트륨은 지하 소금 광산에 따뜻한 물을 주입한 후 물을 퍼 올려 증발시켜 추출하며, 음식물의 보존, 조미료(식염) 등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나트륨은 앞서 잠깐 소개해 드린 것처럼 우리 몸의 신경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데에도 꼭 필요한 원소입니다. 동시에 우리 몸의 수분 조절을 돕는 가장 중요한 전해질인데요. 소금(염화나트륨)이 너무 많으면 우리 몸이 너무 많은 액체를 포함하게 되어 혈압이 올라가지만, 아직까지 소금 과다 섭취의 장기 효과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법률로 음식물 제조 과정에 들어간 소금의 양이나 ‘나트륨의 양’을 표시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1g의 소금에는 0.4g(400mg)의 나트륨이 들어 있답니다.
오늘은 소금의 구성 원소이면서 고대부터 사람의 생명 유지에 필수 원소로 여겨져 온 ‘나트륨’에 대해 소개해드렸는데요. 다음 ‘원소로 보는 화학사’에서는 소크라테스가 마신 서양의 사약 ‘독당근’에 사용된 원소 ‘비소’에 숨겨진 화학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내용 출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원소 (그림으로 배우는 118종 원소 이야기)/원소의 세계사 (주기율표에 숨겨진 기상천외하고 유쾌한 비밀들)/원소가 뭐길래 (일상 속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Big Questions 118 원소 (사진으로 공감하는 원소의 모든 것)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