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 팩트체크 3화. 콩팥 기능을 저하시키는 콩팥 독성 약물이 있다?
2018. 03. 09
심장과 함께 우리 몸에서 끊임없이 일을 하는 기관이 바로 콩팥(신장)입니다. 콩팥은 심장에 의해 온몸을 순환하고 온 혈액에서 생성된 노폐물을 쉬지 않고 걸러주는 기능을 합니다. 체내의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하며, 여러 중요한 물질들의 혈중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기능이 바로 그것입니다. 노폐물의 배출 기능 이외에도, 약물을 제거하여 혈중 농도를 유지하고, 혈압을 조절하고,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호르몬도 분비합니다. 콩팥이 손상되면, 이런 기능이 수행하지 못하게 되어 노폐물이 축적되고 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뼈가 약해지는 것입니다.
콩팥의 기능 저하는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콩팥 기능의 저하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 콩팥병’이라고 합니다. 최근 노인인구의 증가로 인해 만성 콩팥병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기능이 저하되었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건강검진에서 최초로 발견되는 경우 또한 많이 있습니다. 만성 콩팥병의 단계가 진행되어 콩팥이 더 이상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 투석이 필요하게 됩니다. 투석을 위한 과정도 고통스럽지만 투석 자체도 개인에게 상당한 시간적, 체력적 부담을 주게 됩니다. 또한 투석 환자의 콩팥 기능이 더 떨어지게 되면 신장 이식이라는 최후의 수단 밖에는 남지 않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 및 예방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에는 만성 콩팥병 환자뿐만 아니라 콩팥 기능이 정상인 사람의 콩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대표적인 약물에 대해 살펴보고, 그 외 콩팥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들과 콩팥 기능을 지키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만성 콩팥병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바로 당뇨병과 고혈압입니다. 두 질환 모두 콩팥에 부하를 주게 되어 점차적으로 콩팥 기능을 떨어뜨리게 만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병 환자는 자신의 혈압과 혈당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정기적인 혈액과 소변 검사를 통해 콩팥의 기능이 유지되는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신장 기능은 혈액검사 중 크레아티닌과 같은 검사 항목을 통해 사구체 여과율로 볼 수 있습니다. 사구체 여과율이 15mL/min/1.73m2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 투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검사 및 관찰이 필요하겠습니다. 소변 검사를 통해 단백뇨와 같은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 또한 신장 기능이 떨어지지 않았나 확인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만성적으로 콩팥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다른 원인으로는 흡연, 고지혈증, 빈혈 등이 있습니다. 또 다른 콩팥 기능 저하의 원인은 바로 약물입니다. 약물들은 일시적으로 콩팥의 기능을 떨어뜨려 약물을 끊었을 경우 기능의 회복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합니다. 특히 만성 콩팥병이 있는 환자의 경우 약물로 인한 손상은 더욱 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약물이 콩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계실 필요가 있습니다.
콩팥 기능을 저하시키는 약물을 콩팥 독성(nephrotoxicity) 약물이라 부릅니다. 이러한 약물들이 콩팥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기 전에 콩팥의 기본 구조에 대해 우선 알 필요가 있습니다. 콩팥의 기본 구성요소를 네프론이라고 부르는데 네프론은 콩팥이 소변을 만들어 내는 기본 구조입니다. 네프론은 사구체와 사구체를 감싸고 있는 보우먼주머니, 그리고 요세관으로 구성됩니다. 콩팥 독성 약물이나 물질들은 요세관 세포에 독성물질로 작용하거나 염증을 일으키거나, 사구체의 혈액 흐름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콩팥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약물에 의한 콩팥 독성은 콩팥 기능이 갑자기 떨어져 증상이 발생하는 급성 콩팥 손상(Acute kidney injury) 발생 원인의 2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약물들은 마찬가지로 콩팥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콩팥 기능을 더 많이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약물들이 콩팥 독성으로 작용하여 콩팥의 기능을 떨어뜨릴까요? 앞서 살펴본 콩팥 독성 메커니즘으로 약물을 구분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사구체 내의 혈액의 흐름의 변화, 즉 변화된 사구체 내 혈류역학(altered intraglomerular hemodynamics)에 의해 콩팥 기능을 떨어뜨리는 약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건강한 젊은 성인의 콩팥은 대략 분당 120mL의 혈액을 사구체에서 걸러냅니다. 앞서 알아본 사구체 여과율이 바로 이러한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걸러내는 혈액의 양은 사구체 내부의 압력과도 연관이 있는데 이러한 압력은 콩팥에 의해 자동으로 조절됩니다. 하지만 고혈압이나 탈수로 인해 콩팥으로 순환하는 혈액량이 감소하게 되면 콩팥 기능의 저하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구체 내 압력은 안지오텐신 II라는 혈관 수축과 관련된 호르몬에 의해 조절됩니다. 사구체 내 압력의 저하 또한 콩팥 기능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안지오텐신 II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약물은 콩팥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약물은 아스피린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s])입니다. 일반적인 근육통, 감기, 관절염 등에서 폭넓게 처방되기 때문에 만성 콩팥병 환자나 콩팥 기능의 저하가 올 수 있는 사람들의 경우 처방 시 주치의와 자세한 상담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는 요세관 세포 독성 및 콩팥 내 염증의 발생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콩팥 기능 손상과 가장 큰 연관성이 있는 약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콩팥 네프론의 구성요소인 요세관은 보먼주머니에서 여과된 혈액(원뇨)이 지나가면서 우리 몸에 필요없는 물질은 여과되고 필요한 물질은 재흡수 되는 과정을 거쳐 소변을 만들어 가는 기능을 합니다.
일부 약물 중에는 요세관을 구성하는 세포에 독성 물질로 작용하여 콩팥 기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아미노글리코사이트 계열의 항생제가 있습니다. 아미카신, 젠타마이신과 같이 흔히 사용되는 항생제가 이러한 신독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감염성 질환으로 항생제를 투약 받아야 하는 환자의 경우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진균(곰팡이) 감염에 사용되는 암포테리신 B나 간염치료제와 같은 항바이러스제, 여러 암의 치료에 사용되는 항암제인 시스플라틴도 이와 같은 신독성을 보입니다. 골다공증 치료에 사용되는 졸렌드로산도 신독성이 있는데 대부분의 골다공증 환자는 노인이기 때문에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노인의 경우 골다공증 약을 처방받을 때도 주치의와의 상담이 필요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각종 질병의 진단을 위해 시행되는 CT나 MRI 촬영 시 혈관으로 주입되는 조영제 또한 요세관에 독성물질로 작용하여 콩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일부 약물의 경우 사구체나 요세관 세포, 콩팥 주변의 실질에 염증반응을 일으켜 섬유화를 발생시키고 콩팥 흉터(renal scarring)를 만들어 콩팥의 기능을 저하시킵니다. 사구체 신염(Glomerulonephritis)이 바로 이러한 염증 반응에 의해 생기는 질환입니다.
고혈압 치료를 위한 하이드랄라진(hydralazine), 조울증 치료제인 리튬(lithium) 등이 사구체 신염을 일으켜 콩팥 기능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약물입니다. 이전에 설명드렸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도 사구체 신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염증 반응으로 일어나는 또 다른 신장 질환은 급성 간질성 신염(Acute interstitial nephritis)이 있습니다. 급성 간질성 신염은 약물 용량과 상관없이 갑작스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약제로는 통풍에 사용되는 알로퓨리놀(allopurinol), 베타락탐이나 퀴놀론 계열의 항생제, 결핵 치료제인 리팜핀(rifampin), 강력한 항생제인 반코마이신(vancomycin), 항바이러스제인 아시클로버(acyclovir), 고혈압과 심부전에 사용되는 이뇨제(loop diuretics, thiazide), 간질 치료에 사용되는 페니토인(phenytoin)이 있습니다. 또한 흔히 사용되는 위궤양 치료제인 프로톤 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도 관련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 또한 급성 간질성 콩팥염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는 약국에서도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고 외래에서도 흔히 처방되는 약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진통제 복용 후 소변색의 변화(콜라색), 혈압증가, 거품뇨, 부종과 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급성 콩팥 손상으로 진단 받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기전으로 다양하게 콩팥 기능을 저하시키고 콩팥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약물로 인한 급성 콩팥 손상 및 만성 콩팥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약물 관련 콩팥 기능 저하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지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만 합니다. 특히, 60세 이상이거나 당뇨환자, 심부전 환자의 경우 새로운 약물 처방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60세 이상인 경우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의 경우에도 정기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신장 기능의 저하가 없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압과 혈당을 잘 조절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피로, 식욕감소, 소변량의 변화, 혈압 증가, 부종과 같은 신장 기능 저하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새롭게 나타난다면 반드시 가까운 병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나 이뇨제의 경우 약국에서 처방없이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이러한 약물 복용 전에는 약사와의 상담이 필요하겠습니다.
흡연 또한 콩팥 기능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만성 콩팥병 환자의 경우 반드시 금연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만성 콩팥병 환자의 신장 기능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비만 또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식을 삼가고, 균형 잡힌 식단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은 가장 좋은 생활 습관이라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콩팥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들에 대해 알아보고 콩팥 기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른 장기도 마찬가지지만 콩팥이 망가지면 건강에 커다란 지장을 초래하게 됩니다. 미리미리 콩팥 건강을 위해 앞서 말씀드린 내용을 잘 숙지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콩팥 건강을 유지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만성사구체신염환자는 진통제 어떤걸 먹어야하나요?
장기간 리튬을 복용하고 있는 우울증환자입니다
건강검진에서 신장기능이 약해졌다는 말을듣고 검색하게 되었습니다다 자세한 도움말씀 감사합니다
깜깜했는데 눈이 밝게 떠지는 느낌입니다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