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로 보는 화학사 VOLUME 020. '원자번호 82번 납(Pb)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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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소로 보는 화학사 VOLUME 020. ‘원자번호 82번 납(Pb)을 소개합니다’

        2018. 03. 05

        원소로 보는 화학사 원자번호 82번 ‘납’을 소개합니다

        지난번 ‘원소로 보는 화학사’에서는 우리가 불소라고도 부르는 원소 ‘플루오린’에 대해 소개해드렸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원소는 로마의 멸망과도 관련이 깊은 금속 원소인 ‘납’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납’에 얽힌 흥미로운 화학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원자번호 82번 ‘납’을 소개합니다!

        손쉽게 추출하여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금속원소 납

        인쇄소에서 작업중인 구텐베르크를 묘사한 상상도(저자 불명의 19세기 영국 채색판화)

        원소 상태에서는 연한 밝은 광택을 가진 은색과 푸른색 금속인 납은 주석과 마찬가지로 고대인들에게 알려져 있던 일곱 가지 ‘고대 금속’ 중 하나입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신화, 그리고 연금술에서는 납을 토성과 연관 짓기도 했습니다. 납은 인류가 최초로 제련해서 사용한 금속으로, 녹는점이 약 327℃로 비교적 낮고 다양한 광석에서 손쉽게 추출할 수 있어 기원전 6,400년부터 사용되어 왔습니다. 이 때문에 납은 1430년대에 있었던 인쇄술의 발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인쇄기를 발명한 독일의 대장장이 요하네스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는 낮은 온도에서 녹아 주조하여 글자를 만들 수 있으면서도 종이에 누르는 큰 압력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한 금속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따라 처음엔 납으로 시도해봤지만 너무 연해서 실패했고, 이후 납과 주석, 그리고 안티몬의 합금을 사용하여 성공했습니다.

        유독한 금속원소 납에 숨겨진 독성과 중독성

        멸망한 로마 모습

        앞서 소개해 드린 것처럼 납은 비교적 녹는점이 낮고 다양한 광석에서 손쉽게 추출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식기, 필기구 등을 비롯해 수많은 일상용품에 쓰일 정도로 유용했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20세기 중반에서야 납의 독성과 중독 증상에 대해서 밝혀졌는데요. 하지만 그 동안 이미 알게 모르게 납은 역사 곳곳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로마 제국의 쇠퇴입니다. 전 유럽에 위세를 떨치던 로마 제국은 추출과 제련이 쉬운 납으로 상수도관, 식기, 생활용품, 포도주 감미료 등을 만들었는데요. 이로 인해 국민이 납 중독에 시달렸을 것이라 추측되고 있습니다. 물론 로마 제국의 쇠퇴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납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이렇듯 지금은 납이 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납중독의 증상에는 설사, 신장 손상, 근육 약화가 있는데요. 그러나 더 큰 위험은 납에 만성으로 노출되었을 때 나타납니다. 다른 많은 중금속과 마찬가지로 납도 우리 몸의 조직에 축적되며, 납의 축적이 오래 지속되면 신경계통을 손상시킵니다. 또한, 납은 뇌의 성장을 저해하고 주의력 결핍을 일으키기 때문에 특히 어린이에게 위험합니다.

        ‘납’이 발견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원소명의 유래

        원소 이름 ‘납’을 뜻하는 앵글로색슨어 ‘lead’ 원소 기호 ‘무른 금속’이라는 라틴어 ‘plumbum’

        사람들이 납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로마제국이 등장하기 전부터입니다. 약 9,000년 전부터 지금의 터키와 이라크에 해당하는 초기 정착지에서 작은 규모로 납을 제련하기 시작했다는 증거가 발견되었는데요. 고대 이집트인들 역시 납을 제련했었죠. 고대부터 이집트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그리스, 로마에서도 납과 납 화합물을 사용했습니다. 광석에서 정련하기 쉬운 납은 기원전부터 홑원소 물질(한 가지 원소로만 이루어진 물질)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고대 로마에서는 납으로 만든 수도관이나 주류의 저장용기 등을 사용했고 안료 및 의약품에도 납이나 납 화합물을 이용했습니다.

        로마제국 시대부터 20세기 후반까지 납은 연관(내부에는 연소 가스가 통과하고 외부에는 보일러와 접촉하여 보일러수로 열을 전달하는 관)의 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실제로 연관을 뜻하는 영어 단어 ‘플럼빙(plumbing)’은 납을 나타내는 라틴어 ‘플룸붐(plumbum)’에서 유래했습니다. 또한, 납의 원소기호인 ‘Pb’ 역시 이 단어(plumbum)에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납을 뜻하는 영어 단어 ‘lead’는 고대 영어에서 이 금속(납)을 뜻하는 단어였습니다.

        ‘납’은 어디에 사용될까요?

        무기류, 납축전지, X-선/방사능 차폐제

        납의 독성과 중독성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페인트, 휘발유, 장난감, 화장품을 비롯한 수많은 곳에 납이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납의 독성과 중독성이 알려지면서 환경으로 배출되는 납에 대한 염려로 한때 널리 사용되던 납의 사용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납의 사용이 아예 금지되기도 했는데요. 납을 기반으로 하는 페인트와 납 첨가 휘발유(노킹을 방지하기 위해 테트라에틸납을 첨가한)는 사용이 금지된 납 함유 제품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심지어 납땜에 사용하는 땜납조차 그 이름이 무색하게 구리, 주석, 은 등의 합금으로 만들며 납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독성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총알이나 폭탄 등의 무기류에는 여전히 쓰이고 있습니다. 이 외에 납이 아직도 사용되고 있는 곳으로는 X-선을 사용하는 기계의 차폐 재료, 배에 사용되는 추나 배를 안정시키는 데 사용하는 밸러스트, 납축전지 등이 있습니다.


        한 눈에 보는 ‘납’ 정보요약

        과거엔 매우 유용했지만, 지금은 치명적인 원소로 알려져 사용을 지양하는 금속원소 ‘납’에 대해 소개해드렸는데요. 다음 ‘원소로 보는 화학사’에서는 위대한 화학자 베르셀리우스를 사망에 이르게 한 원소 ‘셀레늄’에 얽힌 화학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내용 출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원소 (그림으로 배우는 118종 원소 이야기)/원소의 세계사 (주기율표에 숨겨진 기상천외하고 유쾌한 비밀들)/원소가 뭐길래 (일상 속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Big Questions 118 원소 (사진으로 공감하는 원소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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