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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야기

폴리머 인사이트#02. ‘이것’ 때문에 전세계 PVC 가격이 들썩들썩?

2018년 2월 23일

우리 생활 속 곳곳에서 많이 사용하는 PVC 소재. 이렇게 활용도가 높은 PVC 소재의 가격이 계절적 비수기인 겨울을 지나 석탄 가격 상승과 글로벌 신증설 제한에 따라 가격 반등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PVC 가격 상승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플라스틱의 주 원료로 사용되는 PVC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원인과 중국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소개해드릴게요.


갑작스런 전세계 PVC 가격 급등, 중국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의 주 원료로 사용되는 PVC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분기 말 PVC 가격은 톤당 870달러에서 3분기 말 947.5달러까지 올랐고, 이 추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간 PVC 공급 과잉을 주도하던 중국 업체들이 석탄 가격 상승으로 설비를 폐쇄하면서 공급이 감소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인데요. 석탄과 플라스틱을 만드는 PVC와는 어떤 연관 관계가 있을까요?

'이것' 때문에 전세계 PVC가격이 들썩들썩?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

중국은 에틸렌으로 PVC를 생산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원료값이 가장 저렴한 석탄을 이용한 화학 산업이 발달해 있습니다. 원료 가격이 저렴한 대신 전력이 많이 필요한 ‘칼슘카바이드(탄화칼슘) 공법’으로 석탄을 주원료로 사용하여 PVC를 생산해왔습니다. 중국은 전 세계 PVC 중 약48%를 생산하고, 중국에서 생산되는 PVC의 80%는 이 공법으로 생산됩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석탄의 사용을 막기 위해 석탄 채굴 조업일수를 연간 330일에서 276일로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단번에 생산량이 16%가 감소했습니다. 이후 전세계 석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현재 가격은 지난 1월 기준 톤당 261달러로 2016년의 3배가 넘는 가격을 기록했고 중국 PVC 생산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된 것입니다.

 

중국 정부의 환경규제가 불러온 '나비효과'

이런 상황이 발생하자 중국 PVC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습니다. 모 증권사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환경규제 심화와 그에 따른 석탄 가격상승으로 석탄 기반 PVC 설비는 매 년 100만t씩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매년 PVC 수요가 120만t씩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부터는 세계적으로 PVC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석탄 기반 PVC 설비 감소의 근본 원인은 중국 정부의 환경규제 심화라고 언급했습니다.

미세먼지, 전세계 산업지도를 바꾸다.

중국이 자국 산업의 큰 피해에도 불구하고 석탄 감산이라는 초강수를 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심각한 대기오염 때문입니다.

석탄은 대기오염의 주된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주요한 에너지 자원으로서 전세계적으로 쓰이고 있는 이유는 풍부한 매장량,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율,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산비용 등의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4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 약 1,200개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있으며, 인도와 중국이 각각 450개 및 360개 이상의 석탄화력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심각해진 환경 오염으로 인해 전세계 다양한 나라에서 탈 석탄화 추세입니다.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이자, 다른 모든 나라들의 석탄 소비량을 합친 것만큼 석탄을 태우고 있는 중국 역시 탈 석탄화 정책들을 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건강을 위협하는 대기오염물질인 초미세먼지의 60%는 석탄과 석탄 연소물에서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석탄 소비 세계 1위인 중국은 2013년 연간 36억 톤의 석탄을 소비했습니다. 중국의 수많은 공장에서는 제대로 된 규제 없이 엄청난 양의 석탄을 태우고 있지만 이러한 공장의 운영과 규제 문제는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몇 십 만 명의 일자리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중국이 서구 나라들이 150년 걸려 이루어낸 산업화를 30년 만에 이루게 되면서 다른 나라에 비해 더욱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국의 대기오염 얼마나 심각할까?

대기 상태 지수(AQI)를 참고하면 관심 지역의 대기오염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대기 상태 지수는 대기의 상태에 따라 지수 등급과 색깔로 구분합니다. 초록이나 노란색은 좋거나 보통, 주황과 빨강은 건강에 해로움, 자주색과 고동색은 위험 정도가 매우 심한 상태임을 표시합니다.

 

2018년 2월8일의 아시아 지역 대기 상태 지수(AQI)

2018년 2월8일의 아시아 지역 대기 상태 지수(AQI)

중국의 대기 상태 지수를 보면 중국의 대기오염이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기오염 수준이 좋지 않은 한국과 일본 조차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중국의 광활한 땅 대륙 전체를 뒤덮은 대기오염의 심각성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대기오염은 1990년대 본격적인 산업화로 나날이 심각해졌습니다. 석탄을 주원료로 하는 화력발전소와 자동차가 늘면서 인체에 안 좋은 미세먼지와 이산화황, 질소산화물과 같은 물질의 배출량이 증가했고 스모그가 자주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2013년 1월 중국에서 발생한 극심한 대기오염 현상을 본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공기(Air)’와 종말(apocalypse)’를 합성해 만든 ‘에어포칼립스(Airpocalypse)’라는 신조어를 통해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 상태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스모그로 인한 새로운 풍경도 연출됐습니다. 스모그를 피해 떠나는 ‘스모그 난민’이 등장했고 여행사는 앞다투어 청정지역으로 떠나는 여행상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변호사들이 당국에 청원서를 내는 ‘스모그 소송’도 있었습니다. 중국 대기오염 실태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이례적인 인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에어포칼립스

′대기오염’과의 전쟁에 나선 중국

중국의 대기오염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위기를 느낀 중국 정부는 대기 오염 관리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환경보호법과 대기오염방지법 등을 개정하는 등 관련 법규를 정비하면서 분야별 환경목표를 강화함과 동시에, 강력한 단속을 전개하여 유례없이 엄격한 처벌을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시가 대기환경 개선사업에 182억 2000만 위안(한화 약 3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습니다.

2003년 약 222억 위안이었던 중국 정부의 환경 관리 투자 비용은 2011년에는 약 444억 위안으로 10년도 안돼 2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이 중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산업 폐가스(waste gas) 처리 투자도 92억 위안에서 212억 위안으로 약2.3배 증가했습니다.

법규 측면에서도 환경보호법과 대기오염방지법 등을 개정하는 등 관련 법규를 정비하면서 분야별 환경목표를 강화함과 동시에, 강력한 단속을 통해 엄격한 처벌을 가하고 있습니다. 새해 들어서도 환경보호세를 신설하는 등 환경규제를 크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만 177만 여 업체에 대해 환경 관련 점검을 실시해 20,000개 공장을 폐쇄했으며, 191,000개 공장에 42억 5천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는 기업들의 설비투자비나 오염배출비용 부담 증가 등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이 이처럼 대기오염을 외면할 수 없게 된 데는 국민들의 환경의식 변화도 한몫 했습니다. 일례로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가 중국 31개 성(省)과 시(市)의 주민 69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본인의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91.4% 에 달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겨울 심각한 스모그가 중국을 덮치면서 이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호흡기 환자가 늘고 관련 약품 수요가 급증해 중국이 글로벌 제약회사의 핵심 시장으로 떠올랐습니다.

중국의 환경규제 동향

중국은 급속한 산업화로 환경오염문제가 심각해 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는 등 관련 법규를 정비하고, 강도 높은 관리감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25년 만에 대폭 개정〮강화된 환경보호법이 2015년1월부터 시행되었고, 관련하여 각종 행정법규와 지침 등도 제·개정되었습니다. 2015년 4월 수질오염방지행동계획(일명 수십조)을 공표하였으며, 업체 처벌수위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대기오염방지법이 개정(158)발효되었습니다.

 

중국의 경제발전시기별 환경정책 방향

중국 정부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막고 친환경 경제구조 구축을 표방하며 지속적으로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12.5규획(2011~2015)에 이어 13.5규획(2016~2020)에서도 환경보호를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면서 환경관련 법령 정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번 13.5 규획에서 환경질의 총체적 개선 실현을 생태환경분야 목표로 제시하여 5년(2016~2020) 동안 GDP의 단위당 물 사용량, 에너지 소모량,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각각 23%, 15%, 18% 감축할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2015년 1월 역사상 가장 엄격한 환경보호법을 발효했습니다. 당시 강화된 환경보호법을 살펴보면 누적벌금제 신설, 환경보호부의 법적 권한 강화, 관리감독 책임 강화 등의 규정이 신설되면서 47개 조항에서 70개 조항으로 증가했습니다. 또한, 15년만에 「대기오염방지법」을 전면 개정, 제7장66개 조항(00년)에서 제8장 129개 조항(15년)으로 확대·개정하여 대기환경관리를 강화한바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로 시진핑 정부 2기의 본격적인 임기 첫해를 맞이한 1월1일부터 환경보호를 위한 동시다발적인 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오염물 배출 초과기업에 부과하는 벌금을 세금으로 대체한 환경보호세법 ▲수질 오염이 엄중하면 영업정지나 공장폐쇄까지 명령할 수 있는 수질오염방지법 개정안 ▲생태환경 손해배상 절차와 범위 등을 구체화한 생태환경 손해배상 제도 개혁방안 등이 1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중국 환경규제 강화, 한국에 위험이자 기회

지난 30여 년간 중국경제의 고도성장은 환경 오염 심화라는 과제를 남겼으며 중국 국내외에서 중국의 환경개선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인들의 삶이 질이 높아지면서 개인 건강에 높은 가치를 두며, 친환경 소비가 늘어나고 중국 환경오염에 대한 대내외 관심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규제 역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환경보호법이나 대기 오염방지법뿐만 아니라 오염물질 배출기준도 강화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더욱 강력한 규제를 도입하는 중국 지방 정부도 이미 다수인 실정입니다.

중국의 대기오염에 대한 관리 강화는 한국기업들에게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중국의 환경규제는 생산비용을 증가시키고, 국제 원자재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친환경산업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친환경 보호 시설과 관련 서비스, 친환경 소비재, 신재생 에너지 및 전기차 부품•소재 등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재정비해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면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중국의 환경규제 대응과 친환경 체질 변화는 중국 진출기업은 물론 우리 기업들에게도 꼭 필요한 과제란 점에서 앞으로 중국의 환경 정책 변화를 꾸준히 모니터링 해 사전에 대응하고 이에 대한 중장기 대비 전략을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내용 출처 : LG화학 테크센터 <폴리머 인사이트> 2017 봄호 ‘중국 정부의 환경규제 강화’ (PVC/가소제 TS팀) / ‘중국 환경규제 강화 내용과 한중 기업의 대응 비교'(한국무역협회 상해지부 기업경쟁력실 장현숙, 김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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