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로 보는 화학사 VOLUME 010. ‘원자번호 13번 알루미늄을 소개합니다’
2017. 09. 28
지난번 ‘원소로 보는 화학사’에서는 원자번호 8번 ‘산소’를 소개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지각에 세 번째로 많이 포함되어 있으면서 철의 3분의 1 무게로 뛰어난 강도를 자랑하는 원소인 ‘알루미늄’에 얽힌 재미있는 화학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일과 캔 등의 소재가 바로 알루미늄(aluminium)인데요. 예전에는 알루미늄이 금보다 더 귀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1800년대 말 정제 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 알루미늄은 ‘찰흙 속의 은’이라고 불리며 귀금속으로 여겨졌습니다. 나폴레옹 3세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왕관을 썼고, 가장 귀한 손님은 알루미늄 식기로, 그 외의 손님은 금 식기로 대접했을 정도입니다.
알루미늄이 지각에 세 번째로 많이 분포해 있는 원소인 만큼 값이 저렴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철, 구리보다는 값이 비싼 편입니다. 그 이유는 보크사이트 광석으로부터 알루미늄을 정제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에도 알루미늄 정제소가 있었으나, 혜택을 받아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전기료가 많이 나와 지금은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알루미늄을 주 생산품으로 하는 국가는 어디일까요? 그곳은 바로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인데요. 국가 전력의 40%를 알루미늄 정제 공장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은 알루미늄을 생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빈국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세계 각국은 알루미늄을 새롭게 생산하기보다 재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덴마크의 물리학자이자 화학자였던 한스 크리스티안 외르스테드(Hans Christian Oersted)는 약제사로 근무하면서 화학실험을 하던 중 1825년, 세계 최초로 분말 상태의 알루미늄을 발견했습니다.
뒤이어 독일 화학자 프리드리히 뵐러(Friedrich Wohler)는 1827년에 상당히 순수한 알루미늄 샘플을 만들었는데요. 앞서 살짝 소개해드린 것처럼 금속화학자들은 알루미늄의 응용 가능성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적은 비용으로 알루미늄을 추출하는 방법이 없어 금이나 은보다도 값이 비쌌습니다. 그후 1886년에 프랑스의 발명가 폴 에루(Paul Heroult)와 미국 화학자 찰스마틴 홀(Charles Martin Hall)이 독립적으로 전기를 이용하여 산화알루미늄으로부터 알루미늄을 추출하는 방법을 알아냈습니다. 이로 인해 알루미늄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게 되었고, 지금처럼 널리 사용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 ‘알루미늄’이라는 원소명은 어떻게 유래되었을까요? ‘알루미늄’이라는 원소명은 황산알루미늄칼륨을 함유한 광물인 알룸(alum)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1787년에 프랑스 화학자 앙투안 라부아지에(Antoine Lavoisier)는 알룸의 한 성분이 어떤 알려지지 않은 금속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1808년 험프리 데이비(Humphry Davy)가 이 새로운 원소를 ‘알미움’이라 부르자고 제안했지만 그것은 곧 ‘알루미눔’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알루미늄’으로 바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눔’과 ‘-늄’ 모두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각에 세 번째로 많이 포함되어 있으면서 금속 중 가장 많은 원소인 알루미늄은 풍부하게 존재하는 만큼 그 용도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는 가벼우면서도 강한 알루미늄의 특징 때문에 건물이나 차량의 구조물로 사용됩니다. 또한 공기에 노출되면 순수한 알루미늄은 산소와 빠르게 반응하여 산화알루미늄 막을 형성하여 더 이상의 산화를 막습니다. 따라서 알루미늄은 반응성이 큰 원소지만 알루미늄 금속은 부식에 강합니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구조용 재료는 대개 주조를 통해 제작되지만, 알루미늄은 압연하여 포일을 만들 수도 있고 압출하여 철사를 만들 수도 있으며, 분말을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알루미늄 분말은 불꽃놀이에서 밝은 빛을 내거나 유리 거울을 생산하는 데도 사용됩니다. 그리고 알루미늄을 진공 중에서 가열하여 알루미늄 증기를 만들면 얇은 막으로 증착시킬 수도 있는데, 이때 유리 위에 증착시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한 알루미늄은 좋은 도체일 뿐만 아니라 값도 저렴한 편이고 무게까지 가벼워서 지상에 설치되거나 지하에 매설되는 송전선 대부분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답니다.
촉매나 연마제로 사용되는 산화알루미늄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알루미늄 산화물 역시 대량으로 사용됩니다. 수산화알루미늄은 소화불량을 치료하는 제산제로 사용되며, 염화수산화알루미늄은 발한억제제의 가장 중요한 성분입니다. 또 다른 화합물인 황산알루미늄은 물을 정화시키는 과정의 일부나 오물의 처리에 사용됩니다. 이런 알루미늄 화합물의 대부분은 알루미늄을 추출하는 데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광물인 보크사이트에서 얻어지거나 보크사이트를 가공하여 만든답니다.
오늘은 지각에 세 번째로 많이 포함되어 있으면서 철의 3분의 1 무게로 강도까지 뛰어난 원소인 ‘알루미늄’에 대해 소개해드렸습니다. 다음 ‘원소로 보는 화학사’에서는 지각에 다섯 번째로 많이 존재하는 원소이면서 반응성이 강한 원소인 ‘칼륨’에 얽힌 화학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내용 출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원소 (그림으로 배우는 118종 원소 이야기)/원소의 세계사 (주기율표에 숨겨진 기상천외하고 유쾌한 비밀들)/원소가 뭐길래 (일상 속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Big Questions 118 원소 (사진으로 공감하는 원소의 모든 것)
좋아요~
LG화학 누구나 다 아는 큰 부랜드죠? 수출도 많이 하는걸로 압니다 각 가정에서도 제품들을 많이애용하잖아요?
제품이 탄생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있었군요.
뒤늦게 이런 시리즈를 알고 접하게 되었네요.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