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대표 스포츠 스키 속 화학
2015. 12. 17
어느덧 2015년도 거의 다 가고 추운 겨울입니다. 연일 떨어지는 온도와 매서운 바람은 집에서 꼼짝 않고 포근한 이불 속에 파묻혀 TV나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간절하게 하지만, 그래도 이런 추위가 반가운 이유는 겨울의 대표 스포츠, 스키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겨울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벌써 많은 사람이 스키를 타러 갈 준비를 하는 것 같은데요, 오늘 저 서지니와 함께, 스키 속에 숨어있는 화학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시죠!
스키복, 장갑 등 많은 스키 장비 중에서 고글은 눈에 반사되는 자외선이나 충격 등의 물리적 위험으로부터 안구를 보호하기 때문에 스키 탈 때는 꼭 필요한 장비입니다. 그런데 고글에 김이 서린다면 오히려 더 위험해지겠죠. 김 서림은 온도 차이에 의해 수증기가 급격히 액화되어 물방울이 생기는 현상으로, 고글을 쓰면 바깥쪽은 차갑지만 얼굴 쪽은 따뜻해 김이 서리게 됩니다.
고글은 김 서림을 방지하기 위해 이중 렌즈로 되어있는데요, 이는 바깥쪽의 찬 공기와 안쪽의 따뜻한 공기 사이에 공간을 한 번 더 형성해주어 급격한 온도 차를 막아줍니다. 또한 렌즈 자체에 특수한 처리를 해주기도 하는데요. 렌즈 표면이 친수성을 띠도록 코팅해주면, 렌즈를 덮고 있는 작은 물방울들이 합쳐져 균일한 얇은 막이 되기 때문에 투명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스키를 탈 때 하얀 눈길을 헤치고 바람을 가르며 슬로프를 내려오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죠. 그렇다면 스키 플레이트가 눈 위를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스키 플레이트 아래쪽의 눈이 녹아 순간적으로 물 층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스키를 탈 때 스키 플레이트와 눈이 마찰을 일으키는데, 이때 마찰열이 생기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눈이 녹아 물 층을 형성합니다.
또 스키 플레이트에 체중이 실려서 스키 플레이트가 닿은 부분의 압력이 높아지는데, 눈의 경우 압력이 가해지면 녹는점이 낮아지게 됩니다. 물의 상 변화 그래프에서 통해 압력의 증가에 따른 녹는점의 감소를 잘 확인할 수 있어요. 즉,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눈이 녹아 물이 되므로 스키 플레이트가 잘 미끄러지게 되는 것이죠. 눈 위를 달린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물 위를 달리는 것이네요!
눈이 내리지 않아도 하얗게 펼쳐진 설원 위에서 스키를 탈 수 있는데요, 이는 제설기를 사용하여 인공적으로 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제설기에는 두 개의 노즐이 있는데, 한 노즐에서는 높은 압력으로 압축된 공기와 매우 작은 물방울을 함께 뿌려줍니다. 고압의 공기와 물방울이 대기로 방출되는 순간 급격하게 팽창하고, 이 팽창이 일어날 때 공기와 물방울의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져 물방울이 얼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생성된 작은 얼음은 인공 눈의 핵이 되고, 다른 노즐에서 이 인공 눈의 핵에 물방울을 뿌려주면 물방울이 인공 눈의 핵에 달라붙으며 순식간에 얼어붙어 인공 눈이 형성됩니다. 생성 과정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연적인 눈은 그 결정이 꽃의 모양을 한 데에 반해, 인공 눈의 결정은 일반적인 얼음의 육각형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오히려 인공 눈에서 스키를 탈 때 속도가 빠르고 안정적인 장점이 생기기도 해서 눈이 많이 와도 인공적으로 눈을 만들기도 한다고 하네요! 고글부터 인공 눈까지 스키 속 화학 이야기가 생각보다 많죠?
그저 재미있는 스포츠라고만 생각했던 스키 속 화학 원리, 정말 놀랍지 않나요? 화학 덕분에 스키를 더욱 안전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 겨울에는 스키장 곳곳에 숨어있는 화학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맛보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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