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철 시작! 미끄러지지 않는 등산화가 필요해
2015. 09. 22
조금씩 색이 바래져 가는 가로수 나뭇잎을 보며 점점 깊어지는 가을을 느끼는 나날입니다. 올해는 평년보다 조금 빨리 가을이 찾아와 추석이 지나면 본격적인 단풍놀이 시즌에 돌입한다고 하는데요. 전국 방방곡곡 멋진 단풍 보러 산행에 오르기 전 꼭 준비해야 하는 등산화. 오늘은 산행의 첫 걸음, 등산화 속 화학 이야기를 전해 드릴게요.
전문가들이 흔히 말하는 ‘등산화 고르는 법’에 대해 여러분도 들어본 적이 있으실 텐데요. 발이 적당히 부은 오후에, 뒤꿈치 쪽에 새끼 손가락 한 개가 들어갈 정도로 여유 있는 사이즈의 등산화를 고르라고 하죠. 이렇게 신발의 크기나 발목 높이, 소재 등등 등산화를 고를 때 확인해야 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닌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눈 여겨봐야 할 것은 바로 등산화의 ‘아웃솔(Outsole)’입니다.
‘아웃솔’은 구두창 중에서 땅바닥에 닿는 부분을 가리키는 말로 러버, 우레탄, 가죽 등 신발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소재가 쓰입니다. 1920년대 처음 등장한 등산화는 가죽으로 아웃솔을 만들었는데요. 가죽 소재는 가볍고 유연한 반면, 쉽게 바닥이 닳고 물이 닿으면 변질이 되어 관리가 쉽지 않았죠. 게다가 접지력이 거의 없는 탓에 가죽 아웃솔의 등산화를 신고 산행을 갔다 미끄러지는 사고가 빈번히 일어났다고 해요.
이에, 이탈리아 출신의 등산가 Vitale Bramani가 착안해 만든 것이 고무로 아웃솔을 만든 등산화였답니다. 그의 이름을 따 Vibram이라고 이름 붙은 이 브랜드는 견고한 고무 밑창의 뛰어난 접지력으로 오늘날까지 명품 등산화로 이름을 날리고 있답니다.
소재와 함께 등산화의 접지력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아웃솔의 패턴입니다. 흔히 신발을 신고 땅 위를 밟으면 ‘족적’이라고 하는 신발 무늬가 남기 마련이죠. 아웃솔의 패턴은 이와 같이 그 신발이 갖고 있는 고유한 밑창 모양을 뜻하는데, 단순히 멋을 내기 위한 게 아니라고 하네요.
등산화를 잘 살펴보면 각 브랜드에 따라 아웃솔의 색과 패턴이 다른 걸 알 수 있는데요. 이는 아웃솔을 통해 고유의 브랜드를 구별하는 동시에 각 회사에서 개발한 접지 기술을 구현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래서 아웃솔을 구성하는 각 패턴은 위치, 모양, 각도에 따라 하산 시와 클라이밍, 경사면 등에서 접지력이나 그립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답니다. 이쯤 되면 아웃솔도 과학이라는 생각, 지나치지 않겠죠?
이제 등산화 아웃솔의 과학을 알았으니 자신의 등산 계획에 따라 알맞은 등산화를 고르는 일만 남았네요. 등산화는 그 기능에 따라 경등산화와 중등산화, 릿지화로 나뉘는데요. 트래킹이나 당일 등산 시에는 경등산화가 적당하고, 1박 정도의 종주산행이나 장거리 산행에는 중등산화를, 암벽 등반 시에는 밑창에 특수 고무처리가 된 릿지화를 착용합니다.
또한 발목 길이에 따라 그 용도가 나뉘기도 하죠. 등산화의 발목 부분이 높을수록 발목 관절을 보호하고 피로를 방지해주는 효과가 있지만, 오랜 산행을 할 때 갑갑함을 느낄 수도 있답니다. 더불어 ‘깔창’이라 부르는 등산화 인솔(Insole)도 꼼꼼하게 봐야 합니다. 인솔은 산행 시 지면의 충격으로부터 발바닥을 직접 보호하는 역할을 하므로 거친 지형이나 장거리 산행을 계획한다면 충격을 잘 흡수하는 단단한 소재를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는 점, 잊지 마세요!
고무가 아무리 다양한 곳에, 다양한 형태로 활용된다고 해도, 내 등산화 밑창이 골프공과 한 핏줄이라는 걸 아는 분은 거의 없겠죠? 마모에 강하고 탄성이 뛰어난 합성고무 BR과 천연고무에 비해 균일하고 업그레이드된 성능을 자랑하는 SBR은 모두 합성고무의 원료인 부타디엔(Butadiene)을 개선한 제품인데요. 일반 고무에 비해 뛰어난 접지력으로 등산화와 운동화의 아웃솔은 물론, 탄성 좋은 골프공, 오래 가는 타이어의 재료로 널리 활용되고 있답니다. 역시 다재다능한 화학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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