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가루’ – 그 정체가 궁금하다!
2015. 04. 14
정체를 알 수 없는 가루 4g이 할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채 한 티스푼도 되지 않는 적은 양의 가루로 말이죠. 아마 요리를 할 때 간을 맞추는 소금일수도, 쓰디쓴 커피에 타 넣는 설탕일수도 있을 겁니다. 조금 더 나간다면, 넣기만 하면 모든 음식이 맛있어진다는 전설의 ‘라면스프’ 정도일텐데요. 하지만 결코 이 정도로는 ‘마법의 가루’라는 이번 글의 주제에 걸맞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 4g으로 생수 한 통을 송두리째 흡수할 수 있는 ‘마법의 가루’가 있다면 어떨까요?
보셨나요? ‘마법의 가루’를 물에 넣는 순간, 물이 굳어서 젤리처럼 되는 이 마법 같은 현상의 비밀은 바로…고흡수성 수지 ‘SAP(Super Absorbent Polymer)’입니다. SAP에 흡수된 물 분자는 사슬 모양의 분자 구조 안에 갇혀 외부로 새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유아용•성인용 기저귀, 생리대 같은 제품에 주로 쓰이죠. 국내에선 LG화학만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귀한 물질이랍니다.
LG화학의 연간 SAP 생산량은 28만t 규모로 전 세계를 통틀어도 네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엄청납니다. 중국•인도에서는 유아용 기저귀, 유럽 등 선진국에선 고령화 현상으로 성인용 기저귀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SAP의 시장 전망은 매우 밝은데요. 이렇게 전 세계를 흡수할 기세의 LG화학 노하우가 있겠죠?
그 노하우는 지역의 ‘취향’을 반영하는 게 그 핵심입니다. 중국은 수분 흡수 속도가 가장 중요하지만, 고온다습한 남미에서는 뽀송뽀송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걸 선호하죠. 여기에 유럽•북미 등 선진국은 기저귀 맵시까지 챙긴다고 합니다. 까다로운 취향마저 흡수하는 LG화학의 SAP은 역시 만만치 않은 녀석입니다.
‘기저귀’가 뭐가 대단해 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 기저귀는 인류의 역사에서 오랫동안 존재해온 속옷 중 하나입니다. 어린아이나 노약자 같이 신체적으로 약한 사람들이 사용하다 보니, 기저귀는 기본적으로 부드럽고 흡수성이 풍부하며, 자주 빨아도 견딜 수 있도록 질기고, 잘 건조되며, 배설물의 식별이나 때가 낀 것을 알기 쉽도록 흰 천을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천으로 아래를 감싸는 식으로 사용하였지만, 기술발전을 거쳐 근대에서부터 솜을 사용한 기저귀가 등장했죠. 그러나 솜의 경우 부피가 너무 크거나 부피 대비 흡수력의 부재 등 단점도 만만치 않아서 요즘엔 우리에게 보다 친숙한 일회용 형태의 종이 기저귀가 흔히 이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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