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으로 보는 케미칼 사랑학개론
2014. 12. 16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며~♪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사랑의 아름다움을 노래하지만, 모든 사랑이 영원히 이어지는 것은 아니죠. 사랑의 시작부터 끝까지, 우리의 감정을 조정하는 건 심장이 아닌 호르몬인데요. 이 호르몬 변화에 따라 바뀌는 사랑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사랑은 대부분 한 사람이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면서 처음 시작됩니다. 이때 우리는 상대의 호감과 관심을 사기 위해 공들여 겉 모습을 치장하고, 가능한 그 사람의 곁에 가까이 머물기 위해 노력하죠. 그런데 이러한 자의적인 노력과 별개로 우리 몸 속에서는 왕성한 화학작용이 이루어집니다. 바로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여성은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이 작용하는 것인데요. 남자와 여자가 이성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도와주는 이 호르몬 덕분에 우리는 비로소 주변의 이성을 인식하고, 성적 매력에 이끌려 사랑에 빠지게 된답니다.
호르몬에 이끌려 가까워진 두 사람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사랑에 폭! 빠지는 단계! 이 시기의 사람은 하루 종일 상대방 생각에 넋이 나가 다른 일들엔 집중조차 어려울 지경이죠.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설레어서 콩깍지가 씌였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이때에 우리 몸에는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도파민, 코르티솔 등의 호르몬이 활발히 분비되는데요.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은 흥분감으로 가슴이 뛰게 하고, 도파민은 행복감을 느끼게 하며, 코르티솔은 상대를 보고 긴장하게 만들죠. 특히 감성적인 도파민 호르몬은 이성을 마비시킬 정도로 층만한 사랑의 감정에 깊게 도취되도록 합니다.
불꽃 같이 타오르던 사랑의 파도가 잠잠해지면 두 사람 사이는 단단한 유대감과 애착심, 편안함을 느끼는 애착 단계에 이릅니다. 서로가 상대에게 속해있다는 안정감이 커다란 만족으로 이어지는 시기죠. 이 시기에 작용하는 호르몬은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인데요. 옥시토신은 ‘포옹화합물’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연인 사이의 애착심을 높이는 호르몬입니다. 포옹, 키스 등 신체 접촉을 통해 급격히 분비되며, 출산 후에는 모유 수유 과정에서 모성애를 깊어지게도 하죠. 또한 ‘일부일처제화합물’이라는 별명을 가진 바소프레신은 상대에 대한 지속적인 애착을 유지하도록 해주어 외도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답니다. 서로에 대한 유대감이 깊어지고 성적 만족감이 클 때 여자는 옥시토신, 남자는 바소프레신의 분비가 활발하다니, 성별에 따른 호르몬의 차이가 두드러지죠?
예민한 오감과 다양한 호르몬의 작용으로 뜨거운 사랑에 빠졌지만, 그 감정은 기대만큼 오래 유지되지 못합니다. 대부분의 사랑은 2단계에서 3단계로 이어져 유지되지 못하고 이별에 이르기 마련인데요. 이는 왕성했던 호르몬의 분비가 2년을 채 채우지 못하고 잠잠해지기 때문이죠.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스의 “이별은 우리가 지옥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이다”라는 말처럼 사랑이 깊을수록 이별의 아픔은 더욱 고통스럽게 느껴지는데요. 이 때에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의 영향으로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감소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호르몬이 증가하여 수면 부족과 식욕 부진, 면역력 저하에 빠지죠. 더불어 연애 시절의 추억이 쾌락중추를 자극해 도파민을 분비하고, 이는 잃어버린 행복감에 대한 금단현상과 함께 결핍된 사랑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져 집착이 됩니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관계를 깨닫는 순간 노르에피네프린이 급격히 분비되며 혈압이 오르고 분노가 차오르게 되죠.
여러분, 눈치 채셨나요? 서로 사랑에 빠진 순간과 4단계 이별의 순간,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코르티솔,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으로 똑같다는 걸요. 미국의 인류학자 헬렌 피셔에 따르면, 이러한 호르몬 작용으로 인해 실연당한 사람의 뇌는 마치 사랑에 빠진 첫 순간의 뇌 상태와 유사하다고 하는데요. 똑같이 분비된 호르몬이 사랑의 기쁨이 될지, 이별의 상처로 남을지는 결국 우리 마음에 달린 거겠죠? 부디 모두들 호르몬을 잘 다스려 오래오래 깊은 사랑 하시기를 블로그지기가 기도할게요!
현재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