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다! 현미경 진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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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작은 세상을 보다! 현미경의 진화

        2014. 11. 25

        2014년, 때 아닌 현미경이 화제입니다. 광학현미경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 기술을 개발한 과학자들은 노벨상을 수상했고, 종이로 만든 현미경은 개발도상국에서 질병 퇴치에 일조를 하고 있죠. 2014년, 세상을 바꾸고 있는 현미경의 진화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2014년 노벨화학상의 주인공, 현미경

        2014년 10월 발표된 노벨화학상의 주인공은 분자 수준의 세상을 볼 수 있는 초고해상도 현미경을 개발한 과학자들이었습니다. 세포의 구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극방출억제 현미경을 개발한 독일의 슈테판 헬과 분자 한 개를 직접 볼 수 있는 단분자 현미경을 개발한 미국의 윌리엄 머너와 에릭 베치그인데요. 이들의 기술이 왜 특별할까요?

        201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슈테판 헬, 에릭 베치그, 윌리엄 머너

        201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슈테판 헬, 에릭 베치그, 윌리엄 머너 ⓒwikimedia.or.kr

        기존의 현미경은 명확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광학현미경은 물체가 너무 작으면 굴절되는 빛에 의해 상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1873년 에른스트 아베가 발견한 회절한계 법칙에 따라 가장 파장이 짧은 녹색광을 이용하더라도 대략 0.2㎛(마이크로 미터)보다 작은 물체는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이런 한계 때문에 작은 물체는 전자현미경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전자현미경 또한 물체를 살아있는 상태로 관측할 수 없고 3차원 형태나 움직임을 볼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죠. 이에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들은 형광물질을 활용해 그 한계를 뛰어넘고 현미경의 해상도를 10배 가까이 끌어올려 나노미터 수준에서 세포를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형광현미경, 세포 속도 다 보여요

        먼저 독일의 슈테판 헬은 양자광학 지식을 이용하는 자극방출억제 기법을 개발했는데요. 관측하려는 시료에 레이저 빔을 쏘면 시료가 에너지를 흡수해 들뜬 상태가 되며 형광을 발합니다. 그때 첫 번째 빔과 중첩되게 두 번째 레이저 빔을 중심부가 빈 도넛 모양으로 쏘면 중심부의 작은 공간을 제외하고 다른 곳의 형광은 강하게 억제됩니다. 결과적으로 중심부의 아주 작은 공간의 형태만 뚜렷하게 관측 되고, 이 공간의 크기를 나노미터 수준으로 줄이며 초점을 조금씩 옮기면 아주 작은 대상 전체의 영상을 매우 높은 해상도로 얻을 수 있죠.

        슈테판 헬은 양자광학 지식을 이용하는 자극방출억제 기법

        슈테판 헬이 개발한 자극방출억제 기법 ⓒwikimedia.or.kr

        미국의 에릭 베치그과 윌리엄 머너는 슈테판 헬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머너 박사는 1997년 특정 파장의 빛을 쏘면 세포 안의 형광 단백질 분자의 형광을 끄고 켤 수 있음을 발견한 단분자 분광학의 선구자이고, 베치그 교수는 1995년 새로운 현미경의 기본 개념을 이론으로 제시했었죠. 두 사람은 각자가 발견한 것을 바탕으로 특정 파장의 빛을 이용, 미세한 형광을 여러 번 찍어 그 영상을 결합함으로써 세포 안 단일 분자를 선명한 영상으로 볼 수 있는 방식을 개발했습니다. 세 사람의 연구 성과로 인해 우리는 DNA 전사 과정이나 세포 안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시대에 접어들게 되었답니다.

        기적을 만드는 1달러 짜리 현미경

        1달러로 만들 수 있는 폴드스코프 조립도

        1달러로 만들 수 있는 폴드스코프 조립도 ⓒCybulski J, Clements J, Prakash M/ wikimedia.or.kr

        세상을 바꾸는 또 다른 현미경이 있습니다. 바로 폴드스코프(Fold scope) 입니다. 폴드스코프는 미국 스탠포드대학 기계공학과 생명공학 연구팀이 발명한 현미경인데요. A4사이즈의 종이 틀과 풀, 스위치와 배터리, LED와 렌즈로 구성되어 가격가 0.97달러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저렴하고 단순하다고 비웃으면 큰 코 다쳐요. 생각보다 성능이 뛰어나거든요.

        폴드스코프는 물체를 2천 배까지 확대해 말라리아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또한 LED가 달려있어 특정 물질의 색을 강조해 보거나 어두운 곳에서도 관찰이 가능하답니다. 이 폴드스코프는 개발도상국에 보내 질병을 진단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스탠포드대학은 매년 폴드스코프를 10억 개 이상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 중입니다.

        관찰한 물체가 전염성을 띌 경우를 고려해 폴드스코프는 모두 1회용으로 만들어지고,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은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의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 등 단체들의 후원으로 조달합니다. 뿐만 아니라 폴드스코프는 제작과 원리가 간단해 어린이 과학수업 용도로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데요. 유치원 아이들부터 고등학생까지 누구나 어려움 없이 생물학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에 딱 좋습니다. 덕분에 테드(TED)와 페이스북, 스탠포드대학은 아이들을 위한 과학 행사에 이 폴드스코프를 교구로 활용하기도 했답니다.

        실제 폴드스코프로 확대해 본 생물들의 모습

        실제 폴드스코프로 확대해 본 생물들의 모습 ⓒcybulski-j-clements-j-prakash-m, wikimedia.or.kr

        광학적 한계를 극복해 노벨상을 수상한 현미경도, 종이로 만들어진 일회용 현미경도, 우리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도구임에는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과학과 의료 발전에 큰 도움을 주는 현미경. 앞으로는 얼마나 작은 단위까지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현미경이 개발될 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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