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지 전성시대- 2차 전지, 너 누구니?
2014. 08. 25
똑딱똑딱 잘 가던 벽시계가 멈추면 찾는 것이 있죠? 바로 손가락만 한 건전지요. 예전엔 워크맨이나 삐삐를 쓰기 위해 넉넉히 사두었던 이 건전지를 요즈음엔 통 쓸 일이 없습니다. 대신 요즘 뜨는 건 노트북,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2차 전지죠. 전지가 방정식도 아니고 1차, 2차가 따로 있다니! 대체 2차 전지의 정체는 무엇이고, 그 특징은 무엇일까요?
흔히 ‘배터리’라 불리는 전지는 1800년 이탈리아의 알렉산드로 볼타에 의해 처음 발명됐습니다. 아연판과 구리판을 두 극으로 사용한 가장 간단한 형태의 이 전지는 모든 화학전지의 기본이 되는 역사적인 발명품으로, 볼타의 이름을 따서 ‘볼타 전지’라 명명되었죠. 사실 볼타 전지의 탄생이라는 역사적 사건 뒤에는 매우 중요한 조력자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볼타의 친구이자 이탈리아의 생물학자였던 루이지 갈바니인데요. 그는 죽은 개구리의 뒷다리에 서로 다른 금속이 닿자 전류가 흘러 근육이 움직인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동물 체내에 전기를 발생시키는 조직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볼타 역시 처음에는 갈바니의 이런 주장에 동의했지만, 이후 수많은 실험을 거치며 생물의 조직을 빼고 금속만 있어도 전류가 흐른다는 것을 알아냈죠. 갈바니의 발견으로부터 시작된 호기심이 끈질긴 실험 끝에 전지의 탄생으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업적을 기려 전압을 측정하는 단위에는 볼타의 이름을 따 볼트(V)라는 명칭이 붙여졌답니다.
이후 전지는 많은 과학자에 의해 끊임없이 보완되었습니다. 하지만 볼타가 전해질로 사용했던 산성물질을 대체하지 못해 전지 사용은 늘 화상, 폭발과 같은 위험을 안고 있었죠. 1866년 프랑스의 화학자 조르쥬 르클랑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산 대신 알칼리성인 염화암모늄을 전도체로 활용했고, 이것이 바로 현재 우리가 흔히 쓰는 건전지, 즉 1차 전지의 시초랍니다.
예전에 흔히 쓰이던 건전지의 대부분은 르클랑셰 전지에서 발전된 망간 건전지였습니다. 하지만 망간 건전지는 가격이 싼 대신 사용 시간이 짧고 큰 전류가 필요한 제품에 쓰이면 순식간에 바닥이 났지요. 그래서 요즈음에는 망간 전지보다 조금 더 비싸지만 ‘오래가는 건전지’인 알칼리 전지가 흔하게 쓰인답니다. 그러나 알칼리 전지 역시 아무리 오래 가도 언젠가는 그 수명을 다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죠.
1차 전지와 2차 전지의 차이는 충전과 재사용이 가능한가입니다. 건전지와 같이 한 번 사용 후 재사용이 불가한 경우엔 1차 전지, 재충전과 반복 사용이 가능한 경우엔 2차 전지라고 하지요.
최초의 2차 전지는 프랑스의 플랑테가 1859년 발명한 납축전지로, 요즘도 자동차 배터리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싼 가격과 긴 수명에도 불구하고 과중한 무게와 폐기에 따른 중금속오염 문제 등으로 납축전지 역시 위기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지요. 다행히 그 뒤를 이어 2차 전지 시장을 이끄는 주자들이 속속들이 개발되었지만 말이죠.
니켈-카드뮴 전지는 납작하고 네모난 모양 덕분에 ‘껌 배터리’라 불리기도 합니다. 낮은 온도에서도 성능이 뛰어나고 오랜 시간 방전이나 충전 상태에 있어도 크게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많이 사용되었지요. 하지만 완전히 방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충전하면 용량이 줄고, 납축전지와 마찬가지로 카드뮴의 환경오염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뒤이어 개발된 니켈-수소 전지는 부피와 비교하면 용량이 크고 충전 가능 횟수가 늘었지만, 충전 시 열 발생, 저온에서의 성능 하락 등이 단점으로 꼽힙니다.
1970년대 처음 제안된 리튬-이온 전지는 기술력 부족으로 90년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상용화가 되었는데요. 무게가 가볍고 밀도가 높아 고용량의 소형 배터리가 필요한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 적합합니다. 니켈-카드뮴, 니켈-수소 전지보다 효율성이 높아 하이브리드 종을 포함한 전기차에도 대부분 리튬-이온 전지가 사용되지요. 리튬-폴리머 전지는 리튬-폴리머 전지는 리튬-이온 전지의 뛰어난 성능은 유지하면서, 안전성을 더욱 강화한 제품이에요.안에 포함된 전해질이 젤(Gel) 형태라서 3mm이하의 얇은 전지는 물론, 어떤 디자인에도 적용가능한 다양한 모양으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죠. 요즘 울트라북등 IT제품이 슬림화되면서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전지에요.
인류의 스마트한 진화를 이끄는 움직이는 에너지원 전지 이야기, 즐거우셨나요? 현재 전 세계 2차 전지의 발전을 이끄는 것은 스마트폰 등의 정보통신 기기와 전기차입니다. LG화학은 그 안에 탑재된 리튬-이온 전지와 리튬-폴리머 전지를 활발히 생산하며 기술 발전에 앞장서고 있지요. 더 가볍고, 더 오래가고, 더 안전한 차세대 배터리. 세상을 바꾸는 그 기술 곁엔 항상 LG화학이 있다는 것,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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