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로 보는 화학사 Vol.067, 원자번호 45번 ‘로듐’을 소개합니다.

지난 시간에는 매우 희귀한 강한 방사성 금속 원소 ‘버클륨(Bk, 원자번호 97번)’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오늘은 대기오염을 막는 유용하고 희귀한 원소인 ‘로듐(Rh, 원자번호 45번)’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원자번호 45번 ‘로듐(Rh)’을 소개합니다.

로듐은 백금 계통의 희귀금속입니다. 줄 백금이나 다른 백금족 금속과의 천연 합금 형태로 존재하며, 보통 생산 판매되는 형태는 분말 또는 스펀지 형태로 흑갈색을 띱니다. 로듐은 종종 다른 원소와 결합하지 않은 순수한 상태로 발견되며 매우 희귀한 귀금속입니다. 웬만한 금속보다 몇 배나 비싸 ‘부의 상징’이 되기도 하고, 명예로운 상을 수여 하는 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1979년 기네스북은 역사상 가장 많은 디스크를 판매한 것을 기념해 가수 폴 매카트니에게 로듐을 입힌 디스크를 증정했습니다.

로듐은 내마모성과 내부식성이 우수하고 여러 화학반응에서 탁월한 촉매로 쓰입니다. 로듐의 약 80%는 배기가스 정화 장치인 촉매 변환기로 사용됩니다. 화학 공업 촉매, 장신구들의 도금에 유용하게 쓰입니다.

‘로듐’의 발견과 원소명의 유래

영국의 화학자 윌리엄 하이드 울러스턴은 1803년에 백금 광석을 이용해 만든 장미색 용액에서 순수한 금속을 추출했습니다. 그는 백금 광석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금속 로듐을 얻었습니다. 울러스턴은 이 금속 원소를 아름다운 장밋빛 화합물에서 얻었다며 ‘장미’의 그리스어 ‘로돈(rhodon)’을 따 ‘로듐(rhodium)’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로듐은 첫 발견 직후 한동안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19세기 말부터 산업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도금에 주로 쓰이다 1930년대부터 담배 라이터, 은 제품 등에 장식용 또는 부식 방지용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다른 백금류와 함께 전략물자로 분류돼 상업적 활용이 전면금지 되었으나 1980년대 들어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장치에서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산소로 변환시키는 촉매로 활용되면서 수요가 급속히 늘기 시작했습니다.

‘로듐’은 어디에 사용될까요?

배기가스는 지구 온난화,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골칫거리입니다. 196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최초로 볼리비아가스를 규제한 이후 많은 나라가 관련법을 제정해 배기가스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데요. 로듐은 이러한 배기가스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원소입니다.

로듐은 팔라듐, 백금을 첨가한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든 촉매 변화기의 주재료입니다. 이 촉매 변환기는 배기가스 오염의 주요 원인인 질소 산화물을 무해한 물질로 바꿔 줍니다. 유일한 단점은 팔라듐, 백금, 로듐 모두 매우 비싼 원소로 제작비가 많이 든다는 것입니다. 대체할 물질을 연구하고 있으나 아직 성과가 없습니다.

로듐은 빛의 80%를 반사하는 ‘빛 반사율’이 높아 금속 원소 중에서도 특히 반짝입니다. 따라서 보석 장신구나 액세서리를 도금하는 데에도 사용됩니다. 또한 빛을 효율적으로 반사해야 하는 자동차 전조등, 거울, 고효율 반사판 등에도 쓰입니다. 은은 로듐보다 저렴하고 반사율도 높아 주목받지만, 산소와 결합(산화)하거나 황과 결합(황화)하면 광택을 잃고 검게 변하게 됩니다. 때때로 은으로 만든 보석 제품들은 광택을 내기 위해 로듐 전기도금 처리를 하는데 이를 ‘로듐 플래시’라고 부릅니다.

‘로듐(Rh, 원자번호 45번)’은 매장량이 적고 필요한 곳은 많아 값이 매우 비싸지만, 미래의 환경과 직결되는 소중한 자원입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냄새가 나는 금속 원소란 뜻을 가지고 있는 ‘오스뮴(Os, 원자번호 76번)’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내용 출처> 누구나 쉽게 배우는 원소 (그림으로 배우는 118종 원소 이야기) /원소가 뭐길래 (일상 속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 / Big Questions 118 원소 (사진으로 공감하는 원소의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