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ON – 열폭주 억제 신소재
2024. 11. 26
최근 LG화학에서 아주 흥미로운 신소재를 선보였습니다. 바로, 배터리의 열폭주를 억제하는 소재인데요. 해당 소재는 온도에 따라 전기 저항이 달라지는 복합 물질로 배터리의 온도가 오르는 초기 단계에서 마치 퓨즈처럼 전기의 흐름을 차단합니다. 현재 모바일용 배터리에 먼저 적용해 안전성 검증을 마친 상태이며 앞으로 전기차용 배터리에도 적용해 안전 테스트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오늘 FOCUS ON에서는 이 열폭주 억제 소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LG화학 CTO 산하 기반기술연구소 연구팀은 지난 2024년 10월 1일 전기차 배터리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열폭주 억제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안전성 강화 기능층(Safety Reinforced Layer, 이하 열폭주 억제 소재)’인데요. 열폭주 억제 소재는 온도에 따라 전기 저항이 변하는 복합 물질입니다. 이 열폭주 억제 소재는 배터리의 양극층과 전자의 통로 역할을 하는 집전체 사이에 위치하며, 온도가 90℃~130℃ 수준으로 정상 범위에서 벗어나면 열폭주 억제 소재가 이 온도에 반응해 결합 구조가 바뀝니다. 그럼 전기 저항이 상승해 마치 퓨즈처럼 전기 흐름을 차단합니다. 덕분에 온도가 오르는 초기 단계에서 전기 흐름을 막아 배터리의 열폭주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열폭주는 배터리 내부의 양극과 음극이 의도치 않게 접촉해 단락과 발열이 발생하며 시작된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 초만에 온도가 1,000℃까지 치솟으며 화재로 이어집니다. 발열 초기에 빠르게 반응 경로를 차단할 수 있는 이번 열폭주 억제 소재에 기대가 큰 이유입니다.
열폭주 억제 소재는 머리카락 100분의 1 수준인 1um(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얇은 층 형태인데요. 온도가 1℃ 올라갈 때마다 전기 저항이 5,000Ω(옴)씩 상승할 만큼 온도에 대한 빠른 반응속도를 갖췄습니다. 온도가 다시 내려가면 열폭주 억제 소재의 전기 저항 또한 낮아져 다시 전기가 통하는 가역성*까지 갖췄습니다.
*가역성 : 물질이 어떤 상태로 변하였다가 다시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는 성질
LG화학은 열폭주 억제 소재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배터리 충격 실험과 관통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배터리 충격 실험에서는 전기차용 NCM(니켈 · 코발트 · 망간) 배터리에 약 10kg에 달하는 추를 떨어뜨렸습니다. 그 결과 일반 배터리의 경우 모두 화재가 발생한 반면, 열폭주 억제 소재를 적용한 배터리의 70%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고 나머지 30%는 불꽃이 발생했지만 몇 초 이내 꺼졌습니다.
다음으로 배터리 관통 실험에서는 모바일용 LCO(리튬 · 코발트 · 산화물) 배터리에 못으로 구멍을 뚫었습니다. 일반 배터리는 전체의 84%가 화재가 발생하였으며, 열폭주 억제 소재를 적용한 배터리는 단 한 건의 화재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LG화학의 열폭주 억제 소재 개발은 단숨에 진행된 게 아닙니다. 2009년부터 열폭주 억제 소재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왔습니다.
지난 2022년에는 세계 최장 시간 동안 전기차 배터리 열폭주를 지연하는 배터리 팩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바로 난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인데요. 이 소재를 내열성이 뛰어나 전기차 배터리 팩 커버에 적용하면 일반 난연 플라스틱 대비 긴 시간 동안 열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온도가 변해도 그 형태를 유지하는 치수 안정성이 우수합니다. 이는 일반 난연 플라스틱 대비 45배 뛰어난 성능입니다.
2023년에는 LX하우시스와 함께 ‘특수 난연 열가소성 연속섬유 복합소재(특수 난연 CFT)’를 개발했습니다. 해당 배터리 열폭주 지연 소재는 1,500℃ 이상의 열과 압력을 가했을 때 20분이 지나도 배터리가 녹아 흐르거나 구멍이 생기지 않으며, 업계 최고 수준의 화염 차단 성능을 자랑합니다. 또 단단하고 힘에 의한 변형이 적어 전기차 배터리 부품 중 크기가 큰 배터리팩 상단이나 하단 커버에 쓰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할 때 불길이 퍼지는 걸 효과적으로 지연시켜 운전자의 대피는 물론 화재 진압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기존에도 배터리 셀 내부에 온도 변화에 반응하는 소재를 넣어 왔는데요. 다만, 해당 소재는 반응 속도가 느리거나 에너지 밀도가 떨어졌습니다. 이번에 개발된 열폭주 억제 소재는 이런 단점을 보완한 소재입니다.
앞으로 열폭주 억제 소재는 모바일용 배터리에 적용해 안전성 검증 테스트를 거치고, 이후 대용량 전기차용 배터리 안전성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열폭주 억제 소재가 배터리 업계, 전기자동차 업계에 단비가 될 수 있도록 LG화학은 보유하고 있는 소재 설계에 대한 기술력과 특허 등을 활용해 빠르게 양산으로 달리겠습니다.
오늘은 온도가 오르는 초기 단계에서 전류를 차단해 발열을 막는 LG화학의 열폭주 억제 소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 소재는 전기차 사용자들이 더 안전하게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정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기술입니다. LG화학의 꾸준히 배터리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데 기여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연구와 개발에 힘쓰는 LG화학과 연구진에게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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