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개론] 전지의 원리와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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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학개론] 전지의 원리와 형태

        2016. 07. 27

        선우 준/전지 컨설턴트, TOP21 대표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25년간 LG화학을 비롯한 국내 유수 기업에서 차세대 전지 개발 전문가로 활약했다. 2차 전지의 역사와 미래 전략을 아우른 그의 저서 <2차 전기 Road to the TOP>은 2016년도 세종도서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전지’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일반적으로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전지가 생각날 것이다. 최근 디젤차 배출가스 등의 환경 이슈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세 차례의 글을 통해 전지의 역사와 원리, 리튬 이온 배터리의 적용 분야와 미래의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소개하고자 한다.


        전지의 작용 원리

        전지의 자극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 분리막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음극이 오른쪽에는 양극이 있다.

        화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장치인 전지의 4대 구성 요소는 음극, 양극, 분리막, 전해액이다. 산화 반응에 의해 전자를 만들어 제공하는 음극은 전자의 source가 되므로 “연료전극”이라고 하며, 자유 전자가 풍부한 아연, 납, 카드뮴, 리튬과 같은 금속이 사용된다. 양극은 음극에서 전자를 받고, 전해액을 통해 이온을 받아 환원반응을 일으키는 전극으로 이온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한 산화물, 황화물 등의 세라믹이 주로 양극의 소재로 사용된다.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면 화학 반응에 의해 열이 발생하면서 발화될 수 있기 때문에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막기 위해 분리막이 추가로 필요하다. 전해액은 이온 전도의 매개체로 수소 이온이나 리튬 이온이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1차 전지

        1차 전지는 캔 속의 용량이 다 소진되면 버리는 전지로 AA, AAA 등의 표준화된 사이즈로 되어 있으며 마트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최초의 건전지는 1866년 프랑스에서 개발됐다. 음극은 아연이 쓰였고, 양극은 이산화망간이 쓰였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리튬 전지는 1970년대 일본 Sanyo에서 개발했다. 당시 개발된 리튬 전지는 1차 전지로 양극은 이산화망간이 사용됐고, 음극은 리튬이 사용됐으며, 전압은 3V였다. 리튬은 은백색의 금속으로, 만지면 손가락의 물기에 의하여 검게 탈 정도로 수분에 민감하다. 리튬 1차 전지는 자동 카메라의 전원으로 사용되면서 세계적인 히트 상품이 됐다. Sanyo의 성공에 자극을 받은 Panasonic은 양극에 이산화망간 대신 불소 화합물을 사용한 리튬 1차 전지를 개발하면서 Sanyo와 경쟁했다. 북미, 유럽에 비하여 전지 후진국이었던 일본은 리튬 1차 전지의 개발을 계기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성장하게 된다.

        Ray-o-vac에서 출시한 1차 전지 모습

        Ray-o-vac에서 출시한 전지의 모습ⓒDean Johnson, flickr.com

        미국의 전지회사 Ray-o-vac에서는 20회 정도 충전 가능한 알칼리-망간 전지인 ‘알카바’를 개발했다. 1.5차 전지격인 알카바는 1차 전지와 2차 전지 시장을 모두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시장에서의 반응은 냉담했고 결국 어디에도 낄 수 없는 전지가 되어 시장에서 퇴출됐다.

        2차 전지

        2차 전지는 충전으로 재사용이 가능한 전지이다. 충전은 전기 에너지를 받아 전지가 젊어지는 것으로 일종의 회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충전으로 재사용이 가능한 2차 전지는 보통 충전 용량이 초기의 80%가 되었을 때를 수명이 다 된 것으로 정의한다. 휴대폰에 사용되는 전지의 경우는 수명이 500회 수준이다. 하지만 수명이 다 되었다고 해도 80%의 용량이 남아있어 휴대폰 사용에는 큰 지장이 없다.

        최초의 2차 전지인 납축전지는 건전지가 발명되기 7년 전인 1859년 프랑스에서 발명됐다. 납축전지는 음극에 납, 양극에 산화납을 사용한 전지로 전해액은 황산 수용액이다. 평균 전압은 2V로 물의 전기분해 전압인 1.34V보다 높지만 kinetic barrier로 인하여 전해액이 분해되지는 않는다. 납축전지가 발명된지 거의 160년이 지난 지금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18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전신, 기차 등에 납축전지보다 우수한 2차 전지의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1899년 스웨덴에서 니카드전지가 태어났다. 스웨덴처럼 추운 나라는 전통적으로 전기 화학이 강한데, 금속 표면에 전기 도금을 해야 오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니카드전지와 경쟁자로 등장한 것이 미국의 발명왕 에디슨이 개발한 니켈-철 전지다.

        에디슨이 개발한 니켈-철 전지의 모습 'EDISON'이라 쓰여진 대형 전지 2개가 놓여 있다.

        에디슨이 개발한 니켈-철 전지의 모습ⓒwikipedia.org

        1960년대에 일본의 Sanyo가 휴대용 전자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밀폐형 소형 니카드전지를 개발했다. 밀폐형 니카드 전지의 핵심 기술은 과충전시 양극에서 발생하는 산소 가스가 음극에서 흡수되어 과충전에 의한 가스 발생을 막는 것으로 “oxygen recombination mechanism”이라고 한다. 이 전지의 개발로 2차 전지의 시장이 자동차와 산업용에서 휴대용 전자기기로 영역이 넓혀지면서 건전지 시장을 잠식했을 뿐만 아니라 휴대용 전자기기 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2차 전지 개발 경쟁

        가장 먼저 새로운 2차 전지를 시장에 선보인 나라는 캐나다였다. 1980년대 전지 강국 중 하나였던 캐나다의 실력 있는 과학자, 기술자들이 모여서 전지 venture를 만들었는데 이 업체가 Moli Energy이다. Moli Energy는 고용량, 장수명의 획기적인 전지인 리튬 2차 전지를 MOLICEL이라는 브랜드 명으로 1988년 출시했다. MOLICEL은 일본 NEC의 휴대폰에 장착되어 사용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북미, 유럽, 일본의 2차 전지 개발 경쟁은 이렇게 북미의 승리로 막을 내리는 듯 보였다.

        그러나 역사는 반전이 있기 마련이다. 동경의 길바닥에 휴대폰이 떨어져 있었다. 지나가는 행인이 호기심에 휴대폰을 집어 들고 귀에 대는 순간 휴대폰에서 불이 나게 된다. Moli Energy의 리튬 2차 전지가 장착된 NEC 휴대폰이었다. 이 사건으로 1989년 8월 NEC는 대대적으로 휴대폰을 리콜했고 캐나다의 Moli Energy는 도산해 후에 NEC로 흡수된다.

        소니가 개발한 리튬 이온 전지의 앞면과 뒷면 모습

        소니가 개발한 리튬 이온 전지ⓒwikimedia.org

        이런 혼란 속에서 새로운 전지 2개가 일본에서 탄생된다. 도시바 전지와 Panasonic은 1990년에 니카드전지에서 카드뮴 음극을 수소 저장 합금으로 교체한 니켈수소전지를 상업화한다. 이어서 Sony가 기존 전지보다 전압이 3배 높고, 수명이 1000회가 넘는 획기적인 전지인 리튬 이온 전지를 1991년 상업화했고, 새로운 전지의 주인공이 된 일본은 북미와 유럽을 제치고 전지의 새로운 강자로 등극하게 됐다.

        리튬 이온 전지

        리튬 이온 전지는 리튬 금속을 흑연으로 교체한 전지로 리튬 전지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발명됐다. 리튬이 충방전시 음극과 양극을 왔다 갔다 한다고 하여 SWING(그네) 전지라고 한다. Sony는 리튬이 원자가 아니라 이온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Moli Energy의 리튬 전지와 같은 발화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그들의 SWING 전지를 리튬 이온 전지라고 불렀다. 리튬 이온 전지는 지금까지 개발된 전지 중에서 부피, 무게당 에너지 용량이 가장 크고, 가장 오래 쓸 수 있는 2차 전지이다.

        리튬 이온 전지가 사용된 캠코터 모습

        요즘은 잘 쓰이지 않지만 캠코더에도 리튬 이온 전지가 사용된다ⓒpublicdomainpictures.net

        또한, 창의력의 상징이었던 Sony에서 상업화하였다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이다. Sony는 자사 캠코더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리튬 이온 전지를 개발했다. 리튬 이온 전지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전지가 18650 원통형 전지로 지름 18mm, 높이 65mm 이다. Sony는 캠코더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중년의 동양 남자라는 것을 파악하고 중년의 동양 남자가 잡았을 때 가장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전지 크기로 18650 원통형 전지를 설계했다. 캠코더와 노트북에 사용되던 소형의 18650 원통형 전지가 미국 전기 자동차 업체인 Tesla Motors에서도 사용되고 있는데, Tesla Motors의 전기 자동차에는 7,104개의 18650 원통형 전지가 사용되고 있다.

        리튬 이온 전지는 전해액에 유기 용매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화, 폭발의 위험성이 높다. 이런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 Sony에서는 과충전, 과방전, 과전류에서 전류를 차단해 안전성을 유지하는 보호회로를 개발해 전지에 장착했다. 전자회로의 전원으로 사용되는 전지를 안전하게 구동하기 위하여 보호회로라는 전자 회로가 부착되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LG화학의 프리폼 배터리 모습

        LG화학의 프리폼 배터리

        모든 영역의 시장에서 경쟁력 있게 사용할 수 있는 전지를 만능 전지(universal batteries) 라고 한다. 보호 회로의 도움을 받았지만 리튬 이온 전지는 우수한 성능으로 만능 전지에 접근해 가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성능 향상으로 미래 고성장이 예상되는 자동차용 전지 시장에 주력 전지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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