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개론] 다양한 플라스틱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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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학개론] 다양한 플라스틱의 세계

        2016. 03. 07

        LG케미토피아 화학개론 김형근/ 과학 칼럼니스트 카피라이터, 일간지 기자를 거쳐 과학 대중화와 미래연구에 대한 글을 쓰는 과학 칼럼니스트. <과학으로 이루어진 세상>, <우리가 아는 미래가 사라진다> 등의 책을 집필했으며 번역서로는 <히틀러 과학자들>, <시대를 뛰어 넘은 여성과학자들> 등이 있다.

        성형수술을 영어로 플라스틱 서저리(plastic surgery)라고 한다. 정확히 해석하자면 ‘플라스틱 외과수술’이라는 말이다. 왜 성형수술에 플라스틱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걸까? 한번 들여다보면 이해가 간다. 플라스틱의 열을 가하면 이렇게도 저렇게도 변형되는 성질을 관련이 있는 어원인 것이다. 지난 60년 동안 어떤 종류의 소재도 플라스틱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맡지는 못했다. 플라스틱이 인류의 삶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플라스틱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번 시간에는 플라스틱의 역사와 그 종류에 대해서 알아본다.


        당구공 소재 개발과정에서 나온 플라스틱

        인류의 역사를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구분한다면 현대는 플라스틱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플라스틱 없이는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혁신적인 제품들을 제조할 수 없었다. 새로운 금속합금과 소재들이 나오고 있지만 플라스틱의 범용성을 따라가기엔 아직 요원해 보인다. 플라스틱이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cos)’에서 유래됐다. “모양을 바꾸거나(shaped) 녹여서 본뜰 수 있는(molded)”이라는 말이다. 최근에도 여러 합성물들이 나오고 있지만 ‘폴리’라는 단어가 앞에 붙거나 ‘합성’이라는 접두사가 붙는다면 대부분 플라스틱이라고 부를 수 있다.

        산업혁명 시대의 공장 모습 전경

        플라스틱이 태동했던 산업혁명 (c) wikipedia(https://en.wikipedia.org/wiki/Industrial_Revolution)

        플라스틱의 첫 시작은 산업혁명의 시기로 거슬러간다. 독일 화학자 크리스티안 쇤바인(Christian Friedrich Schönbein, 1799~1868)이 스위스 바젤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1846년, 폭발성이 강하고 탄성이 큰 질산 섬유소(니트로 셀룰로오스) 합성에 성공한다. 그러나 단순히 합성했을 뿐 제품이 될 만한 물성은 부족했다. 발전은 우연한 곳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당시, 신사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당구에 사용되는 공은 비싸고 귀했던 아프리카 코끼리의 상아가 주재료였다. 그런데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코끼리 수가 줄어들어 상아 수급이 어려워졌다. 당구공 제조업자들은 1만 달러의 상금까지 걸고 상아를 대체할 당구공 소재를 찾기 시작했다.

        숫자가 적혀있는 당구공이 순서대로 늘어서 있다.

        당구공 소재와도 관련이 있는 플라스틱의 역사

        인쇄출판업자이자 발명가인 미국의 존 하이어트(John. W. Hyatt 1837~1920)도 여기에 뛰어들었다. 그는 질산섬유소를 잘 용해시킬 수 있는 물질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피부질환 치료제로 쓰이는 캠퍼팅크(camphor tincture)를 질산섬유소에 넣었더니 질산섬유소가 녹기 시작했다. 1869년, 최초의 천연수지 플라스틱 ‘셀룰로이드’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이 새로운 물질은 열을 가하면 어떠한 모양으로도 만들 수 있었고, 열이 식으면 상아처럼 단단하고 탄력 있는 물질이 됐다. 막상 당구공 재료로는 적합하지 않았지만, 대신 틀니, 단추, 만년필 등의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꾸준한 진화를 거쳐 1933년, 현재에도 가장 많이 소비되는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플라스틱의 구분

        플라스틱을 정의할 수 있는 범위는 매우 넓다. 일반적으로는 고분자 소재인 폴리머(polymer)를 원료로 한 모든 소재를 일컫는다.  폴리에틸렌은 주로 합성수지의 기초원료로, 폴리프로필렌은 합성섬유, 그리고 폴리부타디엔은 합성고무의 원료가 된다. 이들 폴리머가 수천 수만 가지에 이르는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기초가 된다. 각각의 물적인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합성수지, 합성섬유, 합성고무를 대표적인 예로 들어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합성수지 

        합성 고분자 물질 중에서 섬유와 고무로 이용되는 이외의 것을 총칭한다. 여기에는 열가소성수지와 열경화성수지로 크게 나뉜다. 열경화성 수지(thermosetting resin)는 열을 가하여 모양을 만든 다음에는 다시 가열하여도 녹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마지막에는 재로 남지만 숯이 타면서도 녹지 않고 형태를 유지하는 것처럼 한 번 성형하면 가열하여도 다시 다른 형태로 변형되지 않는 수지다. 전통적으로 전기 플러그 등의 전기 절연제, 자동차 브레이크 판, 연삭제용 접착제 등 용도 이외에 최근에는 금속을 대체하는 부품으로 많이 응용되고 있다. 풍력 발전기 날개, 비행기 동체 제작, 전자 제품 등에도 폭넓게 쓰이는 것이 특징이다.

        유리병에 각각 들어간 노랑, 빨강, 파랑, 초록 색색의 플라스틱 조각들

        우리가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이라고 부르는 것의 대다수는 합성수지이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열가소성 수지(thermoplastic resin)가 있다. 열을 가하여 형태를 만든 뒤에 다시 열을 가하면 형태를 녹여서 변형시킬 수 있는 수지다. 열경화성 수지 제품은 내열성, 내용제성, 내약품성, 기계적 성질, 전기절연성이 좋다. 충전제를 넣어 강인한 성형물을 만들 수 있으며 고강도 섬유와 조합하여 섬유강화플라스틱을 제조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합성섬유

        천연섬유(면·양모·생사 등)와 대비되는 소재이다. 합성섬유는 저분자 물질을 연결하여 사슬 모양으로 이어 고분자물질로 조립하는 중합반응을 통해 만들어진다. 합성된 고분자를 녹이거나 열을 가하여 가느다란 구멍으로부터 실타래처럼 압출시켜서 굳힌다. 만들어진 가는 실은 잡아당겼을 때에 늘어나지 않을 정도로 알맞은 탄력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합성된 섬유 전체가 한결같이 이와 동일한 구조를 가졌다고 가정하면 어떤 섬유는 너무 굳어서 구부러질 수가 없으며, 어떤 섬유는 너무 부드러운 것이 될 것이다.

        나일론 소재의 칫솔모

        매일 쓰는 칫솔모도 나일론으로 만들어진다.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합성섬유는 어느 정도의 섬유로서의 강도를 갖고 있으며, 또 유연한 부분도 있음으로써 부드러운 성질이라든가 흡수성·구부러지기 쉬운 성질 등을 갖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우리가 익히 아는 ‘나일론’이다. 나일론 섬유는 매우 뛰어난 성질을 갖고 있다. 매우 가벼우면서도, 구부림이나 마찰에 대해서도 강한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입고 쓰는 각종 직물과 ·어망·타이어 코드 등을 비롯하여 공업 용도에까지 널리 쓰인다.

        합성고무

        합성 고무의 탄생에는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 제1차 및 제2차 세계대전 때의 천연고무의 공급부족에다 20세기 초부터 자동차공업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타이어의 수요증대가 겹쳐서 합성고무는 획기적인 발전을 하였다. 합성고무는 높은 탄성과 강성을 가진 합성 고분자 소재로서, 내마모성, 반발탄성, 기계적 특성이 우수하여 주로 타이어, 벨트, 신발 등에 사용되는 고기능성 소재에 활용되고 있다.

        여러 무늬의 타이어 표면

        타이어도 성능과 계절에 맞게, 각기 다른 성분의 합성고무가 사용된다.


        플라스틱의 무궁무진한 진화

        새로운 플라스틱 개발 및 기존 플라스틱의 새로운 응용도 급속도로 가속화되고 있다. 철보다 더 딱딱하면서도 접을 수 있는 플라스틱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상상이 아니다.  ‘새로운 플라스틱은 결코 부러지지 않으면서도 탄력성은 매우 좋다. 긁어도 흠집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 뿐만이 아니다. 화재가 발생해도 거의 타지 않는다. 그래서 연기에 질식할 염려가 거의 없다.’ 이와 같은 꿈의 플라스틱도 머지 않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색을 뿜는 플라스틱 이미지

        앞으로 플라스틱은 어떻게 진화할까?

        2000년 노벨화학상은 전기전도성플라스틱(electro-conductive plastic)을 개발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전도성 폴리머를 발견하고 개발한 공로로 앨런 히거(Alan J. Heeger,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학), 앨런 맥디아미드(Alan G. MacDiarmid,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시라카와 히데키 교수(일본 츠쿠바 대학) 3명이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고분자 물질인 플라스틱은 금속과 달리 전기가 통하지 않아 구리 선이나 다른 전선 등의 절연체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들 3명의 과학자는 플라스틱의 분자구조를 변형, 전도체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혁명적인 발견을 한 것이다. 이처럼 플라스틱은 각기 다른 수많은 성질과 종류가 있다. 그 성질을 잘 이해하고 이용하면 수 천 가지, 수만 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플라스틱 기술은 너무나 변화무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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