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증거, 화학으로 잡아라! 지문채취 기법 - LG케미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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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의 증거, 화학으로 잡아라! 지문채취 기법

        2015. 03. 09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과학수사물 ‘CSI 시즌 15’가 국내에 방영을 시작하였습니다. 생생한 사건 현장을 구석구석 비추는 특유의 몰입감으로 많은 마니아를 형성하고 있는 시리즈죠. 덕분에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도 극 속에서 묘사되는 과학수사 기법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유명 분석가가 주최한 프로파일러 체험전이 성황리에 열리기도 했고요. 그래서 오늘은 과학수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기법 중 하나인 지문채취 속 화학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사람을 식별하는 생물학적 코드, 지문

        모든 사람은 지문을 갖고 있습니다. 지문은 태아 3개월일 때 만들어져 영구히 그 모양이 변하지 않는데요. 이런 지문을 과학수사에 이용하게 된 이유는 사람마다 지문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일란성 쌍둥이조차 그 모양이 다른데요. 통계학적으로 같은 지문을 가진 사람이 나타날 가능성은 870억분의 1이라고 합니다. 현재 전세계 인구가 약 72억 명이니 나와 같은 지문을 가진 사람은 평생 찾아도 만나기 힘들겠죠?다양한 색과 모양의 지문들

        아르헨티나 경찰관 후안 부체티크(Juan Vucetich)는 최초로 지문을 이용하여 사건을 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는 영국의 과학자 프랜시스 골튼(Francis Galton)의 저서 <지문, 1892>을 연구하고 이를 수사에 활용해 두 아들을 살해한 범인을 지문감식으로 검거했습니다. 이후 부체티크는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지문 분류 체계를 완성했고, 저서 <지문 비교검사, 1904>를 출간하게 됩니다. 가히 ‘지문감식의 아버지’라 불러도 손색 없을 열정이죠.

        (좌) 후안 부체티크의 사진, (우) 후안 부체티크의 동상

        (좌) 후안 부체티크의 사진, (우) 후안 부체티크의 동상ⓒwikipedia.org

        가루 속에서 떠오르는 흔적, 분말법

        현재 과학수사에서 지문채취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법은 분말법입니다. 미세한 가루를 묻힌 고운 붓으로 조심스럽게 물체의 표면을 문질러 지문이 드러나게 하는 것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죠. 이러한 채취 기법은 우리 피부의 피지선이 있기에 가능한 것인데요. 물체를 잡거나 닿았을 때 손가락 끝부분에 묻어있던 기름 성분이 지문 모양으로 찍히는 원리입니다.핑크색 가루가 묻은 붓으로 지문을 채취하고 있다.분말법에는 주로 입자가 고운 알루미늄 가루나 흑연가루, 숯가루 등이 이용됩니다. 이때, 지문이 망가지지 않게 붓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또한 분말법은 지문이 남은 후 시간이 흐를수록 기름 성분이 말라버리기 때문에 선명한 지문을 얻을 수 없습니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후 다양한 채취기법들이 개발되었답니다.

        뿌리고 말리고 채취하면 끝, 액체법

        지문이 너무 오래되어 분말법으로 채취하기 힘들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는 닌하이드린(Ninhydrin) 용액을 뿌려서 지문채취를 시도합니다. 지문이 찍힐 때, 기름 성분과 함께 피부의 단백질을 이루는 소량의 아미노산도 묻어나는데요. 1954년 스웨덴 과학자 스반테 오덴(Svante Oden)에 의해 이 성분이 닌하이드린과 반응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고, 이를 활용한 액체법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병에 들은 액체를 분사하고 있다.액체법으로 지문을 채취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잠복성 지문이 있는 곳에 닌하이드린 분말이 섞인 용액을 분사한 후 섭씨 80도로 말리면, 용액이 증발하면서 점차 보라색의 지문이 점차 나타나는데요. 초기에는 휘발성이 강한 아세톤에 닌하이드린을 혼합해 사용하다 두통을 일으키고, 폭발성이 강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에탄올로 안정성을 높은 시약을 사용하고 있답니다.

        강력한 접착제로 지문까지 굳혀라, 훈증법

        지난번에 소개 드렸던 점착제와 접착제, 기억하시나요? 강력한 접착력은 지문까지 고정해버릴 수 있다고 하는데요. 순간접착제의 주성분을 이루는 시아노아크릴레이트(Cyanoacrylate)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시아노아크릴레이트는 수분과 반응하면 하얗게 굳어버리는 백화현상을 보이는데, 이는 접착제로서는 좋지 않은 성질이지만, 훈증법 지문채취에는 매우 유용하답니다.마스크 쓴 남성이 손전등으로 무언가를 살피고 있다.훈증법은 주로 물체에서 지문을 채취할 때 사용합니다. 밀폐된 공간에 잠재 지문을 가진 물체를 넣고, 시아노아크릴레이트를 기화시키면 지문 속 수분과 반응하여 하얗게 굳은 지문을 얻을 수 있죠. 최근에는 진공펌프를 접목하여 보다 더 선명한 지문을 채취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과학적으로 발전하는 수사 기법을 알아보니, 완전범죄 없는 세상이란 말이 실감이 납니다.

        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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