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킨과 피터 잭슨, 그리고 호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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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톨킨과 피터 잭슨, 그리고 <호빗>의 마지막 이야기

        2014. 12. 12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극장가의 이슈를 꼽자면 단연 <명량>과 <인터스텔라>의 흥행 돌풍이 떠오르죠. 그렇다면 새해를 앞둔 연말 개봉작 중에서는 어떤 영화를 가장 기대하고 계신가요? 아마 많은 분들이 피터 잭슨 감독의 <호빗: 다섯 군대 전투>를 기다리고 계실 텐데요.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부터 13년간 이어진 ‘중간계 시리즈’의 대단원을 기념하며, J. R. R. 톨킨과 피터 잭슨 감독, 그리고 그들의 창조물을 돌아봤습니다.


        J. R. R. 톨킨, 중간계를 창조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영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J. R. R. 톨킨(John Ronald Reuel Tolkien, 1892~1973)은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학교 수업료를 낼 수 없을 정도에 이르자 그의 어머니는 직접 아들을 가르치고, 많은 책을 읽도록 했습니다. 당시 톨킨이 좋아했던 작품은 루이스 캐롤이 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환상문학에 가까운 장르소설이었는데요. 아주 어린 시절부터 환상문학 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였다고 할 수 있죠! 특히 유년기를 보냈던 영국 버밍엄 근교의 시골 마을은 그가 자연을 벗삼아 무한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문학적 젖줄이 되었습니다.

        J.R.R 톨킨과

        (좌)J.R.R 톨킨, (우) <호빗> 70주년 기념판 하드커버 표지ⓒwikimedia.org

        이후 옥스퍼드 대학의 장학생으로 입학한 톨킨은 이 즈음부터 자신만의 언어인 ‘앨프어’를 만들었는데요. 이를 계기로 언어의 바탕이 되는 ‘신화’ 창작에 대한 열망을 느꼈다고 해요. 1925년 동 대학의 앨글로색슨어 교수로 취임한 그는 영화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의 원작자로 유명한 C. S. 루이스와 교류하며 북유럽과 북유럽 신화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주고 받았고, 1937년 드디어 자신이 창조한 ‘중간계(Middle-earth)’를 배경으로 한 첫 작품 <호빗>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이 소설은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고, 출판사의 요청에 따라 톨킨은 이후 1954년부터 55년까지 3권으로 이루어진 <반지의 제왕>을 출간하며 ‘판타지 장르 문학의 아버지’로 자리매김했답니다.

        피터 잭슨, 스크린 속 중간계의 문을 열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연출하기 이전의 피터 잭슨은 할리우드에서 괴짜 감독으로 유명했습니다. <고무인간의 최후>나 <데드 얼라이브>와 같은 저예산 초기작들에서 그는 내내 노골적인 B급 정서와 기괴한 유머감각을 자랑하는데요. 이러한 작품들은 이후 컬트 팬을 양산하며 피터 잭슨을 독특한 위치의 작가 감독 반열에 올려놓았죠. 더불어 실화를 바탕으로 소녀들의 위험한 우정을 그린 <천상의 피조물>로 평단의 열렬한 갈채를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상업적으로 성공한 감독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방대하고 복잡해 모두가 영화화하기를 망설였던 J. R. R. 톨킨의 중간계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요?

        이전의 피터 잭슨 작품, (좌)천상의 피조물, (우)프라이트너(출처: 네이버 영화)

        피터 잭슨 감독 초기 작품. (좌)<천상의 피조물>, (우)<프라이트너>(출처: 네이버 영화)

        아직 기술 발전이 더뎠던 90년대 후반, 피터 잭슨은 <프라이트너>라는 코믹 호러 영화를 연출했는데요. 그때까지도 영화 속 어색한 CG 장면은 많은 이들의 조롱거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1993년 시각효과 전문회사 ‘웨타 디지털’을 설립해 꾸준히 CG 기술을 발전시켰고, 이러한 기술적 자산은 피터 잭슨이 판타지 장르인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연출자로 발돋움하는 데에 탄탄한 기반이 되었답니다. 18살 때 원작을 처음 읽고 팬이 된 그가 소설이 그려낸 중간계를 완벽하게 그려낼 기술까지 가졌으니, 연출을 망설일 필요가 없었겠죠?

        시리즈

        <반지의 제왕> 시리즈(출처: 네이버 영화)

        이후 피터 잭슨은 <반지의 제왕> 3부작을 한꺼번에 촬영하는 모험을 감행했고, 장중하고 철학적인 이야기와 화려한 시각효과가 조화된 그의 영화는 ‘톨키니스트’라 불리는 원작의 마니아들까지 매료시키며 어마어마한 흥행을 기록합니다. 그리고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으로부터 9년의 시간이 흐른 뒤, 그는 다시 한 번 톨킨의 작품 <호빗>을 완벽하게 영상으로 재현하며 전세계 팬들의 환호를 받았답니다.

        <호빗: 다섯 군대 전투>,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호빗>은 톨킨이 <반지의 제왕>보다 먼저 집필한 작품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요정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는데요. 내용이 점점 깊어지며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더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피터 잭슨은 <반지의 제왕> 3부작을 완성한 후 <킹콩>, <러블리 본즈> 등의 작품을 연출하며 이 <호빗> 시리즈를 각색했다고 해요. <반지의 제왕> 보다 원작이 짧아 2편으로 제작 예정이던 <호빗>은 이 과정에서 살이 붙으며 3부작의 시리즈로 재탄생 되었습니다.

        피터 잭슨 감독

        피터 잭슨 감독ⓒwikimedia.org

        호빗족의 빌보 배긴스가 마법사 간달프의 제안으로 잃어버린 왕국을 되찾기 위해 친구들과 떠나는 여정을 그린 <호빗>의 극중 이야기는 <반지의 제왕>에 앞서는 프리퀄(Prequel: 오리지널 영화의 선행 사건을 그린 속편)입니다. 덕분에 <호빗: 뜻밖의 여정>에서는 빌보가 그 유명한 골룸과 절대반지를 처음 만나는 장면을 볼 수 있답니다!  더불어 이 시리즈는 1편부터 곧 개봉할 마지막 <호빗: 다섯 군대 전투>까지 모두 아이맥스, 3D, 4D 등 다양한 포맷으로 제작되어 많은 화제를 모았는데요. 특히 2편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부터는 초당 프레임이 일반 영화의 2배인 48프레임으로 촬영하는 HFR(High Frame Rate) 기법을 활용해 더욱 선명하고 유려한 영상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시리즈

        <호빗> 시리즈(출처: 네이버 영화)

        <호빗: 다섯 군대 전투>를 마지막으로 13년 동안 이어진 피터 잭슨의 ‘중간계 시리즈’는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그러나 팬들 대부분은 피터 잭슨 감독이 톨킨의 역작인 <실마릴리온>까지 영화화할 것을 기대하고 있는데요. <실마릴리온>은 톨킨이 56년에 걸쳐 집필한 유작으로, 그가 평생 연구한 신화 및 언어에 대한 모든 지식과 문학적 성과가 고스란히 담겨 이전 소설들의 구심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려 1만 5천 년 중간계의 역사를 다룬 이 책을 영화화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톨키니스트들은 피터 잭슨이 자신만의 색깔로 톨킨의 세계를 다시 한 번 그려주길 바라는 듯 합니다.

        톨킨의 유작 <실마릴리온>

        톨킨의 유작 <실마릴리온>ⓒwikimedia.org

        과연 이번 겨울 <호빗> 시리즈가 끝난 뒤에도 피터 잭슨이 그린 톨킨의 중간계를 스크린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10년 뒤 또다시, 피터 잭슨 감독은 팬심을 이기지 못해 메가폰을 잡지 않을까요? 확정되지 않은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그 날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딱 하나뿐인 듯 합니다. 바로 <호빗: 다섯 군대의 전투>의 마지막을 놓치지 않는 것 말입니다.

        *메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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