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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야기

[화학개론] 리튬 이온 전지의 물적 안전성과 적용 분야

2016년 9월 1일

LG케미토피아 화학개론: 선우준/전지 컨설턴트, TOP21대표,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25년간 LG화학을 비롯한 국내 우수 기업에서 차세대 전지 개발 전문가로 활약했다. 2차전지의 역사와 미래 전략을 아우른 그의 저서 <2차전지 Road to the TOP>은 2016년도 세종도서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지난 시간에는 전지가 작동하는 원리와 다양한 형태의 전지를 그 역사과정을 통해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지난 번 글의 말미에서 언급한 리튬 이온 전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수한 성능은 기본이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리튬 이온 전지의 장점과 다양한 적용 분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리튬 이온 전지의 장점

여러 종류의 자동차 전지가 놓여있다.

많은 운전자들이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아 배터리를 교체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자동차에 장착된 납축전지의 수명이 비교적 짧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배터리 교체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더 긴 수명의 2차전지를 원했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된 전지가 바로 ‘리튬 이온 전지’다. 전지의 수명 기준을 충•방전 횟수로 봤을 때, 기존 납축전지는 300회였던 반면 리튬 이온 전지는 1,000회가 넘는 획기적인 수명으로 “죽지 않는 전지”라고 불렸다.

또한, 수명과 함께 전지의 성능을 결정하는 또 다른 기준은 사용 시간인데, 리튬 이온 전지는 1회 충전 후 사용 시간이 가장 길다. 이렇게 우수한 수명과 긴 사용 시간으로 인해 리튬 이온 전지는 휴대용 전자기기와 전기 자동차에서 주력 전지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리튬 이온 전지에게도 단점은 있다. 리튬 이온 전지는 캔 속에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넣을 경우, ‘필드사고’라고 불리는 발화,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2000년대에는 노트북에서 필드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1회 충전 후 사용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려는 지나친 욕심으로 너무 많은 에너지를 넣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필드사고 경험을 통해 안전성이 강화된 리튬 이온 전지가 개발되었는데, LG화학에서 분리막에 세라믹 코팅을 해 강건한 설계의 전지를 개발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강건설계를 통해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등 높은 안전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도 리튬 이온 전지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휴대용 전자기기

휴대용 전자기기(노트북과 휴대폰 보조배터리)가 놓여있다.

1990년대 리튬 이온 전지는 휴대용 전자기기 시장에서 니켈 수소 전지와 치열한 경쟁을펼쳤다. 전지는 다른 종류의 전지와 공존을 거부한다. 경쟁에서 지는 전지는 완전히 시장에서 퇴출된다. 초기 휴대폰의 작동 전압은 5V 였다. 당시 니켈 수소 전지는 “껌전지”라고 부르는 각형 전지를 사용하였는데, 1.2V의 껌전지 5개를 직렬 연결시켜 6V의 팩을 만들어 사용했다. 반면 리튬 이온 전지는 3.6V의 원통형 전지 2개를 직렬 연결시킨 팩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원통형 전지는 캔 내부에 죽은 공간(dead space)이 많아 리튬 이온 전지 팩이 니켈 수소 전지 보다 컸고 전압 호환성 측면에서도 불리하였다. 그러나 모토롤라에서 휴대폰의 작동 전압을 5V에서 3V로 내리는데 성공하면서 전세는 역전됐다. 리튬 이온 전지는 직렬 연결 필요 없이 1개로 팩 구성이 가능하게 되었고 모양도 전자기기에 적합한 각형으로 바뀌면서 휴대폰 시장에서는 짧은 시간에 리튬 이온 전지가 니켈 수소 전지를 몰아내고 독점하게 된 것이다.

배터리가 분리되어 있는 노트북의 아랫면.

노트북은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노트북은 작동 전압 14V로, 이를 위해서는 다수의 cell을 직렬, 병렬 연결시켜야 하기 때문에 과충전시 발화, 폭발의 위험성이 있는 리튬 이온 전지는 사용할 수가 없었다. 또한 그 당시 리튬 이온 전지는 2개를 직렬 연결해 캠코더와 휴대폰에 사용했던 것이 경험의 전부였기 때문에 노트북에는 니켈 수소 전지가 주력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니켈 수소 전지는 무겁고 고온에서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데, 회로집적도가 높아 발열이 심한 노트북에 니켈 수소 전지는 적당한 전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당시 노트북 선두 업체였던 HP, Dell, Apple 등은 리튬 이온 전지의 안전성을 높여 노트북에 적용할 방안을 찾았는데, 그 중 하나가 과충전시 전류를 끊어 열폭주 현상을 막아주는 정교한 벤트인 CID(current interrupt device) 사용을 의무화한 것이다. 또한, 전지의 잔여 용량을 측정하는 연료계(fuel gauge)를 장착하게 하고 본체와 정보를 주고 받는 기능도 추가하는 등 리튬 이온 전지의 팩 기술 수준은 휴대폰에서 노트북으로 가면서 급격히 높아졌다. 노트북 업체들은 리튬 이온 전지를 장착한 후 10개월의 테스트 기간을 거쳐 모든 모델의 노트북에 리튬 이온 전지를 적용했고, 니켈 수소 전지는 노트북 시장에서도 완전히 퇴출됐다.

전동 공구용 전지

리튬 이온 전지는 고출력에서 열이 발생해 모터를 돌리는 용도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리튬 이온 전지는 구동모터를 돌리지 않는 3C 시장 즉, 휴대폰(cellular phone), 노트북(laptop computer), 캠코더(camcorder)에 국한되어 사용되었다. 3C 시장이 1990년대를 주도했기 때문에 3C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리튬 이온 전지 시장이 커질 수 있었다. 그러나 모터를 돌릴 수 없는 리튬 이온 전지는 시장 팽창에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리튬 이온 전지 TOP3 업체인 Sony, Sanyo, Panasonic은 1999년 얇은 전극과 넓은 면적의 탭(tab)을 적용하고, 전극에 전자 전도 물질의 양을 늘린 고출력 리튬 이온 전지를 개발해냈다.

전동 공구(드릴)로 벽에 구멍을 뚫고 있다.

이 고출력 리튬 이온 전지는 2003년 구동 모터를 돌리는 전동 공구 시장에 진출하게 되는데 전동 공구는 출력과 진동 측면에서 가장 적용이 까다로운 대상이었다. 전동 공구 시장은 그 당시에 니카드 전지가 주도하고 있었다. Sanyo는 안전성이 우수한 소재인 LFP를 양극으로 하는 전지를 개발하여 전동 공구 업체에 공급했으며, 전동 공구 업체에서는 Sanyo의 LFP 전지의 성능과 안전성에 매료됐다. 이 후 전동 공구 업체에서 LFP가 적용된 전지 외에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LFP전지의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기 자동차

도로를 주행 중인 은색의 아우디 자동차 우측 앞 모습.

ⓒAudi 공식 홈페이지

1990년대 캘리포니아주는 ‘California mandate’ 라는 자동차 관련 환경 규제를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TOP 7 업체는 의무적으로 일정 물량의 ZEV(Zero emission vehicle)를 판매해야 한다는 규정이었다. 그러나 ZEV는 생산 원가가 비쌌고, 이 중 전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마침 친환경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던 Toyota, Honda, Ford는 친환경 자동차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로 결정하고, 전지의 원가 비중을 낮추기 위한 새로운 타입의 자동차를 개발했다.이것이 바로 ‘동력 지원 하이브리드 자동차’인데, 자동차에 리튬 이온 전지와 모터를 탑재해 파워를 지원함으로써 엔진의 출력을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연비 향상과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는 자동차다.

또한, 신호 대기 시에는 엔진이 꺼지고, 출발 신호가 들어와 자동차를 출발시키면 일정 속도까지 전기 모터가 차량을 구동한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전지에 충전이 되는 회생 제동 기능도 있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외부 충전이 필요 없다는 것이었다. Toyota의 최초 하이브리드 자동차 모델인 Prius는 2016년 3월 370만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친환경차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쉐보레 볼트 자동차에 전기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다.

쉐보레 볼트ⓒwikipedia.org

GM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과도기의 시장이며 궁극적으로는 연료 전지 자동차로 갈 것이라고 판단하고 다른 업체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하는 동안 연료 전지 자동차에 전념했다. 그러나 이는 전략적 실수임을 인지하고 2000년대 초 전략을 수정, Plug-in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 개발에 나섰다. PHEV는 외부 충전이 가능하고, 20Ah 이상 용량의 전지를 탑재하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로 처음에는 엔진을 끄고 전기 자동차 모드로 주행하다가 전지의 용량이 일정 수준 미만이 되면 엔진이 켜지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모드로 전환된다.

GM은 PHEV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리튬 이온 전지에 공을 많이 들였으며, 리튬이온 전지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고 있던 LG화학과 협업에 나섰다. 그 결과 GM은 중국,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볼트’를 2009년 출시했다.

ESS(Energy Storage system)

LG Chem ESS ENERGY STORAGE SYSTEM의 전경

리튬 이온 전지를 사용한 최초의 ESS는 1990년대 일본에서 나왔다. 그러나 현재 ESS 시장 TOP 4는 LG화학, 삼성SDI, BYD, 코캄으로 TOP4 중에서 3개 업체가 한국 업체이고 일본 업체는 없다. ESS 사업은 한국이 시장 선점을 통하여 주도권을 확실히 하고 있는 것이다.

ESS는 단주기 ESS와 장주기 ESS로 구분된다.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되는 전기는 햇빛에 따라 전기의 양이 변하는데 일정한 품질의 전기 공급을 위해서는 전지로 출력량을 보정을 해 주어야 한다. 이런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단주기 ESS이다.

태양광은 일반 전기와 연결되어 있는 계통 연계형과, 섬과 같은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발전을 하는 독립형으로 구분된다. 독립형 태양광의 경우 밤이 되어 햇빛이 없으면 전기 발전이 중단된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주간에 만든 전기를 전지에 보관해 두었다가 야간에 사용한다. 이런 목적으로 설치된 ESS가 장주기 ESS이다.

전기 자동차의 수명은 10년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후에도 전기 자동차에 사용된 리튬 이온 전지의 용량은 초기 용량의 80% 정도가 남아있다. 이런 전지를 이용하여 저가형 ESS나 UPS 등에 재사용할 수도 있다. 리튬 이온 전지는 긴 수명 덕분에 휴대용 전자기기나 전기 자동차보다 더 오래 사는 전지가 되었다. 이것이 리튬 이온 전지의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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