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감과 단감, 감 종류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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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땡감과 단감, 감 종류 뭐가 다를까?

        2016. 09. 08

        땡감과 단감부터 홍시와 곶감까지, 감 종류의 비밀은?(감 나뭇가지에 감 4개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백로도 지난 요즘 가을답지 않게 여전히 더위의 여운이 남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데요. 그래서 보통 추석이 다가오는 즈음이면 찬바람이 불어 두꺼워지던 옷차림도 올해만큼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어김없이 돌아온 민족의 대명절 추석, 오늘은 추석을 맞이하여 차례상에도 올라가는 가을의 대표 과일, 감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감의 종류, 땡감과 단감 어떻게 다른가?

        감나무는 동북아시아가 원산지인 온대 낙엽수로 연평균기온 11~15도에서 잘 자랍니다. 보통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동해(凍害)를 입어 한반도에서는 주로 중부 지방 이남에서 재배하는 편이죠. 이런 성격 탓에 한반도에서 남쪽에 위치한 대한민국에서 사과, 포도와 더불어 3대 과실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한답니다.

        이처럼 우리에게 친근한 감. 우리는 흔히 감하면 아삭거리는 식감의 단감, 그리고 말랑거리는 빨간 속살에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홍시(연시)를 떠올리고는 합니다. 이 두 감은 각기 다른 종류의 과일로 착각하는 분들도 많지만 실제로는 감이 자라면서 떫은 맛이 사라지는 ‘탈삽’ 현상의 경험 여부에 따라 그 운명이 나뉩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토종 감은 대부분이 떫은 맛이 강한 땡감에 해당하고 일제시대 일본을 통해 유입된 종이 우리가 흔히 아는 단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감의 역사(싱싱한 주홍빛 단감 이미지)

        단감의 역사

        앞서 소개했듯 단감은 일제시대 일본에서 유입된 것이 한반도에 정착하여 뿌리내리면서 우리에게도 친숙해진 품종입니다. 한랭한 기후에 약한 감의 특징상 주로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재배가 이뤄지게 되었는데요. 이런 이유로 비교적 따뜻한 기후를 보이는 남쪽이 감으로 유명한 지역이 많습니다. 특히 단감으로 유명한 진영의 경우 진영에서 역장을 지낸 일본인 하세가와가 진영 중부에서 한국 여성과 결혼을 한 뒤, 1927년 최초로 일본인 식물학자인 요시다, 사토오, 히까미 등의 동료들과 진영읍 진영리 부곡 신용리에 최초 100주를 시험 재배하면서 단감 재배의 역사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최초로 단감을 재배한 지역답게 지금도 여전히 단감으로는 진영이 최고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단감은 이처럼 일본에서 유입된 품종의 하나이며 이와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토종 감들은 대체적으로 떫은 맛이 강하여 땡감이라고 불렸습니다. 땡감은 너무 떫은 맛 때문에 그냥 먹으려면 곤욕을 치러야 하는데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땡감은 변신을 통해 맛있는 형태로 탈바꿈합니다.

        부드러운 홍시부터 쫀득쫀득한 곶감까지 감 속의 맛있는 화학 탈삽(좌: 주홍빛의 완전한 홍시 1개와 반으로 2등분 된 홍시/우: 곶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감 속에 숨겨진 맛있는 화학 ‘탈삽’

        땡감은 입에 맞지 않는 특유의 떫은 맛 덕분에 홀대를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변화를 줘도 그 맛이 천지차이로 변모하기도 하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바로 홍시(연시)와 곶감으로, 땡감을 탈삽과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탈바꿈한 형태입니다. 여기서 탈삽이란 땡감의 떫은 맛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탈삽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존재합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따뜻한 온도(40도 정도)에서 땡감을 일정 시간 노출시키는 방법, 알코올 성분 혹은 술과 함께 두는 방법, 그 외의 다양한 화학적 방법 등이 사용됩니다.

        흡사 김치의 발효와 같은 탈삽에는 흥미로운 화학적 작용이 숨어있습니다. 본래 감 속에 있는 수용성 탄닌은 혀 점막의 단백질을 응고시켜 떫은 맛을 느끼게 합니다. 그런데 알코올 성분이 땡감의 주변에 있을 경우 이 알코올 성분과 땡감의 효소가 작용하여 아세트알데히드로 전환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떫은 맛의 주범인 수용성 탄닌을 불용성으로 만들어 입에 닿아도 떫지 않게 하는 것이죠. 이 원리의 일환으로 가정에서는 소주나 술, 혹은 사과를 잘라서 넣어두기도 합니다. 사과에서 나오는 에틸렌 가스가 땡감의 탄닌을 묶어두면서 동시에 감을 익게 만드는 것입니다.

        떫은 감을 난로 곁에 두면 CO2와 고온에 의해 탈삽이 진행(벽난로 앞에 장작 나무가 쌓여 있다.)

        그 외의 화학적 방법으로 에틸렌, 아세틸렌가스 등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보통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인체에 무해하고 관리가 쉬운 이산화탄소입니다. 과거 어르신들이 난로 부근에 감을 두었다가 드시고는 하신 것도 바로 난로의 연소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땡감의 떫은 맛을 없애고자 하는 생활의 지혜였던 것이죠.

        곶감은 그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떫은 땡감의 껍질을 벗기고 말린 것으로 건시라고도 불리는데 최근 인기가 많은 반만 말린 반 건시의 경우 건조를 통한 탈삽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떫은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곶감은 시상 또는 시설이라고도 불리는 하얀 가루 같은 것이 표면을 덮고 있는데요. 이는 감의 내부에 있던 당분이 건조 과정에서 표면으로 결정화되어 나온 것으로 주성분은 포도당이며 표면에 많을수록 당도가 높은 감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감의 영양과 효능

        100g 당 237kcl = 공기밥 한 그릇! 다이어트 중이라면 곶감 보기를 돌 같이 하라!(테이블 위에 찻잔엔 차가, 다과 접시엔 곶감 3개가 놓여있다.)

        감은 그 종류와 변형된 형태에 따라 칼로리도 다른 특징을 지닙니다. 보통 아무런 가공이 이뤄지지 않은 단감(땡감 포함)의 경우 100g당 83kcal 정도를 보이며, 이와 비교해 탈삽을 통해 물컹하게 변한 홍시(연시)의 경우는 100g당 56kcal를 보입니다. 이는 두 감의 수분함량 차이 때문으로 단감(72%)의 수분함량 대비 홍시(83%)의 수분함량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그럼 자연스럽게 건조를 통해 수분 함량을 대폭 낮춘 곶감의 칼로리는 더 높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한데요. 실제 곶감의 경우 30% 정도의 수분함량을 보이며 100g당 칼로리는 무려 237kcal로 밥 한 공기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합니다. 다이어트를 요하시는 분들이라면 풍요로운 명절 추석이라 하더라도 곶감과는 거리를 두시는 것이 좋겠죠?

        감은 변형되는 형태에 따라 각기 다른 영양적 특징을 지님(테이블 위에 완전체 홍시와 반으로 2등분 된 홍시가 작은 티스푼과 함께 놓여있다.)

        보통 감의 영양을 논할 때 자주 거론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비타민C와 비타민A입니다. 감에 비타민C가 많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는 미국감(66mg)에 해당하는 것으로 레몬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우리나라의 감은 홍시(연시)가 20mg, 단감이 13mg, 곶감은 4mg 정도로 사과보다는 월등히 높지만 상대적으로 좀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비타민A는 단감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지 감귤, 살구와 더불어 비타민A를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과일 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입니다. 비타민A는 눈의 건강 증진 및 항산화 작용을 수행하여 매우 유용한 영양소입니다. 한편 곶감의 경우 비타민A도 상당량 있으면서 섬유소는 감 종류 중 가장 많은 편이라 대장 건강에 이롭습니다.

        감 속 카테킨의 항암효과! 녹차와 감이 함유하고 있는 카테킨은 폴라보노이드 계열 물질로 항산화 및 항암 효과를 지님(녹차가 쌓여있고 그 위로 노란빛의 액체가 하얀 그릇에 담겨 있다.)

        여기에 더해 감의 또 다른 효능을 논하자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물질인 카테킨입니다. 카테킨은 녹차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성분으로 항산화, 항암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는 물질입니다. 카테킨은 과당과 비타민C를 함께 섭취할 경우 흡수율이 3배까지 상승하여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감에는 이 모든 것들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덜 익은 땡감에 특히 많은 수용성 탄닌은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며, 감나무 잎에는 다량의 비타민 C도 함유(감 나뭇가지에 초록빛의 덜 익은 땡감이 열려있다.)

        마지막으로 감의 효능으로 숙취해소를 들 수 있습니다. 감 중에서도 땡감에 다량 함유된 수용성 탄닌은 위에서 말했듯 아세트알데히드를 만날 경우 반응하여 불용성 탄닌으로 변화됩니다. 이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를 소모하게 되는데 보편적으로 숙취의 가장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이 아세트알데히드입니다. 이 말인즉, 수용성 탄닌을 함유하고 있는 감의 섭취는 자연스럽게 아세트알데히드의 감소로 이어져 숙취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탄닌은 펙틴이라는 감의 또 다른 성분과 함께 장의 알코올 흡수를 방해하고 카탈라아제 등의 효소가 알코올 산화를 촉진시켜 동의보감에서도 ‘숙취엔 감’이라고 전할 정도랍니다.

        오늘은 가을을 맞아 가을의 대표적인 과일 감의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명절의 차례 상부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즐기는 간식까지 다양한 면모로 변신하는 감. 알고 보면 흥미로운 감의 화학, 이제 이해가 되셨나요? 잘만 먹으면 항산화는 물론 항암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을 만큼 몸에 좋은 과일이니 이번 추석에는 가족들끼리 둘러앉아 감 한 조각씩 나눠보시는 것은 어떠실까요?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Peace Hue

          궁금한 것은 하나의 감을 단감으로 먹느냐, 홍시로 먹느냐, 아니면 곶감으로 먹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영양성분의 비교입니다.
          무조건 100그램을 기준으로 성분비교를 하면 단감 1와 곶감 3~4개의 합친 것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곶은 무게가 줄어들겠지만 홍시는 모르겠네요. 단감을 홍시로 만들면 무게가 늘어나나요? 위 본문을 보면 확실친 않지만 수분함량이 높다고 하는 것으로 미루어 단감이 홍시로 변하며 전체 무게가 늘어났던지 혹은 내재된 당분이 줄었던지 한 듯 보입니다만…
          또 다른 궁금증은 불용성탄닌의 효과입니다. 수용성 탄닌이 숙취해소에 좋다면 수용성이 불용성탄닌으로 변한 홍시나 곶감은 숙취해소에 도움이 안되나요? 숙취해소를 위해 땡감을 먹어야 하나요?

          하여간 100그램의 단감과 곶감, 홍시의 비교는 100그램의 감과 300그램의 감을 비교하는 것으로 정확히 곶감이 되어 칼로리가 높아졌다고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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