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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콧물이 주룩주룩, 화생방 속 화학

2016년 7월 26일

진재훈 24 화학공학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해드리기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할 것을 다짐합니다:D 재훈재훈

주변에 제대한 친구들이 있다면 한 번 물어보세요. 너는 무슨 훈련이 가장 힘들었니? 열에 아홉은 아마 이것이라고 말 할 겁니다. 군필자라면 누구나 두려워하는 그 이름, 바로 ‘화생방’! 사실, 화생방이라는 용어는 화학, 생물학, 방사능 을 뜻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군대에서 화생방을 한다는 것은 화학 중에서도 CS 가스를 마시는 것을 훈련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이 CS 가스라는 것이 무엇이길래 무슨 원리로 군인들을 그렇게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일까요?


군인들을 두렵게 하는 CS gas의 정체는?

CS라는 명칭은 최초 발견자인 Ben Corson와 Roger Stoughton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는데요. 이름도 복잡한 2-chlorobenzalmalononitrile 라는 물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cs가스 분자모형과 갈고리 이미지

(좌측) CS가스 분자ⓒwikipedia.org

많은 분들이 CS가스의 분자 모양이 갈고리 모양이기 때문에 호흡기나 점막 등에 상처를 입힌다고 알고 계시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 분자가 갈고리처럼 생겼나요? 갈고리처럼 생겼더라도 마이크로 단위의 분자가 세포를 상처 입힐 수 있을까요?

입자 상태로 부유하는 CS 입자는 피부나 점막 등을 자극하게 되고 우리 몸의 방어 체계는 이를 위험물질로 인식, 제거하기 위해 과도하게 눈물, 콧물, 침 등을 분비하게 됩니다. 훈련 시에 피부를 문지르지 말라는 이유도 입자가 날카로워서 베이는 게 아니라 손에 붙어있는 입자와 피부의 수분기에 의해 골고루, 깊숙이 발라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엄밀하게 말하면 CS는 ‘Gas’가 아니라 ‘에어로졸’인데요, 에어로졸이란 기체 사이에 부유하는 액체, 고체 입자로 안개, 아지랑이, 구름 등이 이런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CS탄 면역

cs면역-화생방 훈련 중 멀쩡한 남자의 이미지

CS탄 면역자가 있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훈련소에 전설처럼 떠도는 이야기이지만 몇 천 명 중에 한 명 꼴로 CS탄에 대한 면역자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CS 입자에 대한 반응은 일반적으로 굉장히 극심하지만 개인 면역체계에 따라 반응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훈련을 받다 보면 고통을 거의 느끼지 않거나 반응이 없는 사람들을 간혹 가다 목격할 수 있는데요. 여러 번 화생방 훈련을 받은 병사들 중에서도 후천적인 면역 능력을 얻는 이들이 종종 있다고 합니다.

군인들의 구세주, 정화통의 원리!

화생방 얘기를 하면서 방독면을 빼놓을 순 없겠죠? CS가스를 흡입하는 게 가장 고통스럽긴 하지만 그 전까지 반복되는 방독면 착용 훈련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어깨끈, 조임끈, 목끈 무슨 끈들이 그렇게 많은지… 사실 방독면 착용에 관한 모든 훈련은 가스의 물리적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쉽게 말해 공기가 새어나가지 않게 복면을 꽉 조여 씀으로써 가스를 차단하는 것이죠. 하지만 아무리 방독면을 잘 써도 정화통이 없거나 샌다면 CS가스에 그대로 노출되게 됩니다. 이 정화통이 가스 방어의 핵심인 화학적 필터링을 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방독면 정화통의 물리적 필터와 화학적 필터 이미지

위 그림처럼 오른손잡이인 착용자 기준으로 방독면의 왼쪽에 붙어있는 통을 정화통이라고 합니다. 오른쪽은 정화통의 단면을 보여주는데요, 아랫부분엔 비교적 큰 입자들을 걸러주는 물리적 필터가 장착되어 있고 위쪽엔 방독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화학적 필터가 부착돼 있습니다.

활성탄 이미지와 그 사이에 여과되는 화학물질들 이미지

화학적 필터의 주 성분은 활성탄(activated carbon)인데요. 탄소에 산소를 주입해 만든 물질로, 수없이 많은 미세 구멍들을 가지고 있는 다공성 물질입니다. 방독면을 착용했을 때, 호흡이 힘들어지는 이유도 이 작은 구멍들 때문인데요. CS입자의 경우는 호흡시 이 구멍에 흡착되어서 차단되게 됩니다. 가끔 방독면이 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대부분 정화통이 불량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군필자 형이 알려주는, 화생방 잘 받는 법

사실 화생방 훈련을 잘 받는 팁은 없습니다. 그저 무사히 살아 돌아오라는 말 밖에는… 하지만 훈련 전에 알아두면 유용할 팁들이 있는데요!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CS캡슐의 위치를 파악해라!

화생발 훈련 공간 중앙에 놓인 활성탄 이미지

화생방 훈련은 여러 사람이 함께 받기 때문에 자리 선정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CS 캡슐은 상온에서 고체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훈련 준비를 할 때, 조교가 이 캡슐을 3개 정도 가열해서 에어로졸 형태로 만듭니다. 이를 어느 지점에서 제조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입장 전에 이를 미리 파악해놓고 이 곳에서 멀리 떨어질 수 있도록 전략을 짜 보세요. 출구와 가깝다면 더욱 좋겠죠?

 정화통 잘 착용하기

올바른 정화통 쓰기 방법 이미지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요즘 화생방 훈련은 방독면을 쓰고 들어가서 정화통을 뺐다 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이 경우엔 숨을 참고 정화통을 정확하게 끼는 것이 중요한데요. 조금이라도 어긋나게 되면 당황하게 되어 큰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정화통을 다시 낄때에 한 손으론 정화통 전면부를 꾹 눌러주고 어느정도 입구와 제대로 결합이 된 것 같은 느낌이 올 때 반대쪽 손으로 정화통을 돌리는 것이 가장 안전했는데요.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합이 잘 되지 않더라도 당황하지 않는 자세입니다. 침착하세요!


지금까지 화생방 속 화학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재미있게 보셨나요? 앞으로 TV 프로그램에서 화생방 훈련 장면을 보게 된다면, 제가 오늘 알려드린 내용들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생하는 국군 장병들의 노고도 함께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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