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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이야기

‘초판본’부터 ‘독립잡지’까지, 이색 도서 모여라

2016년 4월 21일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을 읊어 봤습니다. 갑자기 웬 시 낭독이냐고요? 요즘 서점가에서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거든요. 뿐만 아니라 김구의 <백범일지>,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 학창시절 교과서에서나 봤을 법한 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또 한 편에서는 손바닥만한 책방에서 작가도, 제목도 심상찮은 잡지와 단행본들이 알음알음으로 나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요. 책 한 권도 나만의 취향을 고집하는 분들을 위해 오늘은 개성 강한 도서들의 이야기를 파헤쳐볼까요?


디자인도, 내용도 그 시절 그대로 – 초판본 복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전은 처음 출판 당시의 1판 1쇄 초판본이 굉장히 비싼 가격에 거래되곤 합니다. 국내에서는 2014년 백석 시인의 <사슴> 초판본이 경매를 통해 7천 만원에 팔리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처음 책의 가치를 간직하고 있다는 점과 희귀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서점가에 초판본 열풍이 다시 불기 시작했습니다. 구하기도 어렵다는 초판본이 한꺼번에 갑자기 나타날 리도 없는데 말이죠.

복간된 초판본 책 표지ⓒ소와다리, 알라딘

복간된 초판본 책 표지ⓒ소와다리, 알라딘

이 낯선 열풍의 시작은 아주 작은 1인 출판사 ‘소와다리’였습니다. 이 출판사는 2013년 ‘피터래빗’ 시리즈를 시작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어린왕자> 등 저작권이 만료된 해외 소설들의 초판본을 표지까지 그대로 복간해 내놓았는데요. 생각보다 그 반응이 컸던 거죠. 이에 백석, 김소월, 윤동주 시집의 초판본을 연달아 복간했고, 다른 출판사들까지 초판본 러시에 동참하기 시작했습니다.

복간된 윤동주와 김소월의 시집 초판본ⓒ소와다리, 알라딘

복간된 윤동주와 김소월의 시집 초판본ⓒ소와다리, 알라딘

복간된 초판본의 매력은 ‘예쁨’에 있습니다. 일견 촌스러워 보이지만 출간 당시의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한 복고풍 표지가 눈길을 끌죠. 또 세로읽기 등 옛 방식을 최대한 살린 편집과 ‘한정판 출간’이라는 점도 책을 좋아하는 수집광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매력이고요. 덕분에 익숙했던 ‘진달래꽃’, ‘사슴’과 같은 우리 시가 먼지를 털고 사람들의 입 안에서 다시 읊어지고 있답니다.

책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 독립출판 도서

매년 독서인구가 줄어들어 서점가가 울상이라고 하지만, 읽는 사람들의 열독율은 여전한 듯 싶습니다. 덕분에 ‘책맥’같은 새로운 독서 문화가 나타나기도 했고요. 읽는 사람은 적지만 책을 쓰고 만드는 사람 역시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규모가 큰 출판사가 아닌, 혼자 글을 쓰고, 표지를 디자인하고, 판매까지 도맡는 ‘1인 출판사’의 등장 또한 몇 년 사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왼쪽부터) 독립출판 도서ⓒ문학과 죄송 페이스북/ 에픽로직/ 시월세집 페이스북

(왼쪽부터) 독립출판 도서ⓒ문학과 죄송 페이스북/ 에픽로그/ 시월세집 페이스북

시, 소설, 에세이, 만화나 드로잉까지 1인 출판물의 범위는 한계가 없는데요. 유명 출판사의 시집 시리즈 디자인과 구성을 벤치마킹 한 ‘문학과 죄송’사의 시집, 트위터에 올렸던 140글자 내의 짧은 이야기를 엮어 낸 단편집 <이야기다발>, 월세 마련을 위해 매달 내는 시집 <시월세집> 등 위트와 개성이 넘치는 기획과 내용으로 열혈 독자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가운데 포인트 조명으로 멋을 낸 독립 서점 내부, 전방에 잡지들이 진열되어 있다.

이들 책은 일반 서점이나 사이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는데요. 독립출판물을 전문적으로 만들고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책방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대표적으로 유어마인드, 스토리지북앤필름, 더북소사이어티 등이 있죠. 보다 가까운 책방은 ‘동네서점 지도’ 에서 찾을 수 있고, 텀블벅에서 아직 출간되기 전의 책을 직접 골라 구매 예약도 가능합니다.

종이의 시대, 잡지의 부활 – 독립잡지

요 몇 년간 단행본만큼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잡지 시장. 오랜 세월 역사를 이어온 유명 잡지들의 폐간 소식을 볼 때마다 정말 종이 책의 시대는 끝난 걸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그럼에도 여전히 나누고픈 주제를 찾아 모여서 글을 쓰고, 잡지를 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독립잡지 발행인들입니다.

(왼쪽부터) 독립잡지ⓒ66100 페이스북/ 라인 매거진, 유어마인드/ 월간잉여 페이스북

(왼쪽부터) 독립잡지ⓒ66100 페이스북/ 라인 매거진, 유어마인드/ 월간잉여 페이스북

월간, 계간, 연간 등 발행 주기는 다르지만 이들 잡지는 메이저 잡지들이 다루지 않는 이야기를 찾아 나름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넉넉한 플러스 사이즈 패션과 컬처를 다루는 <66100>, 성에 대한 여러 금기를 다루는 19금 아트북 <젖은 잡지>, 기차를 타고 떠나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LINE>, ‘수저게임’ 개발자가 취업 실패 후 창간한 <월간 잉여> 등은 매번 출간과 함께 품절될 만큼 인기가 높답니다.

이들 잡지는 정해진 주제에 따라 글이나 일러스트, 사진 기고자들과 함께 구성되며 보다 정제되지 않은, 그렇기에 솔직한 이야기를 가득 담아냅니다. 예산 등의 사정에 따라 발행 주기가 일정치 않은 경우도 있지만, 그게 또 패기 넘치는 독립출판의 매력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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