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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야기

[화학개론] 석유에서 화학소재가 되기까지

2016년 2월 27일

LG케미토피아 화학개론 김형근/ 과학 칼럼니스트 카피라이터, 일간지 기자를 거쳐 과학 대중화와 미래연구에 대한 글을 쓰는 과학 칼럼니스트. <과학으로 이루어진 세상>, <우리가 아는 미래가 사라진다> 등의 책을 집필했으며 번역서로는 <히틀러 과학자들>, <시대를 뛰어 넘은 여성과학자들> 등이 있다.

현대경제를 지탱하는데 화석연료와 석유화학 생산품에 얼마나 많이 의존하고 있는지, 그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는 것 같다.

– 로버트 힉스(Robert Higgs 1944~ ), 미국의 경제사학자-

초등학교 한 선생님이 학생들한테 숙제를 냈다. “화학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그림을 그리고, 그 옆에 설명을 간단히 쓴 다음에 제출하라는 숙제였다. 그런데 참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학생 상당수가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모습을 그렸다. 어린 학생들의 눈에 비친 화학이란 굴뚝연기가 전부였다. 로버트 힉스의 지적처럼 우리가 누리는 아주 많은 혜택에도 불구하고 아마 화학만큼 알려지지 않은 분야가 없을 것이다.


화학제품이 아닌 것이 없는 세상

한낮의 남대문과 그 주변의 도로 풍경 사진

우리의 일상, 화학이 아닌 것이 있을까?

우리의 일상을 살펴보자. 회사로 출근한다. 자동차 부품 가운데 화학제품을 제외시키면 무엇이 남을까? 플라스틱을 제외하면 몇 개의 전선 줄과 엔진만이 남을 뿐이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거의 화학제품으로 되어 있다. 아기들이 혼자서도 잘 노는 벨벳 동물인형, 레고, 바비 인형도 합성수지가 원료다. 올해 열릴 2016 리오올림픽에서 신기록을 내기 위해서는 특수한 기능성 섬유로 만든 스포츠 의류가 필요하다. 다 화학소재들이다. 이 화학소재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 지는 것일까? 먼저 가장 근본이 되는 ‘석유’부터 알아보자.


기원전부터 이어진 석유의 역사

석유의 90퍼센트는 탄화수소로 이루어져 있다. 석유 속에는 이외에도 500가지가 넘는 화합물이 들어 있다.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생산되는 석유는 구성성분이 각기 다르며,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다. 먼저 어원을 살펴보면, 원유를 뜻하는 페트롤리엄(petroleum)이라는 단어는 원래 고대 그리스어의 바위(rock)를 뜻하는 ‘페트라(petra)’와 기름(oil)을 뜻하는 ‘올레움(oleum)’의 합성어다. 다시 말해서 땅 속 바위에서 나오는 기름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원유를 한자로 옮기면서 석유(rock oil)라는 단어가 생겼을 것으로 추측된다.

해질녘 벌판의 석유 시추기의 실루엣

석유는 땅속으로부터 시추된다.

인류가 석유를 사용했다는 내용은 기원전 480년경에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가 쓴 역사서 ‘역사’에 언급된다. 그는 기원전 2300년경에 메소포타미아의 가장 번성했던 고대 도시인 바빌론의 성벽과 탑을 건설하는데 석유를 정제한 후 생기는 아스팔트가 사용됐다고 언급했다. 또, 페르시아 고대 문헌에는 석유가 사회 상류층 계급에서 의약품으로, 그리고 불을 밝히는 용도로 사용됐다고 나와 있으며 중국에서는 347년경에 대나무를 이용해 석유를 채굴했다는 내용도 있다.


‘검은 황금’을 증류해야 얻을 수 있는 납사(Naphtha)

석유시대 초기 사람들은 수많은 시험 시추를 거친 후 마침내 관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석유를 ‘검은 황금’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 검은 황금이 우리가 실제로 사용하는 화학소재가 되어 그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장 먼저, 원유는 여러 가지 혼합물이기 때문에 각 성분들을 분리하고 불순물을 골라내는 ‘정유’라는 정제과정을 거쳐야 한다. 방법은 원유를 끊는점에 따라 성분들을 분리하는 것인데, 이를 화학적인 용어로 분별증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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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증류로 납사가 추출되는 과정

 

분별증류(fractional distillation)는 끓는점이 다른 혼합물을 가열하여 끓는점이 낮은 것부터 높은 것을 유출하여 혼합물을 분리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분별증류를 위해 원유를 섭씨 350도까지 가열한다. 이 때 끓는점이 이 온도 아래인 모든 성분이 기화된다. 그 증기는 증류탑으로 들어가게 된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탑은 많은 층을 지니고 있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더 차가워진다. 증기 형태의 한 물질이 자신의 끓는 점에 걸맞은 층에 도달하면 응축되면서 다시 액체가 된다. 증류탑 지붕으로는 더 이상 응축될 수 없는 가스가 빠져나간다. 각각의 층으로는 여러 가지 중간 유분이 빠져나가고 지하실에는 찌꺼기가 남는다. 이 과정이 증류법이며, 여기서 추출되는 것 중 하나가 화학소재에서 가장 기초원료가 되는 납사(Naphtha)다.


납사를 쪼개고, 합쳐서 폴리머(Polymer)로

납사를 화학소재로 만들기 위해서는 또 한 가지 과정이 필요하다. 납사를 증발시켜 가스를 수증기와 함께 섭씨 900로 가열하면 혼합물이 뜨거운 관에서 다수의 탄화수소가 쪼개지고(crack) 이 조각들은 다시 작은 분자로 합쳐진다. 이러한 공정을 ‘크래킹(craking)’이라고 한다. 이 공정에서 석유화학공업 제품의 기본재료들이 분리되는데 절반이 에틸렌, 3분의 1이 프로필렌, 10퍼센트 정도가 부타디엔이다. 이들 기본재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합성법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화학소재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다.

납사 크래킹 공정 프로세스/1. 열분해공정: 납사를 고온에서 분해, 탄소수가 적은 탄화수소로 분해하는 과정, 2. 급냉공정: 고온의 분해가스를 2차에 걸쳐 냉각, 분ㄹ리시키는 과정 3. 압축공정: 냉각된 분해가스를 경제적으로 분리, 정제하기 위해 압축기를 이용해 승압시키는 과정 4. 정제 공정: 압축 건조된 분해가스를 단계별로 각 성분을 분리하는 과정. 에틸렌, 프로필렌, 분해가솔린 등이 생산된다.

납사 크래킹 공정 프로세스

그러나 이 기본재료들은 모두 기체들이다. 그래서 성질을 바꿀 필요가 있다. 탄화수소 화합물은 원래 결합 사슬이 길어지면 고체가 된다. 따라서 에틸렌을 중합해서 폴리에틸렌을 만들고, 프로필렌을 중합시켜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처럼 화학에서 작은 분자(저분자)를 중합시켜 분자가 많은 고분자로 만드는 것을 중합(polymerization)이라고 한다. 그리고 고분자를 폴리머(polymer)라고 한다. 이 폴리머에서 각종 원료들이 만들어진다. 폴리에틸렌은 합성수지의 기초원료로, 폴리프로필렌은 합성섬유, 폴리부타디엔은 합성탄성고무의 원료가 된다. 이 폴리머가 수천 수만 가지에 이르는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기초가 된다.


오늘의 한줄 정리

A) 원유를 정제하기 위해서 열을 가하고, 끊는점에 따라 각 유분들이 생성되고 그것 중 하나가 ‘납사’이다.

B) ‘납사’를 다시 열분해 하여, 중요한 기초재료인 에틸렌을 비롯해 프로필렌, 부타디엔을 얻는다. (기체)

C) 이들을 중합을 시켜 고분자로 만들면 고체가 되고, 이 고체들이 우리가 익히 아는 화학소재가 된다. (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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