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데이!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즐기는 짜장열전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를 옆구리 허전한 채 쓸쓸히 보낸 외로운 영혼들이여, 우리를 위한 이벤트데이 ‘블랙데이’가 왔습니다. 블랙데이에는 역시 짜장면을 먹어야 제 맛이죠. 짜장면은 마치 우리의 흑역사 연애만큼이나 어둡긴 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솔로들의 대표 음식 짜장면, 블랙데이에는 좀 더 특별한 짜장면을 먹으면 맛나겠죠. 짜장 좀 먹어봤다는 짜장원정대 L양과 G군이 짜장의 성지, 인천 ‘차이나타운’을 찾아갔는데요. 짜장의 신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정통원조의 맛! <신승반점> – ‘간자짱면’, ‘유니짜장면’

처음으로 소개할 곳은 짜장면의 전통을 대대로 이어온 ‘신승반점’입니다. 짜장면의 시초는 ‘공화춘’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현재 공화춘의 주인이 바뀐 반면 신승반점은 공화춘을 개업한 창업주의 막내딸이 개업하여 3대째 가업을 이어 운영을 하고 있답니다.신승반점의 대표메뉴는 ‘간짜장’과 ‘유니짜장면’입니다. 일반 짜장면이 소스를 만들 때 물과 전분을 넣는 것과 달리, 이들 짜장면은 소스를 볶아서 만든답니다. 이 중 유니짜장면은 재료를 잘게 다진 것이 특징이죠. 주문을 하면 면과 소스가 따로 나오는데, 면에 올려진 반숙 계란프라이가 눈길을 끕니다. 여기에 적당량의 소스를 넣고 비벼 먹으면 원조 짜장면을 맛볼 수 있습니다.

사실 간짜장과 유니짜장면은 모두 주위에서 쉽게 맛볼 수 있지만, 그 맛만은 전혀 평범하지 않았는데요. 전통을 이어온 짜장면의 특별함이 느껴졌습니다. 소스에 들어간 재료의 크기 차이지만, 그 결과는 다른 맛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다진 고기가 더 많이 들어간 유니짜장면은 육식을 좋아하시는 분께, 아삭아삭한 야채의 식감을 느낄 수 있는 간짜장은 채식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해 드립니다.

짜장원정대 한마디!
L양 “정통 짜장면의 진수!”
G군 “평범한 메뉴지만, 내공이 느껴지는 특별한 맛”

으리으리하고~ 화려하다! <연경> – ‘하얀짜장면’

4층 규모의 화려한 건물을 자랑하는 ‘연경’은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중식당입니다. 특히 저녁이 되면 켜지는 붉은 등들과 장식들은 마치 중국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이곳에 색다른 모양과 맛으로 주목을 받는 짜장면이 있다고 합니다.그 주인공은 바로 ‘하얀짜장면’으로, 정식명칭은 ‘하얀콩 청나라짜장’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까만 짜장소스는 캐러멜 색소가 들어간 춘장으로 만든 것인데요. 연경에서는 짜장면 맛은 유지하면서 몸에 좋은 소스로 짜장면을 만들고자, 하얀짜장면을 개발했다고 합니다.마치 파스타처럼 예쁜 접시에 담겨 나오는 하얀짜장면은 중식 특유의 강한 직화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맛은 풍기는 직화향과 어우러져 느끼하지 않고, 구수하면서 담백하였는데요. 기존의 짜장면이 자극적이다라고 느껴질 정도로 순한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소스에 고구마를 첨가하여 달콤하면서 고소한 맛이 자연스러웠습니다.하얀짜장면은 주말에 3천 그릇 정도가 팔린다고 하는데요. 연경에서는 까만 짜장면보다 훨씬 더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이젠 짜장면이 까맣다는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할 것 같죠? 먹고 까맣게 튄 소스 걱정은 그만, 하얀짜장면을 즐겨보세요.

짜장원정대 한마디!
L양 “짜장면계의 까르보나라”
G군 “자극적이지 않은 감칠맛이 일품”

중국식으로 만나는 짜장면 <만다복> – ‘백년짜장면’, ‘하얀백년짜장면’

‘만다복’은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오래된 곳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중식당입니다. 식당 입구에 서 있는 동상부터 내부의 장식까지 중국 무협영화에 나오는 객잔에 들어온 것 같습니다. 만다복 대표는 화교출신으로 경력 34년의 요리사 출신인데요. 이 곳의 짜장면은 어떨지 궁금하죠?만다복에서는 ‘백년짜장면’과 ‘하얀백년짜장면’을 대표메뉴로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는 짜장면의 유래인 작당면(炸醬麵)과 유사한 형태라고 합니다. 주문을 하면 면과 육수, 소스가 나오는데, 소스와 육수를 각 2~3스푼를 넣어 면과 함께 비벼 먹으면 됩니다.

사실 이 두 짜장면은 정식 메뉴가 아니었습니다. 코스 요리의 한 부분으로 제공되었는데, 인천도시축전의 대표메뉴로 선정되며 판매되기 시작하였답니다.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깔끔한 맛이지만, 한국식 짜장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짜장원정대 한마디!
L양 “맛볼수록 깊은 담백함이 느껴지는 건강한 짜장면”
G군 “요리와 함께 먹을 때 빛이 나는 짜장면”

차이나타운의 숨은 맛집 <대창반점> – ‘고추유니짜장면’

인천 차이나타운 거리 끝 쪽에 위치한 대창반점은 아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 숨은 맛집입니다. 전통적인 중국풍 2층 가옥 형태의 아담한 중식당으로, 1980년부터 35년부터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데요. 솔로의 우울함까지 날려버릴 대창반점의 칼칼한 짜장면을 소개합니다.대창반점에서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짜장면은 ‘고추유니짜장면’입니다. 다른 유니짜장면과 같이 반숙 계란프라이가 올라간 면과 함께 짜장소스가 따로 나오는데요. 짜장소스에서는 통으로 썬 청양고추가 보이고, 풍기는 고추의 향 또한 예사롭지 않습니다.소스를 조금씩 부어 맛을 보았는데요. 역시 첫 맛부터 고추의 칼칼함이 느껴졌고, 이 칼칼함으로 끝 맛까지 상당히 깔끔했습니다. 매운맛은 그리 심하지 않아 매운맛에 약한 분들도 즐길 수 있을 정도인데요. 조금 매울 때는 반숙 계란프라이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공된 소스를 모두 넣어 비벼도 전혀 짜지 않은 것 또한 특징이었습니다.짜장면은 먹을 때는 좋지만, 식후에 특유의 느끼함으로 후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대창반점의 고추유니짜장면은 오히려 속이 느끼하고, 칼칼한 것을 먹고 싶을 때 생각날 것 같습니다. 작지만 강한 맛의 짜장면을 맛보고 싶다면 대창반점을 방문해 보세요.

짜장원정대 한마디!
L양 “청양고추의 칼칼함으로 승화시킨 독보적인 짜장면”
G군 “느끼함은 가라! 깔끔한 끝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