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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야기

꽃보다 아름다운 꽃잎 속 화학

2015년 3월 19일

坐中花園膽彼夭葉(좌중화원 담피요엽)

兮兮美色云何來矣(혜혜미색 운하래의)

灼灼其花何彼(艶)矣(작작기화 하피염의)

斯于吉日吉日于斯(사우길일 길일우사)

君子之來云何之樂(군자지래 운하지락)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그리도 농염한지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

그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위 시조는 조선 시대 강원도 관찰사를 지낸 ‘최한경’이라는 분이 쓴 시조인데요. 그의 일생을 기록한 요즘 말로 자서전 같은 책인 반중일기(泮中日記)에 실린 화원(花園)이라는 시입니다. 성균관 유생 시절 좋아하는 고향의 여인을 생각하며 쓴 것이라고 해요. 근데 여러분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느낌 안 드시나요? 바로 대중가요인 ‘꽃밭에서’라는 노래가 위 시조를 바탕으로 지어진 가사라고 합니다.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 노랫말처럼 고운 빛은 과연 어디서 왔을까요? 오늘은 블로그지기가 꽃잎의 색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 비밀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꽃 색깔을 정하는 마술사 ‘화청소’

꽃의 색깔은 크게 빨강, 파랑, 노랑, 하양 색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예를 들면 빨강은 진달래, 파랑은 제비꽃, 노랑은 개나리, 하양은 목련 꽃인 경우죠. 그런데 이렇게 꽃마다 다른 색깔을 띠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아름다운 여러 색깔 꽃
바로 꽃이나 잎, 열매의 세포액 안에 들어 있는 ‘화청소(花靑素, anthocyan)’라는 색소 물질 때문입니다. 붉은색 꽃과 푸른색 꽃은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란 색소가 작용하여 색을 내는 것이고, 노란색 꽃과 주황색 꽃은 ‘카로티노이드(carotenoid)’라는 색소가 작용해서 색을 내는 것이랍니다. 그리고 흰색 꽃은 아무런 색소가 없어 세포 속에 들어 있던 공기가 빛을 받아 흰색으로 보이는 것이죠.

특히 안토시아닌은 수소 이온과 결합하면 색을 변화시키는 반응을 합니다. 수소 이온이 많은 산성 용액에서는 붉은색을 띠고, 수소 이온이 거의 없는 염기성 용액에서는 푸른색을 나타냅니다.다시 말해서 장미 같은 붉은 꽃은 세포질이 산성이란 말이고, 제비꽃 같은 푸른 꽃은 세포질이 염기성이란 이야기입니다.

산도에 따른 안토시아닌의 색 변화 표

산성에는 붉은색, 알칼리성에는 푸른 색을 띠는 안토시아닌/ⓒwikipedia

여러분 여기서 퀴즈 하나! 안토시아닌의 성질은 우리가 초등학교 과학 시간에 배웠던 ‘이것’과 성질이 똑같은데요! 무엇인지 감이 오시나요? 정답은 산성에서는 붉은색을 띠고, 알칼리성에서는 푸른 색을 띠는 ‘리트머스 종이’이랍니다. 리트머스 종이처럼 꽃들은 Ph(수소 이온 농도 지수)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지시약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리트머스 종이

시간에 따라서 꽃 색깔이 변한다?

어떤 식물은 성장하면서 꽃 색깔이 변하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면 양나팔꽃은 아침에는 푸르스름한 자줏빛이다가 저녁에는 붉은 자줏빛으로 바뀝니다. 연꽃은 아침나절에는 흰색, 낮에는 분홍색, 저녁이 될수록 점점 붉은색으로 변합니다. 꽃잎 세포 안에 든 산 함유량이 변하면서 화청소 구조가 바뀌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한낮의  분홍색을 띤 연꽃

한낮의 분홍색을 띤 연꽃

온도에 따라서 꽃 색깔이 변한다?

꽃은 온도에 따라서도 그 빛깔이 달라집니다. 화청소가 높은 온도와 낮은 온도에서 서로 다른 색을 만들어내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고구마의 꽃 색깔은 보통 자줏빛이지만, 온도가 2℃ 이하로 떨어지면 장미처럼 붉은빛이나 붉은 자줏빛으로 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답니다. 또한, 라일락은 원래 연보라 빛을 띠지만, 30도가 넘는 온도에서 핀 것은 흰색을 나타냅니다. 높은 온도에서는 식물이 화청소를 만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연보라색 라일락과 흰색 라일락

(좌)연보라색 라일락, (우) 흰색 라일락

꽃 색깔도 만들어낼 수 있다?

장미는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꽃입니다. 하지만 원래 장미는 흰색과 붉은색만 있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노랑, 주홍, 분홍 등 다채로운 색깔의 장미는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랍니다. 최근엔 유전자 재조합으로 개발한 파란 장미를 볼 수 있는데요. 파란 장미의 꽃말은 ‘불가능한 사랑’이라고 합니다. 장미에는 파란 색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없어서 아무리 애를 써도 파란 장미는 나올 수 없다 해서 이런 꽃말이 생겼다고 해요. 하지만 현대 과학은 이런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들었죠.
파란 장미

누구는 빨강? 누구는 노랑? 단풍 색깔이 다른 이유

그렇다면 단풍 역시 색깔이 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풍은 가을철, 잎이 떨어지기 전 나뭇잎 색깔이 노란색이나 갈색 또는 붉은색으로 바뀌는 현상을 말합니다. 원래 식물의 잎은 엽록소 때문에 푸른 색을 띠는데요. 해가 긴 여름엔 엽록소를 합성하기 위해 잎이 푸른색을 띠지만, 해가 짧아지고 기온이 낮아지는 가을이 되면 엽록소 합성이 멈추게 되고, 나무에 따라 각기 갖고 있는 색소들이 드러나면서 단풍색깔이 결정되는 거랍니다.
여러색깔의 단풍나무
은행나무 잎 같은 노랑 단풍은 엽록소가 파괴된 뒤 잎 속에 있던 색소인 카로티노이드(carotenoid)와 크산토필(xanthophyll)이 나타나면서 잎이 노랗게 보이게 되는데요. 엽록소가 사라지면서 푸른색에 가렸던 노란색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플라타너스 잎같이 갈색을 띠는 단풍은 엽록소가 파괴된 잎 속에 탄닌(tannin)이라는 갈색 색소가 나타나고, 벚나무 잎 같은 붉은색 단풍은 안토시아닌이 나타나면서 붉은색이 만들어진답니다.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여러분 이제는 고운 빛이 어디에서 왔는지 아시겠죠? 한 송이 꽃 색깔에도 이렇듯 화학이 숨쉬고 있답니다. 바야흐로 아름다운 꽃들이 눈부시게 피는 봄이 왔습니다. 올 봄에는 꽃들이 펼치는 아름답고도 아찔한 색의 향연에 푹 빠져보면 어떨까요?

<TIP> 주말 꽃 나들이 ‘3색 축제 즐기기!’

광양 매화 축제 포스터

광양 매화 축제/ⓒ홈페이지

<화이트> 광양 매화 축제(3월14일~22일, 광양시 섬진강마을)

섬진강 일대는 명실상부한 매화의 본고장입니다. 매화가 가장 일찍 피는 곳이 섬진강이듯이 그 축제가 가장 먼저 열리는 고장 또한 전남 광양인데요. 해마다 3월이 오면, 광양 섬진강변 다압면을 비롯한 시 전역은 기나긴 겨울을 지낸 매화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남녘의 첫 봄소식을 알립니다. 올해도 한 폭의 그림 같은 하얀 매화가 흐드러지게 펼쳐질 예정입니다. 올봄에는 화사한 매화꽃의 품에 안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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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 구례 산수유꽃 축제(3월 21일~29일,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관광단지 일대)

산수유마을이라고 불리는 구례 산동면에는 11만 7,000여 그루의 노란 산수유 나무가 심어져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최대 산수유 생산지라고 하네요. 지리산 노고단 아래 산수유 마을도 구경하시고, 노란 산수유가 흐드러진 길을 따라 구례 화엄사의 운치를 만끽하며 색다른 봄나들이를 즐겨보세요. 시간이 된다면 온천관광단지를 둘러보아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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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축제 포스터

구례 산수유꽃 축제/ⓒ홈페이지

에버랜드 튤립축제 포스터

에버랜드 튤립 축제/ⓒ홈페이지

<레드> 에버랜드 튤립축제(3월20일~4월26일, 용인시 에버랜드)

1992년부터 시작한 대표적인 튤립축제입니다. 올해에는 총 100여 종 120만 송이의 튤립으로 단장한다고 하는데요. 이 기간 에버랜드는 아펠둔(Apeldoorn), 시네다블루(Synaeda blue), 핑크 다이아몬드(Pink diamond) 등의 튤립으로 화려하게 뒤덮이는 장관을 자아낸답니다. 밤에는 장미원에 마련한 ‘LED(발광다이오드) 로즈 가든’에서 2만 송이의 LED 장미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하니 꼭 한번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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