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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야기

부지런한 화학자들, 미생물과 발효

2015년 2월 6일

한 숟가락의 흙 속에는 중국 인구수만큼의 미생물이 살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세요? 건강한 흙 1g 속에는 무려 10억 마리 이상의 다양한 미생물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생물에 대한 연구는 결핵균, 콜레라균 등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병원성 세균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미생물은 위험하고 불결한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는데요. 오늘은 블로그지기가 미생물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에 대한 오해를 풀어볼까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요리사, 미생물!

블로그지기 미생물님. 안녕하세요. 인간들이 님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을 많이 갖고 있는데요. 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미생물 억울하죠. 사람들은 우리 미생물들이 더럽고 병을 옮긴다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 우리 미생물 중에서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건 단 1%밖에 지나지 않아요. 우리 미생물들은 좋은 일들을 훨씬 많이 한다고요. 특히 발효를 통해 오래 전부터 인간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전해줬으니까요. 인간들이 매일 먹는 김치와 간장, 된장, 고추장 그리고 젓갈류는 모두 우리 미생물이 만들어준 거예요. 빵을 부풀리는 효모(酵母, yeast)도 미생물의 일종이니 빵도 미생물이 만들어준 거나 다름없죠. 따지고 보면 우리 미생물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요리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이스트와 잘 부풀어 구워진 빵블로그지기 효모도 미생물인가요?

미생물 그럼요! 효모는 진균류에 속하는 미생물의 일종을 총칭하는 말이에요. 당을 발효시켜 에탄올과 이산화탄소를 생산하는 능력을 가진 대단한 친구죠. 덕분에 맥주나 포도주, 빵 등을 발효시킬 때 많이 사용하는데, 발효되면서 이산화탄소가 생겨 거품이 많이 일거든요. 그래서 효모를 뜻하는 ‘yeast’라는 말의 어원이 그리스어로 ‘끓는다’에서 유래했답니다.

블로그지기 그러고 보니 발효(醱酵, fermentation)라는 두 글자는 모두 술을 뜻하는 ‘酉’가 들어가 있네요.

미생물 발효현상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술이 익는 모습’이기 때문이에요. 술을 익힐 때는 효모를 포함한 여러 가지 미생물을 이용하고 있어요. 막걸리를 빚을 때 쓰는 누룩도 효모를 포함한 각종 미생물 덩어리라고 보면 쉽게 이해되실 거예요.신선한 맥주와 거품

우리 몸 속의 미생물이 1천조 마리라니!

블로그지기 미생물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네요. 과연 화학에 대한 지식이 남다르시네요.

미생물 뭐, 이 정도는 기본이죠. 소화 역시 각종 효소(酵素)들의 작용으로 이루어진다는 건 알고 있나요? 효소는 체내 세포에서 만들어지는데, 소화흡수, 신진대사, 독소분해 등 인간의 모든 생명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촉매 단백질이죠.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효소들이 장내에 있는 유익한 미생물들에 의해서도 생산된다는 겁니다. 미생물은 수없이 많은 효소를 만들어 내며 소화를 비롯한 각종 생명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는 거예요. 근데, 블로그지기님은 몸무게가 몇이죠?잘 배양된 미생물과 여러 약품블로그지기 아… 제 몸무게는 좀…

미생물 (웃음) 뭐, 저도 궁금한 건 아니고요. 기본적으로 인간들의 몸에서 약 1Kg 정도가 미생물의 무게라고 보시면 돼요. 인간이 장 속에는 최소한 5백종 이상의 미생물이 있고, 숫자로는 1천조 마리가 거주하니까요. 한 사람이 가진 세포의 숫자가 약 60조가량 되는데 미생물의 수가 그보다 훨씬 많아요. 그만큼 인간은 미생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관계란 거죠. 인간의 몸은 바닷가 모래알 숫자보다도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는 소우주(小宇宙)입니다. 블로그지기님은 몸무게에 민감하신 것 같으니 앞으로 우리 미생물들의 무게를 뺀 나머지 무게를 자기 몸무게라고 생각하셔도 돼요. (웃음)

보이지 않는 노동으로 바쁜 미생물

블로그지기 아… 제 몸 속에 그렇게나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다니 기분이 묘하네요. 미생물님 눈코 뜰새 없이 바쁘실 텐데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 드릴게요.

메탄의 분자구조

메탄의 분자구조

미생물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저는 1나노미터 크기라서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에는 우리 미생물들의 보이지 않는 ‘부지런한 노동’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최근에 지구의 이웃인 화성에서 메탄이 발견됐다고 들었어요. 메탄(CH4)은 탄소 분자 1개와 수소 분자 4개가 결합한 유기화합물로, 주로 미생물의 대사 과정에서 배출되죠. 지구 대기 중 메탄의 95%는 미생물에서 생성된 거예요. 아마도 멀지 않은 시점에 화성에서도 미생물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때엔 부디 우리 미생물에 대한 여러분의 오해가 풀리길 바랍니다!

<TIP>

신이 내린 물질 ‘효모’

미생물의 일종인 효모는 ‘신이 내린 물질’이라고 해요. 고대인들은 효모를 피부병이나 각종 염증, 소화불량 치료를 위한 민간의약품으로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현대에도 효모는 당뇨병이나 간 손상, 갱년기 장애, 암()의 전이 예방과 치료를 위한 물질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답니다. 최근에는 효모에서 생성된 방향물질인 파네졸(farnesol)이 강력한 항암 작용을 한다는 것도 밝혀졌고요. 꿀벌이 만든 천연 항생제 프로폴리스(propolis)처럼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는 데에도 효과가 뛰어난 효모, 그야말로 신의 물질이 아닐까요?효모액이 담긴 삼각플라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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