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버덕부터 마을벽화까지, 공공미술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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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버덕부터 마을벽화까지, 공공미술이 뭐지?

        2014. 12. 04

        “나 머리 쿵해쪄”, ‘덕무룩’ 등의 말을 들으면 생각나는 게 있으신가요?  바로 얼마 전 석촌호수에 나타나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러버덕(Rubber Duck)입니다! 러버덕은 네덜란드 출신 공공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Florentijin Hofman)의 작품으로 2007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네덜란드, 브라질, 일본, 호주 등 16개국을 순회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죠. 플로렌타인 호프만은 “예술은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말과 함께 러버덕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였습니다. 덕분에 러버덕 같은 공공미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는데요. 러버덕에서 마을 벽화까지 우리에게 조금 더 쉽게 다가온 공공미술에 대해 알아봅시다!


        미술, 전시장을 나와 공공의 영역으로

        ‘공공미술’이라는 말은 1967년 영국의 미술행정가 존 윌렛(John Willett)이 자신의 저서 <도시 속의 미술; Art in a City>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시기 영국에서는 ‘공공성’이 화두로 떠올랐는데요. 건축계에서는 예술성보다 사용자 중심의 설계방법이 등장했고, 의료계에서도 의사 중심에서 환자 중심의 의료체계가 갖춰지기 시작했죠. 이에 존 윌렛은 예술가나 평론가, 수집가 등 소수의 전문가들이 미술을 그들만의 세상에서 향유하는 것에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대중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공미술을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여러 미술 작품이 전시장을 벗어나 대중들에게 다가가게 되었죠.

        조나단 브롭스키의 망치질하는 사람과 클래스 올덴버그의 스프링

        (좌)클래스 올덴버그의 ‘스프링’ⓒSimon Hunter Williams, Flickr.com, (우)조나단 보롭스키의 ‘망치질하는 사람’ⓒMetro Centric, Flickr.com

        공공미술은 미술이 개인의 창작물로서 고착되지 않고, 미술관이나 전시장이 아닌 공개된 장소에서 일반 대중들이 즐길 수 있게 설치•전시된 작품을 말합니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조각상이나 설치물을 비롯하여 마을의 벽화, 간판 등을 포함한 넓은 의미죠.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 문화예술진흥법에서 건축물 미술장식제도가 의무화되면서 본격화되는데요. 문화예술진흥법에서는 연면적 1만㎡ 이상의 건물을 신축할 때 총 공사비의 1%를 미술작품 설치에 쓰거나 0.7%를 공공미술 기금으로 기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혹자들은 공공미술을 ‘퍼센트 미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의무화 이후 서울의 정동과 광화문 일대는 우리나라 공공미술의 대표적인 거리가 되었고, 그 중 종로에 설치된 조나단 보롭스키(Jonathan Borofsky)의 <망치질하는 사람; Hammering Man>은 서울시민이 가장 좋아하는 공공미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동체를 바꾸는 미술의 힘– 경상남도 통영 동피랑 마을

        ‘동쪽 벼랑’이라는 뜻을 가진 ‘동피랑’은 통영의 작은 마을입니다. 이 곳은 조선시대에 이순신 장군이 설치한 통제영의 동포루가 있던 자리로, 통영시는 오래되고 낡은 이 마을을 철거하고 동포루를 복원한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7년 10월 ‘푸른통영21’이라는 시민단체에서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동피랑 색칠하기 전국벽화공모전’을 열었고, 18개 팀이 마을 곳곳에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동피랑 마을의 벽화들

        동피랑 마을의 벽화들ⓒThomas Park, Flickr.com

        이후 아기자기한 벽화 마을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가 되었죠. 이로 인해 마을을 보존하자는 여론이 형성되었고, 통영시는 동포루 복원에 필요한 마을 꼭대기의 집 3채만 헐고 마을 철거계획을 철회하였습니다. 오래되고 낙후된 지역으로 알려졌던 동피랑 벽화마을은 이후 한국의 몽마르뜨라 불리며 통영의 새로운 명소가 되었죠. 이처럼 공공미술은 문화에 소외된 지역 주민의 정서적 빈곤을 해소하는 동시에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거나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까지 하고 있답니다.

        도심 속에서 즐기는 예술 작품– 미디어 파사드

        2009년 11월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 외벽에 20층 높이의 LED가 켜졌고, 영국 출신의 포스트 팝 아티스트 줄리안 오피(Julian Opie)의 영상작품이 처음으로 상영되었습니다. 서울스퀘어는 기네스에 등재된 세계 최대 규모의 미디어 캔버스(가로 99m, 세로 78m)로 이후 다양한 작가의 미디어 아트 작품을 상영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건물 외벽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하는 기법을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라고 하는데요. 정보전달매체라는 뜻의 미디어(Media)와 건축물의 외벽을 의미하는 파사드(Facade)의 합성어로, 조명•영상•정보기술(IT)을 총망라한 21세기 건축의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스퀘어 미디어 캔버스에서 상영중인 줄리안 오피의 영상작품 ‘군중(Crowd)’

        서울스퀘어 미디어 캔버스에서 상영 중인 줄리안 오피의 영상작품 ‘군중’ⓒTF-urban, Flickr.com

        미디어 파사드는 기존의 거대하고 화려한 광고판이라는 단순한 역할에서 벗어나 기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대상으로 영상작품을 상영한다는 점에서 공공미술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미디어 파사드는 기업 본사와 같은 큰 건물에 설치되는데,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이하 ‘DMC’)는 IT나 방송업계 건물에 미디어 파사드 필수 도입을 방침으로 정하기도 했죠. 덕분에 LG CNS, MBC, YTN 등 여러 건물에서 다양한 영상작품들이 펼쳐지는 상암 DMC는 국내 미디어 파사드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았답니다.

        밀레니엄 파크의 미디어 파사드 (좌)ⓒMark B. Schlemmer, Flickr.com, 브뤼셀의 덱시아 타워ⓒwikimedia.org

        밀레니엄 파크의 미디어 파사드 (좌)ⓒMark B. Schlemmer, Flickr.com, (우)브뤼셀의 덱시아 타워ⓒwikimedia.org

        해외에서 미디어 파사드로 유명한 건물은 미국 시카고의 밀레니엄 파크, 일본 도쿄의 샤넬 빌딩, 벨기에 브뤼셀의 덱시아 타워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밀레니엄 파크에 설치된 미디어 월(Media Wall)은 벽돌 블록 모양의 LED를 쌓은 형태로 벽 정면에서 사람의 얼굴을 영상을 틀고, 그 입에서는 물줄기가 쏟아져 큰 인기를 끌었답니다.

        *메인 사진 출처: travel-oriented, flickr.com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Young Kim

          통영가면 얼큰한 해물탕에 디저트로 동피랑 꿀빵~ 그리고 동피랑 마을 산책가면 딱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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